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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11.29 칠월식과七月食瓜 <춘산채지가> 3
  2. 2023.09.13 춘산채지가 달노래. 이태백,노중련 2
  3. 2023.04.12 초당의 봄꿈 <춘산채지가>

 

 

본부도장 김남용

 

※ <춘산채지가>는 동학과 참동학 증산도의 진리를 듬뿍 가사체로 기록한 비결서입니다. 진리 공부에 관심 있는 도생이라면 읽는 재미가 쏠쏠하여 도담道談의 주제로 적격입니다. 수박 겉 핥기 식이라도, 앞으로 다양한 비결 코드를 풀어 가는 데 만능 키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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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식과 해제]

칠월식과七月食瓜는 한자 문화권에서 여태껏 본 적이 없는 사자성어입니다. 오직 채지가에서만 볼 수 있고 그러면서 비결어秘訣語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풀어 보면, ‘칠월七月에 오이[瓜]를 먹다.’인데, 본문 내용을 보면 오이는 참외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칠월七月은 오이가 여무는 달을 의미한다기보다 일곱 달이라는 의미로 읽어야 문리가 제대로 통합니다.

 

그러면 ‘일곱 달에 참외를 먹다.’는 무엇을 상징하길래 후천개벽기의 여러 주제를 다루는 채지가의 한 소제목이 될까요? 그것은 가을개벽이 오는 소식을 온 세상에 알리는 천명을 받은 최수운 대신사가 그의 기도 대상인 우주의 주재자 상제님을 만나기까지 경과된 최종 단계의 극한 시간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7개월. 인간 삶의 질로 따진다면 가장 춥고 배고픈 시간, 누에가 배 속의 마지막 찌꺼기를 배출하고 섶에 올라 허공虛空에 발바닥 모세혈관의 핏빛과 같은 색깔의 고치를 만드는 절대 고독한 시간. 그 결과는 구도의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의 절대 지존인 상제님과 대화의 물꼬를 활짝 트고, 그로부터 미래까지의 시공간 대변화를 밝히는 무극대도無極大道를 세상에 알리는 새 역사의 장을 열었습니다. 최수운 대신사는 『동경대전東經大全』에 이를 한 줄로 남겼습니다.

 

“용담수류사해원龍潭水流四海源”

용담龍潭의 샘이 흘러 온 세상의 근원이 되었다.

 

무극대도의 생명력을 한마디로 피력한 것입니다. 이번 편은 그 용담 물의 주인공 이야기입니다.

 

 

춘산채지가春山採芝歌④ - 칠월식과七月食瓜본문 이해

삼복경염(三伏庚炎) 저문 날에 북창청풍(北窓淸風) 잠이 들어

한 꿈을 이루어 글귀 한 수 받았더니

칠월식과(七月食瓜) 글 넉 字라 해석(解釋)하라 분부(吩咐)하네

그 뉘신지 몰랐더니 우리 동방(東方) 선생(先生)일세

자세자세 외운 글귀 역역히도 생각나서

꿈을 깨서 기록하니 이러하고 저러하다

복희선천(伏羲先天) 어느 땐고 춘분도수(春分度數) 되었구나

하도용마(河圖龍馬) 나설 적에 천존시대(天尊時代) 천도(天道)로다

건남곤북(乾南坤北) 하올 적에 이동감서(離東坎西) 되었구나

 

*️⃣삼복경염三伏庚炎 저문 날에 북창청풍北窓淸風 잠이 들어

첫 구절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 글의 작자는 동학東學과 최수운崔水雲 대신사에 대하여 뼛속까지 정통할 뿐만 아니라, 동학을 역도易道의 관점에서 한번 소개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북창청풍北窓淸風이라는 말이 절묘하기 때문입니다. 무심코 나오는 단어가 아니라는 것은 뒤에 전개되는 팔괘도의 논리 흐름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이 말은 『정역正易』에서 발췌한 단어라는 개연성이 다분합니다.

 

첫 문장에서 북창청풍이라는 정역의 용어를 사용했지만 노골적으로 그 의미를 드러내지는 않았습니다.  본래 뜻은 10건천十乾天이 정북방에 자리를 잡는 후천개벽의 시공간을 의미합니다. 충청도 목천木川 출신인 역학자 연담蓮潭 이운규李雲圭 선생이 논산군 양촌면 모촌리(띠울 마을)에 은거할 때, 문하門下에 있던 김일부金一夫 대성사에게 “그대는 유교의 전통을 계승할 자”라고 하면서 ‘영동천심월影動天心月’이라는 시구詩句를 연구하게 하였다고 전합니다.

 

거의 같은 시기에 최수운에게는 “선도를 계승할 자”, 김광화金光華에게는 “불교의 전통을 계승할 자”라고 하며 가르침을 내렸다고 하는데 그 자료가 확실치는 않습니다. 어찌 되었든 김일부 선생은 19년에 걸친 각고의 정진으로 정역正易을 완성하게 됩니다. 그때가 1879년으로, 최수운 대신사가 1864년 대구에서 참형을 당하고 15년이나 경과한 때였습니다.

 

한편 채지가가 나온 시간대가 1924년 이전이라면(추정), 그 시기는 동학혁명이 실패로 돌아가고 대한제국이 일본제국에 국권을 빼앗긴(1910) 후, 1919년 3.1만세운동으로 일제의 식민 초기 무단정치가 막을 내리고 문화정치文化政治가 시작된 때였습니다. 또한 최수운이 1908년 대신사大神師라는 호칭으로 추존되어 불리던 때입니다.

 

그러므로 이 글의 작자는 동학 신도의 위치에서, 새로운 ‘정역 시대’는 바로 최수운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하여 그 서두에 북창청풍이라는 한 수를 던지고 시작한 것입니다. 대단한 지성의 이 저자는 앞으로 계속 알아보겠지만 당대의 보천교 지식인임에 틀림없습니다.

 

먼저 여기서 사용되는 용어들을 쭉 살펴볼까요?

선천先天, 춘분 도수春分度數, 천존天尊 시대, 목신사명木神司命, 성인聖人 시대, 황극皇極 운, 인존人尊 시대, 후천後天 운수, 말복末伏 운, 불로불사不老不死, 선경仙境, 상생相生, 상극相克 운 등등 모두 참동학 경전에서만 보이는 용어들입니다. 동학에는 선후천, 천존⋅지존⋅인존, 사명과 같은 이런 용어 자체가 나오지 않습니다.

 

*️⃣복희선천伏羲先天 어느 땐고 춘분도수春分度數 되었구나

지금부터는 아주 잘 요약 정리된 팔괘八卦 강의를 듣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미 상제님 진리 체계가 세워진 시대에 태어나 결론을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1920년대에는 아직 진리 뼈대가 문서로 발표되기 어려운 시절이므로 우주 원리에서도 고급 클래스에 속하는 팔괘 이치를 상제님의 진리에 접목하여 설명하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여기서 팔괘 설명을 풀어서 다시 서술하는 것은 오히려 번거로운 일입니다만, 정리하면 복희팔괘伏羲八卦는 선천의 천도天道를 나타내는 괘로 우주 봄철의 천존天尊 시대를 표상합니다.

 

 

 

*️⃣건남곤북乾南坤北 하올 적에 이동감서離東坎西 되었구나

건방乾方은 하늘, 즉 머리가 놓이는 방향인데, 복희괘에서는 건乾을 남방에 배치하였으니, 이는 사람이 태어날 때 머리를 아래로 하여 생生하는 이치와 같아서 생역生易이라고 합니다. 천존 시대는 곧 하늘이 중심되는 시대이니 하늘이 하늘 노릇(천천天天), 땅 노릇(천지天地), 사람 노릇(천인天人)을 하는 때입니다.

 

목신사명(木神司命) 하올 적에 근본 본자(本字) 봄 춘자(春字)요

선천팔괘(先天八卦) 희역(羲易)인데 천지비괘(天地否卦) 되었더라

황극운(皇極運)이 열렸으니 구십(九十)이 중궁(中宮)일세

곤건정위(乾坤正位) 감리용사(坎離用使) 성인(聖人)시대 법(法)이로다

문왕팔괘(文王八卦) 화자운수(火字運數) 화신사명(火神司命) 여름 하자(夏字)

이남감북(離南坎北) 지팔괘(地八卦)는 진동태서(震東兌西) 되었구나

화수미제(火水未濟) 마련하니 오십토(五十土)가 거중(居中)이라

희역(羲易)이 주역(周易)되니 음양난잡시대(陰陽亂雜時代)로다

()의 ()이 실위(失位)하고 영웅호걸 득위(得位)로다

선천운수 돌아가고 후천운수 돌아오네

인존시대(人尊時代) 되었으니 주역(周易)이 정역(正易)된다

지천태괘(地天泰卦) 되었으니 금신사명(金神司命) 하실 적에

 

*️⃣선천팔괘先天八卦 희역羲易인데 천지비괘天地否卦 되었더라

복희괘의 중심축인 건남곤북乾南坤北의 상象을 보면,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아래에 있으니 아주 당연한 것처럼 보이나, 건괘는 양효陽爻로만 되어 있으니 그 기운이 위로 올라가게 마련이요, 곤괘는 음효陰爻만 있으니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는, 즉 하늘과 땅이 서로 기운의 교감이 없어서 막혔다는 의미로 ‘천지비天地否’라고 합니다.

 

*️⃣황극운皇極運이 열렸으니 구십九十이 중궁中宮일세

복희역은 좌상左上에서 하下로 1⋅2⋅3⋅4, 다시 태극선을 따라 방향을 바꾸어 우상右上에서 하下로 5⋅6⋅7⋅8의 전개를 보이며 총 8수까지 펼쳐지고 9와 10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서로 마주 보는 괘수卦數를 합하면 9가 되어 앞으로 구궁역으로 변할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문왕팔괘文王八卦 화자운수火字運數 화신사명火神司命 여름하자夏字

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는 우주의 여름철 화신火神이 사명하는 괘입니다. 여기서 아버지 건괘乾卦는 서북으로, 어머니 곤괘坤卦는 서남으로 자리를 이동하고, 대신 중남(☵坎)과 중녀(☲離)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입니다. 장자(진震)와 장녀(손巽)가 대를 잇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또한 마주 보는 괘가 음양이 조화롭지 못합니다. 복희괘와는 달리 전혀 짝이 맞지 않습니다. 쉽게 살펴보아도 중심축인 중남 중녀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음양이 어긋납니다. 아버지와 장녀, 어머니와 소남 등이 그렇습니다. 인륜이 깨어진 형국입니다.

 

축을 이루는 중녀와 중남은 화수미제火水未濟의 상을 이루고 있습니다. 물과 불이 서로 사귀지 못하여 상하가 막힌 세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요샛말로 부익부富益富 빈익빈貧益貧 같은 개념이지요. 대신 마주 보는 괘의 합이 10을 이루어 앞으로 10수의 세상이 나오리라는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문왕팔괘는 낙서洛書를 그린 것이므로 5수가 중궁에 있고, 10수는 미래의 상으로 남아 결국 영웅호걸이 득세하는 상극 운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복희괘와 문왕괘가 우주의 봄여름을 대변하는 선천괘입니다.

 

*️⃣선천운수 돌아가고 후천운수 돌아오네

우주는 잠시도 머물지 않고 쉴 새 없이 변화 운동을 계속합니다.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 곧 한번은 음 운동, 한번은 양 운동을 반복한다는 뜻이지요. 복희괘와 문왕괘의 중심만 놓고 보더라도, 건괘乾卦(☰)는 가운데가 비기 시작하여 리괘離卦(☲)가 되고, 대신 곤괘坤卦(☷)는 가운데가 채워져 감괘坎卦(☵)가 됩니다. 더 진행되면 리괘離卦(☲)는 완전히 비어 곤괘坤卦(☷)가 되고, 감괘坎卦(☵)는 완전히 채워져 건괘乾卦(☰)가 됩니다. 선천에서 후천이 되는 것은 문왕괘가 복희괘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복희괘가 완전히 탈바꿈한 새로운 괘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우주의 가을철 세상을 표상합니다. 질적으로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봄여름은 분열하는 세상, 가을은 수렴하는 세상이니까요. 복희괘와 문왕괘는 중심에서 밖으로 분열하는 상象이라면, 정역괘는 중심이 밖에 있고 안으로 욱여드는 상입니다.

 

*️⃣인존시대人尊時代 되었으니 주역周易이 정역正易된다

기왕 팔괘를 논하는 자리이니 괘를 그릴 때 세 개의 효를 사용하는 것은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를 뜻한다고 합니다. 하늘과 땅은 얼마나 크고 넓습니까? 인간은 너무나 미미한 존재이잖아요? 그런데 우주를 구성하는 세 요소에 인간이 들어가는 것은 다만 인간의 마음 때문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복희팔괘가 인간이 처음 생겨나는 것을 나타낸다면, 문왕팔괘는 사춘기 청춘처럼 정체성을 찾기 위해 반항하고 처절한 자기 부정의 시간대를 보내는 거죠. 인존 시대는 천지에서 힘들여 공을 들이는 목적이 인간을 길러 내는 데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지천태괘地天泰卦 되었으니 금신사명金神司命 하실 적에

땅이 위에 있고 하늘이 아래에 있는 것이 얼핏 모순 같아도, 하늘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땅 기운은 아래로 내려오니 두 기운이 서로 교류하고 만물이 화합하여 태평하다는 의미에서 ‘지천태地天泰’라고 합니다. 아주 이상적인 괘이지요. ‘금신사명金神司命’은 참동학에서 서신사명西神司命이라고도 합니다. 하늘과 땅이 성공하는 천지성공天地成功 시대요, 뭇 이치를 모아 크게 이루는데 이를 한마디로 개벽開闢이라고 하였습니다.

 

 

 

가을가을 노래하니 추분도수(秋分度數) 되었구나

신유금풍(申酉金風) 찬바람에 만물성숙(萬物成熟) 되었구나

초복중복(初伏中伏) 다 지내고 말복운(末伏運)이 이때로다

곤남건북(坤南乾北) 하올 적에 간동태서(艮東兌西) 되었구나

천지정위(天地定位) 하올 적에 산택통기(山澤通氣) 되었구나

이칠화(二七火)가 중궁(中宮)되니 오십토(五十土)가 용사(用事)하네

수생화(水生火)가 화생금(火生金)하니 상극(相克)이 상생(相生)된다

갑진(甲震)이 ()가 되니 ()이 북()이 된단 말가

무기(戊己)가 용사(用事)하니 불천불역(不遷不易) 할 것이요

 

*️⃣신유금풍申酉金風 찬바람에 만물성숙萬物成熟 되었구나

말인즉슨 가을 서리에 만물이 성숙된다는 표현이지만, 그 찬바람이 어떤 차원에서 읽혀져야 하는지 전혀 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니 그냥 평범한 수필의 한 구절 같습니다. 서양의 소위 예언가들은 대파국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파괴적인 단어를 사용하는데, 이 글의 저자는 이렇게 한 줄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게 처리합니다.

 

*️⃣곤남건북坤南乾北 하올 적에 간동태서艮東兌西 되었구나

천지의 방위 변화는 특별한 법칙이 있습니다. 그것은 변화가 반드시 동북방東北方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곧 동북방이 다음에는 동방東方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 예로 복희팔괘도의 동북방 진震은 문왕팔괘도에서 정동방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또한 문왕팔괘도의 동북방 간艮은 정역팔괘도에서 동방으로 이동해 있습니다. 주역에 ‘제출호진帝出乎震’이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 동이東夷(震)에서 제帝가 나온다는 말씀이잖아요. 한민족이 간방艮方, 동북방으로 이동하는 것은 이치가 있는 겁니다.

 

그것을 진변위간震變爲艮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꽃핀 곳에서 열매 맺는다는 속담의 고급스러운 표현입니다. 제帝는 단순히 제국의 통치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동양에서의 제帝는 원래 온 우주의 통치자 상제님을 의미했고 지상에서는 천자天子가 상제님을 대신하여 통치를 했습니다.

 

우리 민족이 동북아 끝자락인 현재의 위치에 온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것은 간방艮方이 종만물終萬物 시만물始萬物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우주의 절대자 상제님도 우리나라 땅에 오시고, 선천 역사를 마무리하고 후천을 여는 역사도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간방艮方이 후천에는 지구의 동방東方이 되는 것은 이치상 그렇게 되는 거지요.

 

정역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상춘常春이 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곤남건북坤南乾北은 우주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정남북에 자리를 잡는다는 말씀입니다. 아버지는 상제上帝님, 어머니는 태모太母님입니다. 천지부모가 제자리를 잡는 것이지요. 팔괘도는 단순히 방위를 나타내는 문서가 아니라 하늘과 땅, 인간과 신명 세계의 모든 질서가 개벽되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칠화二七火가 중궁中宮되니 오십토五十土가 용사用事하네

정역은 창문을 통해 방안을 보는 것과 같은, 밖에서 안으로 욱여들어 가는 형세로 읽어야 하는데 2⋅7화火의 불이 한가운데로 들어가 있습니다. 일찍이 탄허 스님(1913~1983)은 이를 두고 지구 안으로 불이 들어가 빙하를 녹이게 되므로 해수면이 높아지고 전 세계 해안의 주요 도시들이 물에 잠긴다고 풀이하였습니다. 이치대로 보면 땅과 해면의 비율이 변화하는데, 예를 들어 지금 육지와 바다의 비율이 3:2라면 빙하가 다 녹은 후에는 그 숫자가 2:3으로 바뀐다고 하지요. 이것은 지地에 대한 해석입니다.

 

여기에 언급된 ‘2⋅7화火’를 사람 차원에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정역 연구의 대가 이정호 선생은 ‘황극인皇極人’이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황극인은 복희팔괘도에 나타난 천지에서 생生한 인간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 황극의 정신을 타고난 인물입니다. 역사에서는 ‘황皇’을 문명 시대를 연 초기의 빛나는 성인聖人으로 표현하므로 그 그림을 그리기가 어렵습니다만, 그런 존재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한 줄의 의미가 엄청나지요? 오십토五十土는 바로 건곤을 상징하며, 상제님과 태모님을 표현하는 거지요. 그것은 황극(2⋅7화火)이 무극(5⋅10토土, 상제님과 태모님)을 제자리에 앉혀 드리는 역할을 완수하면서 이루어집니다. 이것을 정역에서는 ‘존공尊空’이라는 좀 어려운 단어를 썼습니다.

 

비운(否運)이 태운(泰運)되니 무극운(無極運)이 열렸구나

쇠병사장(衰病死葬) 없어지니 불로불사(不老不死) 선경(仙境)일세

유불선(儒佛仙)이 합석(合席하니 삼인일석(三人一夕) 닦을세라

여름도수 지나가고 추분도수(秋分度數) 닥쳤으니

천지절후(天地節候) 개정(改正)할 때 오장육부(五臟六腑)  환장(換腸)이라

수토복통(水土腹痛) 앓을 적에 임사호천(臨死呼天) ()하더라

구년홍수(九年洪水) 몰아드니 몸돌릴 틈 없었구나

 

*️⃣비운否運이 태운泰運되니 무극운無極運이 열렸구나

선천에서 정역팔괘도로 변화되는 과정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복희팔괘도에서 중심축이 천지비天地否괘요, 문왕팔괘도의 화수미제火水未濟도 그 연장선인데, 정역팔괘도는 하늘과 땅이 위치를 바꾸어 지천태地天泰가 됩니다. 땅기운은 아래로 하늘기운은 위로 올라가 서로 교통하면서 조화가 이루어지니 그야말로 이상적인 세계가 펼쳐집니다.

 

독일의 학자 리하르트 빌헬름Richard Wilhelm은 지천태를 ‘평화의 괘’라고 번역했습니다. 이 지극한 조화를 한마디로 무극운이라고 하였습니다. 최수운은 ‘어화 세상 사람들아 무극지운 닥친 줄을 너희 어찌 알까 보냐.’라며 완전히 다른 새 세계의 도래를 천명했습니다.

 

*️⃣쇠병사장衰病死葬 없어지니 불로불사不老不死 선경仙境일세

지금까지 팔괘도를 알든 모르든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왔다면, 이 구절은 그만 숨을 탁 막히게 하는 급소처럼 느껴집니다. 이 글의 작자는 도대체 어디까지 깨달음의 영역을 더듬었던 것일까요. 포胞⋅태胎⋅양養⋅생生⋅욕浴⋅대帶⋅관冠⋅왕旺⋅쇠衰⋅병病⋅사死⋅장葬의 12포태법胞胎法은 순환적 시간의 논리를 표현하는 도구와 같은 것인데, 정역 세계가 열리면 쇠병사장衰病死葬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어쩔 수 없는 것이기에 운명運命이라고 표현하였지 않습니까? 그것이 이제는 진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인간 수명의 연장을 화두로 삼아 과학계에서는 노화老化에 대하여 텔로미어telomere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연구하는 정도인데, 여기서는 아예 병사病死가 없다고 합니다. 당시에 정역팔괘만 보고 이런 해석을 붙이는 것은 놀라울 뿐입니다.

 

*️⃣유불선儒佛仙이 합석合席하니 삼인일석三人一夕 닦을세라

이미 게임이 끝난 것입니다. 쇠병사장이 사라진 세계를 논한 진리 체계가 어디 있었나요? 사람들이 동학은 유불선儒佛仙을 합한 진리라고 말하지만, 저는 그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쇠병사장이 없는 새로운 진리 패러다임(무극대도)에 유불선은 그냥 해체되고 녹아들 뿐이지, 어떻게 기존의 배타적 영역을 지키던 유불선이 서로 융합할 수 있을까요. 삼인일석三人一夕은, 유불선으로 대표되는 삼인(한자에 모두 인人 변이 있음)이 모두 새로 닦아야 한다[修]는 의미입니다.

 

상제님으로부터 도道를 받을 때, 최수운 대신사는 “유도儒道 불도佛道 누천년累千年에 운運이 역시 다했던가.”라고 탄식했습니다. 그는 본질을 꿰뚫어 본 것입니다. 유불선은 이제 더 이상 생명력이 없고, 상제님이 오셔서 유불선의 진액을 거두어 모아 새로 무극대도를 여신다는 것을 선포했습니다.

 

*️⃣천지절후天地節候 개정改正할 때 오장육부五臟六腑 환장換腸이라

최수운 대신사가 무극대도를 받을 때 가장 충격적인 것은 12제국의 괴질怪疾 운수를 언급한 것입니다. 그 차원이 어느 정도냐 하면 ‘다시 개벽’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정역을 그려 놓고 쇠병사장이 없어진다고 하였는데, 전 세계 괴질 운수가 닥친다고 하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여기서는 천지의 절후가 개정改正되면서 사람이 모두 환장換腸한다고 합니다. 대우주의 질서가 뒤바뀌니 먼저 소우주인 인간들의 오장육부 창자가 뒤틀리지 않겠습니까? 우주의 가을철이 도래하면 누구도 이 환장換腸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미치겠다.’는 말이 있지요? 그 말은 미未(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간대)에 이르면[致] 모두 창자가 뒤집혀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민간에서 무의식적으로 표현하는 말입니다. 참동학 증산도의 『도전道典』에서는 이에 대해 ‘환장 도수換腸度數’라고 조목을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때를 당하면 이를 극복한 일꾼들만이 괴질 운수의 역사 현장에서 서신사명西神司命 깃발을 들고 광제廣濟를 나선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의원醫員 도수, 신선神仙 도수 등으로 연결됩니다. 현재 진행형입니다.

 

*️⃣수토복통水土腹痛 앓을 적에 임사호천臨死呼天 급急하더라

너무도 구체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몸의 근본 장기인 수水 장부과 토土 장부를 언급합니다. 앞으로 시두時痘(천연두天然痘)가 대발한다는 상제님 말씀이 있는데, 그것은 수기水氣를 말려서 온몸에 빨간 꽃이 피고 가려움으로 고통받으며 죽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토 장부는 비위脾胃를 말하지요. 개벽의 시기에는 비위가 상해 먹을 것을 두고도 먹지 못한다고 합니다. 여기서는 한가하게 치사율을 거론하지 않습니다. 누구도 걸리면 죽는다고 경고합니다.

 

이재전전(利在田田) 찾아가니 일간고정(一間高亭) 높이 짓고

사정사유(四正四維) 기둥 세워 오십토(五十土)로 대공 받쳐

정전(井田에 터를 닦아 십십교통(十十交通) 길을 내고

주인(主人)첨지 누구신고 십오진주(十五眞主) 아니신가

여보 첨지 불러와서 참외 한 개 맛을 보세

이말 듣고 일어앉아 남(南)에 남천(南天) 바라보니

석양(夕陽)은 재산(在山)하고 오동(梧桐)은 낙금정(落金鼎)이라
화색(花色)은 토기금정(土氣金精)이요 과체(瓜體)는 수기월정(水氣月精)이라

갑인종어(甲因終於) 진월辰月이요 기신장어(己身長於) 미월(未月)이라

 

 

*️⃣이재전전利在田田 찾아가니 ~ 십오진주十五眞主 아니신가

속담에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지요. 태상종도사님은 하늘이 전부 다 죽이는 이치는 없다(天無盡殺之理)고 하셨습니다. 상제님께서는 이렇게 급박할 적에도 사람 씨종자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라고 안타까워하셨지요. 그 상황을 한 그림에 담은 비결어가 바로 이재전전利在田田이고, 그 주인공을 가리키는 말이 십오진주十五眞主입니다.

 

이재전전은 조선 시대 비결祕訣 말이고, 십오진주는 그 역사가 어디까지 올라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노름꾼들의 언어에 녹아 있으니까요. 문서로 찾기 어렵습니다. 판돈이 걸린 일이라면 남녀노소 물론하고 눈빛이 다르잖아요. 그런 만큼 아주 많은 민중들이 이미 알고 있지요. 화투판 언어를 학교나 방송에서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전 국민이 그냥 알고 있듯이, 그것은 누가 인위적으로 없앨 수도 없고 차돌처럼 역사를 통하여 살아남아 비결어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노름판 용어에서 출발한 십오진주를 다른 비결어와 서로 교차 점검을 해서 모순이 없어야 됩니다. 그렇지 않겠어요? 예를 들어 이재전전과 관계되는 비결에는 삼대적덕지가三代積德之家라는 말도 있어요. 서로 모아서 그림을 맞추면 한 편의 살아 움직이는 스토리가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칠월식과에서는 십오진주를 최수운 대신사에 맞추려고 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결론적으로 십오진주와 이재전전은 원래 궁합 비결인데, 이재전전은 최수운 대신사와 어울리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전전田田을 최수운 및 동학東學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겁니다.

 

많은 동학 지식인들이 조선 비결의 결론인 이재전전과 동학의 관련성을 찾으려고 하였습니다. 동학이 역사적으로 조선 말의 시간대에 해당하니까 필경 그 실마리가 있으리라고 본 거죠. 그러나 마침내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이재전전 찾지 말고~” 이런 동학 가사도 존재합니다. 그 이유는 참동학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숨어 있는 것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15진주眞主는 병겁에 빠진 인류를 현장에서 살려 내는 구원의 실질적 절대 존재입니다. 서양 언어로 메시아Messiah와 같은 존재입니다. 무극대도를 선포한 최수운 대신사는 득도 과정에서 12제국 괴질 운수를 언급하였는데 아직 구원의 역사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여보첨지 불러와서 참외 한 개 맛을 보세 ~ 오동梧桐은 낙금정落金鼎이라

여보첨지는 세상일을 걱정하며(여보) 그 솔루션을 다 알고 있는 사람(다 첨僉, 알 지知)입니다. 참외는 무극대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남천南天은 생맥이 붙은 곳, 산山은 궁을, 오동梧桐은 봉황이 깃드는 곳이니 십오진주가 계시는 곳, 금정金鼎은 쇠솥이니 십오진주가 새 인물들로 틀을 짜는 창업의 조직체 등등 구체적인 표현들이 등장하지만, 여기서는 큰 틀만 보고 지나가려 합니다. 작자는 허투루 단어를 선택하지 않고 표현하고 싶은 상징이 무척 많습니다.

 

*️⃣화색花色은 토기금정土氣金精이요, 과체瓜體는 수기월정水氣月精이라

후천개벽을 넘어가려면 수토복통의 환장병을 이기고 살아남아야 하는데, 그 약이 바로 무극대도 참외를 받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참외는 꽃이 진노랑색[토기土氣]입니다.

 

토생금土生金으로 가을의 정精을 머금고 있다는 뜻입니다. 참외의 먹는 부분은 수기水氣 자체이며, 달[음陰]의 정기를 머금고 있어서 시원하다는 뜻입니다.

 

*️⃣갑인종어甲因終於 진월辰月이요 기신장어己身長於 미월未月이라

오이씨[갑인甲因]는 진월辰月(=3월)까지 뿌리고, 몸체[기신己身]는 미월未月(=6월)까지 커 나가니, 7월이면 오이를 맛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 참외의 생육 과정을 확인할 이유는 없습니다. 이는 최수운 대신사가 무극대도를 천명하기까지의 과정을 비유한 것이니까요.

 

수운은 젊어서 전국을 누비며 장사를 익힙니다. 어차피 그의 신분 자체가 재가녀再嫁女 소생이므로 과거를 통해 벼슬길에 진출할 길이 막혀 있었지만, 항상 마음에 품은 뜻은 진리를 찾고 구도하는 것이었으며 그는 결코 이러한 꿈을 잊지 않았습니다.

 

약 11년간 조선 곳곳을 누비면서 산전수전 다 겪은 그는 1854(#갑인甲寅#)년 처자가 있는 울산으로 돌아옵니다. 전국 유랑의 그 시간대는 진리에 대한 갈증으로 방황한 시간이었으나 목마름은 채워 주지 못했습니다. 집에 돌아온 그는 누에가 고치로 집을 짓듯 자신을 가두고 내면세계와의 소통에 들어갑니다.

 

다음 해 을묘乙卯년에는 금강산 유점사에서 찾아온 스님에게 천서天書를 받는 일(을묘천서乙卯天書 사건)이 일어나고, #병진丙辰#(1856)년에는 양산 천성산 내원암과 적멸굴에서 득도를 위한 공부에 집중합니다.

 

‘갑인종어甲因終於 진월辰月’은 바로 최수운이 무극대도를 잉태하고 키워 나가는 일련의 수행 과정을 말 맞춤(punning)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생업을 위해 용광업을 경영하다 완전히 실패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기신장어#己#身長於 미월#未#月’은 기미년에 쫄딱 망한 수운이 온 가족을 이끌고 비바람을 막을 거처를 찾아 고향 경주 용담에 돌아온 사건을 은유한 것입니다.

 

굵고 단 걸 따서 보니 시가금(時價金)이 십오(十五)로다

인구유토(人口有土) 앉아서 삼인일석(三人一夕) 닦아내서

우로 깎고 좌로 깎고 맛을 보고 다 먹은 후

여보여보 첨지 쓰구나 달구나

첨지 허허 하는 말이 이내 말씀 들어보소

여보여보(如保如保) 하였으니 적자지여보(赤子之如保)로다

첨지첨지 하였으니 만사지첨지(萬事知僉知)로다

쓰구나 하였으니 설 () 밑에 열 십자()

달구나 하였으니 서중유일(西中有一) 아니련가

솔처자(率妻子) 환서지일(還棲之日)은 기미지시월(己未之十月)이오

승기운(乘其運) 도수지절(道受之節)에 경신(庚申) 사월(四月) 초오일(初五日)

현현묘묘(玄玄妙妙) 현묘리(玄妙里) 유유무무(有有無無) 유무중(有無中)이라

 

 

*️⃣굵고 단 걸 따서 보니 시가금時價金이 십오十五로다 ~

수운은 “만고 없는 무극대도 이 세상에 날 것이니 ······ 이 세상 무극대도 전지무궁 아닐런가.”라고 노래하였습니다. 십오十五는 원래 노름판에서 싹쓸이를 대신하는 말입니다. 십오를 쥐면 좌중의 판돈을 모두 쓸어 담는 것이지요.

 

무극대도를 설명하는 데 있어 격이 좀 낮아서 그렇지, 대중들의 가슴에 각인시키는 데는 십오라는 단어가 적격適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인구유토人口有土는 앉을 좌坐의 고어 표현이구요, 삼인일석三人一夕은 닦는다[수修]는 뜻입니다. 참외를, 앉아서 겉을 닦고 이리저리 깎아서 먹으면 너무도 달다는 것이지요.

 

이렇게 좌坐, 수修 등의 부드러운 단어를 사용한 것은 지난 갑오년 혁명으로 동학이 덮어쓴 이미지(죽창, 붉은 어깨띠 거병, 혁명, 시정 개혁 등)를 벗어 보려는 의도된 몸부림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그때 삼례 벌판에서 수십만 동학군이 모여 일본군의 경복궁 습격에 분노하고, 서울 진격을 논의하며 뜨겁게 달구던 열기는 여기서 조금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십오라는 단어를 써서 할 말은 다 하고 있는 것이지요.

 

*️⃣여보여보 첨지 쓰구나 달구나

참외는 달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꼭지 부분은 너무나 써서 약(과체瓜蒂)으로 사용될 정도이지요. 무극대도를 맛보고 사람들이 쓰네, 다네 말들이 많습니다.

 

*️⃣여보여보如保如保 하였으니 적자지여보赤子之如保로다 ~

지금도 여보 당신이라는 말을 쓰죠? 이는 여보적자如保赤子라는 말에서 왔다고 합니다. 적자赤子는 핏덩이 어린 아기를 말하고, 여보적자는 ‘핏덩이 아이를 보호하듯’이라는 말입니다(이와 연결되는 말이, ‘아이 낳고 기르는 법을 배우고서 시집가는 법은 없다.’입니다).

 

핏덩이 아기는 항상 품에 안고 잘 보호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와 같이 무극대도는 항상 내 몸에서 떨어지지 않게 정성을 다해야 된다는 말입니다. 연결되는 개념으로 말하자면 아이 낳는 법을 배우고 시집가는 법이 없듯이 그건 누구도 당국하면 다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나보고 첨지僉知(: 다 안다)라고 하는데, ‘만사지첨지萬事知僉知’라고 언급함으로써 무극대도는 만사지萬事知 공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쓰구나 하였으니 ~ 달구나 하였으니 ~

동학東學이 창도되고 나서도 최수운은 바로 포교 할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계속 수행을 하며 상제님과 문답을 한 것이 7~8개월이나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그사이 상제님으로부터 대도를 받은 것을 글로 써서 세상에 알리라는 천명을 받들어 글짓기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첫 입도자는 그의 장조카였는데, 어느 날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데 자기 집 처마로 들어서는 삼촌(수운)이 비 한 방울 옷에 묻지 않은 것(조화 체험)을 보고 제자 되기를 청합니다.

 

유불선의 성자들이 자기 고향에서는 핍박을 받는 예가 많았으나 동학은 고향에서 근친으로부터 인정을 받는 특별한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그 이후 인근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도문에 들어와 교단이 이루어지는데, 쓰네~ 다네~는 모두 각양각색의 도유道儒를 표현한 말입니다. 공교롭게도 이해가 신유辛酉(1861)년이라, 신辛은 ‘쓸 신’, 유酉는 ‘닭 유’라서 포덕의 해가 간지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한 것입니다. 깊은 사색의 산물이라고 보여집니다.

 

*️⃣솔처자率妻子 환서지일還棲之日은 기미지시월己未之十月이요
~ 유유무무有有無無 유무중有無中이라

수운이 울산에서 용광업을 하다가 완전히 망하여 고향에 식솔들을 거느리고 돌아온 것은 기미년 10월입니다. 이것은 비결어가 아닙니다. 수운의 행장을 기록한 『동경대전東經大全』 수덕문修德文의 일부분입니다.

 

좋을시구 좋을시구 시구시구 좋을시구

좌궁우궁(左弓右弓) 궁을(弓乙)일세 궁을(弓乙)보고 입도(入道)하소

반구재수(反求再修) 알았거든 궁을보고 도통하소

넘고 보니 태산이오 건너가 보니 대강(大江)일세

산산수수(山山水水) 다 지내고 일로통개(一路通開) 길이 있네

쉬지 않고 가다 보니 탄탄대로(坦坦大路 )여기 있네

고대춘풍(苦待春風) 급()히 마라 때가 되면 절로 온다

홀연춘풍(忽然春風) 취거야(吹去夜)에 만목개화(萬木開花) 일시(一時)로다

시호시호 이내시호 부재래지(不再來之) 시호로다

 

*️⃣좋을시구 좋을시구 시구시구 좋을시구

시구矢口는 그 옛날 화살[矢]이 과녁구멍[口]에 명중하는 것을 뜻하는 감탄사입니다. 얼(精神)시구, 조을(鳥乙=새가 봉황된 것=최고)시구, 첨지(모두 첨僉, 알 지知), 만사지萬事知 모두 같은 계열로 보아도 됩니다. 요샛말로 ‘딱이야~!’입니다.

 

*️⃣좌궁우궁左弓右弓 궁을弓乙일세 궁을弓乙보고 입도入道하소

이제 마무리를 하면서 궁을弓乙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궁을은 정감록을 비롯한 조선 시대 비결서에 자주 등장합니다. 베일에 감추어진 비결다운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여기서 궁弓은 위에서 알아본 화살[矢]을 매기는 활입니다. 또한 궁궁은 고대 천자天子가 입는 예복에 수놓은 문양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천자만이 사용할 수 있는 이 문양은, 예외적으로 사람이 죽으면 평민도 장례 행렬에 사용이 허락되었습니다. 그러니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문명 차원의 전승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에 도달합니다.

 

그런데 최수운 대신사가 상제님을 만나서 부符를 내려 받았는데 그 형상이 궁궁弓弓이라 하며 동경대전에 기록하였습니다. 동학에 의하여 궁을이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했습니다. 칠월식과의 작자는 그 궁을을 완전 다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넘고 보니 태산이요 건너가 보니 대강大江일세

그런데 살짝 궁을弓乙에 대한 힌트를 더 주고 있습니다. 궁弓은 산山, 을乙은 수水. 그래서 궁궁을을은 산산수수山山水水입니다. 본래 의미를 살펴보면, 무극대도의 4체體가 궁궁을을입니다. 다음 기회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동학군 기록에서 나오는 궁을은 총알도 피해 가는 조화력의 근원입니다(채지가의 다음 편 남강철교는 바로 궁을과 대강大江의 비밀을 풀어 보는 시간입니다).

 

*️⃣고대춘풍苦待春風 급急히 마라 때가 오면 절로 온다

봄바람이 불어오면, 우리 간방艮方이 정역의 정동방 자리로 이동했노라고 천지가 보내 주는 전령傳令이 틀림없습니다. 만방에 꽃이 피고 우리 모두 그것을 보고 싶습니다. 작자는 최수운 대신사로부터 몽시夢示로 칠월식과 넉 자 글을 받고, 충실히 팔괘도의 역법 언어로 수운의 본래면목을 그려 냅니다. 교언영색의 수사학이나 특정 가치 체계에 기울어진 시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의도된 서술 방법이라고 사료됩니다. 온 인류에게, 상제님이 오시고 새 세상이 열린다는 무극대도!

 

그 비중에 비하면 그것을 알린 최수운 대신사의 삶은 얼마나 모순되게 평가가 되어 왔나요? 동학이 실패로 돌아가고 그 어떤 것도 이 글처럼 최수운을 온갖 진리 언어로 집중 조명한 글이 없었습니다. 작자는 선천의 시공간을 종횡으로 누비다가 (후천이 오는) 지금의 때를 가늠하고 있습니다.

 

아~ 그 지난 시절에 마치 동굴 탐사를 하는 것처럼, 우리보다 더 많고 더 깊이 후천개벽의 실상에 대해 속속들이 불빛을 비추어 준 천재 작가의 마음을 생각합니다. 그는 춘풍을 느긋하게 기다리라고 말하지만, 역설적으로 매우 조급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참동학 남조선 배에 올라 노를 젓는 우리들의 바쁜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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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두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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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산채지가 달노래. 이태백,노중련

 

본부도장 김남용

 

지난 호 달노래 1부에 이어 본문에 대한 나머지 내용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이번에는 ‘적벽부赤壁賦’ 등 본문에 인용되거나 관련이 있는 문헌들까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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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이해 (2)

달노래

한 달이라 여섯 번씩 육육(六六)은 삼십육(三十六)을

월수정기(月水精氣) 갈마노니 토기금정(土氣金精) 길러내어

후천도수(後天度數) 삼십육(三十六)에 중앙어복(中央魚腹) 태을(太乙)이라

존주의리(尊主義理) 높았으니 노중련(魯仲連)의 기상(氣象)이요 

채석강(采石江)에 비쳤으니 이태백(李太白)의 풍류(風流)로다 

소월(少月)동산 적벽강(赤壁江)에 임술지추칠월(壬戌之秋七月) 소동파(蘇東坡)요 

사가보월(思家步月) 청소립(淸宵立)은 두자미(杜子美)의 사향(思鄕)이라

추풍월야(秋風月夜) 초병산(楚兵散)하니 수식(誰識) 계명산월명(鷄鳴山月明)고 

달아 달아 밝은 달아 후천명월(後天明月) 밝은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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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주의리尊主義理 높았으니 노중련魯仲連의 기상氣象이요

배꼽은 눈에 드러나 보이는 흔적이요, 이는 필연코 드러나지 않으면서 생명生命의 탯줄과 연결되는 그윽한 자궁子宮이라는 실재實在를 전제합니다. 달노래 저자는 하늘 으뜸이라는 뜻을 지닌 천원天元의 짝을 이루는 대칭적 본원으로서 태을太乙을 설명하려 합니다. 그 그림 그리기가 쉽지 않겠지만, 중국 역사학의 아버지라고 칭송받는 사마천司馬遷(BCE 145?~BCE 91?)의 『사기史記』에서도 정수라고 평가되는 열전列傳의 한 인물을 소개하는 방법을 택합니다.

 

노중련魯仲連(BCE 305?~BCE 245?). 그는 배난해분排難解紛이라는 고사성어를 남긴 주인공입니다. 이 네 글자는 다른 사람의 위험을 없애 주고 어려움을 해결해 준다는 뜻입니다. 그가 활약하던 때는 역사적으로 전국戰國 시대라고 칭합니다. 진晉⋅초楚⋅연燕⋅제齊⋅한韓⋅위魏⋅조趙 일곱 나라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 싸우던 때입니다. 싸운다는 것은 쉬운 말로 서로서로 고만고만하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당시의 여러 제후국은 자기의 세력을 확장하고 상대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무력에 의지하기도 하고, 외교적으로 극도의 이간책을 벌이는 등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였습니다. 온갖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이 당시에 노중련은 재물財物이나 녹봉祿俸⋅작위爵位 등을 받지 않고 높은 절의節義를 지킨 은사隱士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요?

 

이런 글은 사마천의 『사기열전史記列傳』 원문을 보아야 제격이므로 직접 검색하여 읽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노중련은 지금의 중국 산둥성山東省에 속하는 제齊나라 사람이었는데, 항상 남이 처한 어려움을 물리쳐 주고 분쟁을 풀어 주었는데, 변론辯論에 능했다고 합니다. 특히 쌍방의 문제에 대한 정곡을 찔러서 화해를 성공시켰다 합니다. 그가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건은 전국 말기(기원전 260년) 조趙나라에 닥친 위기 상황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진나라의 장군 백기는 조나라에 쳐들어와 이른바 장평長平대전에서 포로 45만 명을 참수斬首하고 땅에 파묻었습니다. 그러면서 15세 미만의 아이들 240명을 살려 주었는데 이를 자비(?)를 베푼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45만 참수는 두고두고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항자불살降者不殺이라 했는데 전쟁 포로를 모두 참수하면 항복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는 우리가 잘 아는 항우와 한신이 등장하는 초한지 시대보다 50년 전의 일입니다.

 

수십만의 장정이 일시에 증발하여 국력이 쇠퇴한 조나라는 이후 30년 뒤에 멸망의 길을 걷는데, 당시 수도 한단邯鄲에는 필사적으로 나라를 지키려는 사람들만 남고 모두 도망한 상태였습니다. 이웃한 나라들도 모두 두려워하여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웃인 위나라에서는 원군을 보내고서도 진군을 하지 못한 채 몸을 사리고 있었습니다.

 

‘조나라가 패망하면 바로 다음은 우리 위나라다.’ 위나라 왕의 속마음을 읽은 신원연新垣衍이란 책사는 꾀를 내어, 사신使臣으로 나서 조나라 실권자인 평원군에게 두 나라(위魏⋅조趙)가 연합하여 진나라 왕을 제왕帝王으로 옹립하자는 제안을 합니다. 국가 존망의 위기에서 평원군은 이 말에 설득당합니다.

 

이때 한단에 있던 노중련은 평원군을 만나 진나라의 흉폭함을 예로 들며, “무도無道한 진秦나라가 천하를 차지한다면, 진나라를 섬겨 치욕을 당하느니 나는 동해로 걸어 들어가 죽겠다(連有踏東海而死耳)”고 맹세합니다. 이어 신원연을 만나 조목조목 진나라의 무도無道함을 설파합니다. 그 논지의 중심에는 유명무실하지만 당시까지 명맥만 유지하고 있던 주周나라에 대한 대의大義를 바로잡고, 제후국인 진나라가 무력을 써서 도덕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과 난세亂世로 몰아가는 것에 대한 강력한 경책警責을 담고 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단을 포위하던 진나라군은 즉시 50리 밖으로 후퇴합니다. 이렇게 조나라는 위기가 해제되자 노중련에게 관직을 내리고자 하였으나 극구 사양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열국지列國志』를 보시기 바랍니다.)

 

그는 말년에 동해東海에 은거했다고 합니다. 그 모든 기록들이 가리키는 것은, 그가 고결高潔한 영혼을 가졌음과 합종合從과 연횡連橫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전쟁의 와중에 뛰어들어 사심 없이 고귀한 이상理想을 실천하려 했다는 점입니다. 노중련은 “힘이 곧 정의正義”이던 전국 시대에 존주의리尊主義理를 내세워 전쟁戰爭을 그치고 무고한 생명의 피해를 막은, 태을太乙의 사람 살리는 정신을 실천한 실례實例입니다.

 

🌕채석강采石江에 비쳤으니 이태백李太白의 풍류風流로다

계속해서 태을太乙의 또 다른 의미를 파고들어 볼까요? 이번에는 시선詩仙이라 칭송받는 이태백李太白(본명 이백李白)이 등장하네요. 너무 유명한 인물이라 지면을 통한 소개가 오히려 민망할 수 있는데, 달노래 작자는 도가道家에서 가장 신비롭게 여겼던 태을太乙을 들추어내는 데 이백이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도교에 심취해 산중에서 지낸 일도 많았고 더불어 그의 시에 보이는 환상적幻想的 모티브는 달, 강 등을 주제로 한 것이 많았습니다.

 

 

이백은 산둥성 지난齊南의 도관道觀 자극궁紫極宮에 들어가 정식으로 도사道士가 되기도 했는데 이는 이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 후 안사의 난이 일어나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어 옥중에 유배되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나중에 술친구, 시詩 친구 등의 도움으로 사면되어 강남으로 돌아옵니다.

 

이참에, 이백은 노중련을 정치적 우상偶像으로 삼았다고 전합니다. 달변가로서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서 책사策士 역할을 할 때도 사람을 많이 죽이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는 점, 그리고 부富와 사익私益을 멀리하고 의로운 일을 중시하는 점, 말년을 유유자적하게 보낸 것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합니다.

 

이백과 노중련은 그런 점에서 많은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이백은 61세에 안후이성安徽省 당도當塗의 현령이던 이양빙李陽冰에게 의탁하여 빈객賓客으로 있다가 얼마 안 되어 그곳에서 병들어 죽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장강長江 채석기採石磯에서 호수에 비치는 달그림자를 잡으려다가 강에 빠져 익사했다고도 전하죠? 그 진위를 따지기 이전에 그만큼 이백의 삶은 낭만적이고 드라마틱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를 사자성어로 태백착월太白捉月이라고 합니다.

 

이태백은 태백성太白星의 적선謫仙(신선 세계에서 인간으로 귀양을 온 사람)이라고 합니다. 태백성은 금성金星(Venus)이고 우리말로 샛별입니다. 새벽에 환히 비추는 별이라는 뜻이지요. 석가 부처가 계명성啟明星을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불자들에게 낯익은 별이 바로 태백성입니다. 나중에 이 별 이름이 비결어가 된 사연을 설명드리겠지만, 이미 많은 의미 함축 부분이 노출되었습니다. “태백성의 적선謫仙이 술에 취해 강가에 비친 달그림자를 잡으려 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는 것인가? 풍류객 이태백의 채석강에 비친 달은, 사람의 생명을 관장하는 태을을 은유하고 있습니다.

 

🌕소월少月동산 적벽강赤壁江에 임술지추칠월壬戌之秋七月 소동파蘇東坡요

“비결祕訣! 성질 급한 사람 어디 그 비결 공부 제대로 하겠어요? 왜 그리 빙빙 돌리고, 또 그렇게 알아야 하는 것이 많아요?” 자주 듣는 말입니다. A=B, B=C이므로 A=C다. 이렇게 하면 일타강사 소리 들을 터인데, 비결은 그렇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신라 때 진표율사께서 전라도 김제 금산사에 미륵금불을 조성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자신이 태어난 때가 미륵불이 오시는 시간대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아, 내가 때를 못 맞춰 잘못 태어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본인 잘못도 아닌데 한탄만 하면 무얼 하겠습니까. 그래서 자신과 미륵불과의 스토리를 세상에 알린 겁니다. 비결어를 퍼즐처럼 남기는 것이죠. 육장존불능언六丈尊佛能言!!! 앞으로 금산사육장존불이 말을 한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인간으로 오신다는 거잖아요. 상제님이 오시면 예언이 이루어진 거지요.

 

또 달노래처럼 일제 치하에서 앞으로 우리 민족을 구원할 절대적 존재가 나타난다! 그걸 알리기도 해야 하지만, 꼭 집어서 알릴 수는 없겠지요. 그러면 그분이 (음해를 받아서) 일을 자유롭게 못 해요. 그래서 비결에는 이리저리 은유가 많습니다. 어설픈 비결은 생명력이 없어 곧 사라집니다. 그건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달노래라는 주제로 태을太乙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적벽부赤壁賦를 가지고 탐구를 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일단 우리나라에 적벽부는 판소리로 보급되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사실과, 여기에는 태을에 대한 많은 정보가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적벽부赤壁賦 전문을 확인하며 살펴보겠습니다.

 

 

 

■ 적벽부赤壁賦

- 중국 송나라 때 문인 소식蘇軾(1036~1101)의 시 -

 

임술지추壬戌之秋 칠월기망七月旣望 소자여객蘇子與客

범주유어적벽지하泛舟遊於赤壁之下. 청풍서래淸風徐來 수파불흥水波不興.

임술壬戌 가을 7월 기망旣望에, 소자蘇子가 객客과 배를 띄워 적벽赤壁 아래서 노니, 맑은 바람은 천천히 불어오고 물결은 일지 않네.

 

거주촉객擧酒屬客 송명월지시 誦明月之詩 가요조지장 歌窈窕之章. 소언 少焉,

월출어동산지상 月出於東山之上 배회어두우지간徘徊於斗牛之間.

술을 들어 객에게 권하며 밝은 달의 시를 읊고 그윽하고 고요한 글월을 노래하니, 조금 지나자 달이 동쪽 산 위에 떠올라 북두성北斗星과 견우성牽牛星 사이에서 거니는구나.

 

백로횡강白露橫江 수광접천水光接天 종일위지소여縱一葦之所如 능만경지망연凌萬頃之茫然.

흰 이슬은 강을 가로지르고, 물빛은 하늘에 닿고 한 잎 갈대 같은 배가 가는 대로 맡기니, 아득한 만경 파랑을 헤치고 가누나.

 

호호호浩浩乎 여빙허어풍如憑虛御風 이부지기소지而不知其所止 표표호飄飄乎

여유세독립如遺世獨立 우화이등선羽化而登仙

넓고도 넓구나, 허공에 기대어 바람을 탄 듯하여 멈출 곳을 알 수 없고,

훨훨 나부껴 세상을 버리고 홀로 서서, 날개 돋아 신선이 되어 오를 듯하여라.

 

어시於是 음주낙심飮酒樂甚 구현이가지扣舷而歌之.

이에 마신 술에 즐거움이 도도하니 뱃전을 두드리며 노래를 불러 본다.

 

가왈歌曰 계도혜난장桂棹兮蘭槳 격공명혜소류광

擊空明兮泝流光 묘묘혜여회渺渺兮予懷 망미인혜천일방望美人兮天一方.

노랫말은 이렇다.

“계수나무 노와 목란木蘭 삿대로 빈 달빛을 쳐서 흐르는 달빛을 거슬러 오르네. 아득한 내 그리움이여, 저 하늘 한 곳에 있는 미인美人을 바라보노라.”

 

객유취동소자客有吹洞簫者 의가이화지倚歌而和之 기성오오연其聲嗚嗚然

여원여모如怨如慕 여읍여소如泣如訴

객 중에 퉁소를 부는 이 있어 노래를 맞춰 화답하니, 그 소리가 슬프고도 슬퍼 원망하는 듯 사모하는 듯, 우는 듯 호소하는 듯,

 

여음요요餘音嫋嫋 부절여루不絶如縷 무유학지잠교舞幽壑之潛蚊 읍고주지이부泣孤舟之釐婦.

여음餘音이 가냘프게 실처럼 이어지며, 깊은 골짜기 물에 잠긴 교룡을 춤추게 하고 외로운 배에 탄 과부를 울게 하네.

 

소자蘇者 추연정금愀然正襟 위자이문객왈危坐而問客曰 하위기연야何爲其然也?

소자蘇子(소동파)가 슬피 옷깃을 여미며 고쳐 앉아, 객에게 묻기를 “어찌 그리 슬픈가?” 하니,

 

객왈客曰 월명성희月明星稀 오작남비 烏鵲南飛 차비조맹덕지시호此非曹孟德之詩乎?

객이 말하기를 “달은 밝고 별은 성긴데, 까막까치가 남쪽으로 날아간다.” 이것은 조맹덕曹孟德(조조)의 시가 아닌가?

 

서망하구西望夏口 동망무창東望武昌 산천상무山川上繆 울호창창鬱乎蒼蒼

차비맹덕지곤어此非孟德之困於 주랑자호周郞者乎?

서쪽으로 하구를 바라보고 동쪽으로 무창을 바라보니 산천이 서로 얽혀 빽빽하고 푸른데, 여기는 맹덕이 주랑周郞(주유)에게 곤욕困辱을 치른 데가 아니던가?

 

방기파형주方其破荊州 하강릉下江陵 순류어동야順流於東也 축로천리軸艫千里 정기폐공旌旗蔽空

그가 형주荊州를 격파하고 강릉江陵으로 내려가며 물결을 따라 동으로 가니, 배는 천 리에 이어지고 깃발은 하늘을 가렸지.

 

시주임강釃酒臨江 횡삭부시橫槊賦詩 고일세지웅야固一世之雄也 이금안재재而今安在哉?

술을 나누며 강물을 내려다보고 창을 비껴들고는 시를 읊었으니, 참으로 일세의 영웅이었을진대 지금은 어디에 있는가?

 

황오여자況吾與子 어초어강저지상漁樵於江渚之上 여어하이우미록侶魚蝦而友麋鹿

하물며 나는 그대와 강가에서 고기 잡고 나무를 하며, 물고기와 새우를 짝하고 고라니와 사슴을 벗하고 있네.

 

하일엽지편주賀一葉之扁舟 거포준이상촉擧匏樽而相屬 기부유어천지寄蜉蝣於天地

묘창해지일속渺滄海之一粟.

일엽편주를 타고서 바가지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하고, 하루살이 삶을 천지에 기대어 사는, 망망한 푸른 바다의 좁쌀 한 알이로다.

 

애오생지수유哀吾生之須臾 선장강지무궁羨長江之無窮 협비선이오유挾飛仙以遨遊 포명월이장종抱明月而長終 지불가호취득知不可乎驟得 탁유託遺 향어비풍響於悲風

우리네 삶이 잠깐임을 슬퍼하고 장강의 무궁함을 부러워하며, 나는 신선을 끼고서 즐겁게 노닐며 밝은 달을 안고서 오래도록 하다가 마치는 것을, 불현듯 얻지 못할 것임을 알고 여운을 슬픈 바람에 맡기네.”

 

소자왈蘇者曰 객역지부수여월호客亦知夫水與月乎? 서자여사逝者如斯,

이미상왕야而未嘗往也. 영허자여피盈虛者如彼 이졸막소장야而卒莫消長也.

소자蘇者가 말하기를, “객께서도 물과 달이란 것을 아시오? 가는 것은 이 물과 같으나 일찍이 가 버리는 것도 아니고, 차고 비는 것은 저 달과 같으나 끝내 줄지고 늘지도 않으니,

 

개장자기변자이관지蓋將自其變者而觀之 즉천지증불능이일순則天地曾不能以一瞬

자기불변자이관지其不變者而觀之 즉물여아개무진야則物與我皆無盡也

이우하선호而又何羨乎?

그래서 스스로 변해 가는 것들에서 보면 천지도 한순간일 수밖에 없고, 변하지 않는 것에서 보면 사물과 내가 모두 다함이 없는 것이니, 그 또한 무엇을 부러워하리요?

 

차부천지지간且夫天地之間  물각유주物各有主 구비오지소유苟非吾之所有

수일호이막취雖一毫而莫取 유강상지청풍惟江上之淸風 여산간지명월與山間之明月

또, 대저 천지 사이의 사물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으니, 참으로 내 것이 아니면 비록 털끝 하나라도 가지려 하지 말아야 하리라. 허나 오직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 사이의 밝은 달은,

 

이득지이위성而得之而爲聲 목우지이성색目遇之而成色 취지무금取之無禁

용지불갈用之不竭 시조물자지무진장야是造物者之無盡藏也 이오여而吾與 자지소공락者之所共樂

 

귀로 얻으면 소리가 되고 눈으로 만나면 그림을 이루어, 가져도 금하지 않고 써도 다함이 없으니, 이는 조물주가 준 무궁한 보물이기에 나와 그대가 함께 즐기는 바로다.”

 

객희이소客喜而笑 세잔갱작 洗盞更酌 효핵기진肴核旣盡 배반낭자 杯盤狼藉 상여침자호주중相與枕籍乎舟中 부지동방지기백不知東方之旣白.

객이 기뻐서 웃고 잔을 씻어 다시 술을 따르니, 고기와 과일 안주가 이미 다하고 술잔과 소반이 어지럽네. 배 안에서 서로 베개 삼아 잠이 드니, 동녘 하늘이 이미 밝은 줄도 몰랐네.

 

❶첫 번째로 적벽부가 쓰여진 시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적벽부는 소동파가 유배를 간 항주杭州 땅을 배경으로 합니다. 그때 도가道家 수행자로 알려진 양세창 등 친구들이 찾아오자 그들과 함께 적벽강으로 놀러 갑니다. 부賦의 첫마디는 그때가 임술壬戌년이라고 기록합니다. 임술은 60갑자의 순환에서 보면 60년마다 돌아오는 한 해일 뿐이지만, 우주의 시공간이 자신의 생명을 잡아 돌리는 관점에서 볼 때는 큰 마디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더 쉽게 말하면 임술壬戌은 명리命理에서 괴강魁罡(북두칠성 첫 번째 별이라는 뜻)이라 하여 우두머리를 말합니다. 일찍이 한동석韓東錫 선생은 『우주변화의 원리』 책에서 ‘술戌은 서북으로 유배流配 간다.’라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는데, 여기서 소동파가 유배 상태인 것과 의미가 겹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앞서 말한 ‘~나그네’라는 뜻과 깊이 상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賦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자연自然에 대한 무한한 친근감과 아울러 청풍명월淸風明月과 함께하는 삶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임술년 가을 소동파가 적벽강에서 느낀 달은, 몸은 비록 유배지에 묶여 있을지언정 청풍명월을 나눔에 있어 전혀 불편함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비상을 노래합니다. 그 정취를 알 길은 없지만 퉁소 소리 가락이 너무나 비장하여 물속의 용은 춤을 추고 옆에 지나가던 외로운 배의 여인은 구슬피 울 정도였습니다.

 

그러면 참동학 증산도에서 상제님은 임술과 달을 어떻게 말씀하고 계신지 알아보겠습니다.

 

조래천하팔자곡調來天下八字曲하니 누류인간삼월우淚流人間三月雨라

규화세침능보곤葵花細忱能補袞이나 평수부종빈읍결萍水浮踵頻泣玦이라

천하 사람의 팔자타령을 읊조려 보노라니 인간 세상에 흐르는 눈물 춘삼월의 비와 같도다.

해바라기의 님 향한 마음 천자를 보필할 수 있으나 부평초같이 떠도는 이 내 신세 자주 눈물 흘리네.

 

일년월명임술추一年月明壬戌秋요 만리운미태을궁萬里雲迷太乙宮이라

청음교무이객소淸音蛟舞二客簫요 왕겁오비삼국진往劫烏飛三國塵이라

한 해 밝은 달은 임술년의 가을이요 만 리에 뻗은 구름 태을궁을 가리네.

두 나그네의 맑은 퉁소 소리에 교룡이 춤을 추고 가는 겁액劫厄 기운 까마귀 나니 삼국에 풍진이 이는구나. 

(증산도 도전道典 6:18:3~4)

 

곧 임술壬戌은, 저 아득한 만 리 구름으로 가려진 신비한 태을궁太乙宮과 대비시키고 있습니다. 궁宮이라 하였으니 태을太乙의 정신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소리 없이 내리는 봄비처럼 세상 사람들의 팔자타령과 함께 흐르는 저 눈물을 닦아 줄 수 없을까? 오직 태을궁의 빛이 온 누리에 퍼져 전쟁을 마침내 없애고 그때 새 세상을 열수 있으리라! 상제님의 이 시는 소동파의 부에 적극 화답하는 것같이 느껴집니다. 임술 달은 태을의 사람 살리는 정신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❷무극대도인 동학-참동학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동학에서 참동학으로 넘어가는 그 분기점을 이루는 것이 임술년입니다. 동학의 지도자를 두목頭目이라고 불렀습니다. 순수 우리말이죠. 참동학에서는 이보다 훨씬 큰 의미를 담은 대두목大頭目이라는 호칭이 등장합니다.

 

동학의 마지막 지도자는 손병희였습니다. 그는 아시다시피 3.1만세운동을 주동하였습니다. 상제님께서는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이끈 이러한 동학 지도자(두목)를 이어 앞으로 대인大人이 출세한다고 하셨습니다. 손병희가 사망한 해가 임술년이요, 이어 새로운 존재에 의하여 태을을 가린 구름이 걷히게 될 것입니다.

 

한국의 많은 종교 지도자들이 새 시대 새 인물을 표어(catchphrase)로 내세우며 등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진위眞僞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 첫 번째가 시간의 검증 방법입니다. 그분의 탄생은 임술년 이전입니까? 임술년 이후입니까? 임술壬戌은 그 기준이 됩니다.

 

❸종래의 한국 비결에 두우斗牛가 있습니다. 두성斗星과 우성牛星(견우성牽牛星)을 말하죠. 두우는 다시 한글 동음으로 두二 우牛(=소), 즉 소[牛]로 상징되는 두 분의 진인眞人을 가리키고, 여기에 대비하여 말[午]로 상징되는 진인이 나옵니다. 남사고비결南師古秘訣은 남조선에 네 분의 진인이 나오는데, 그분이 궁궁을을弓弓乙乙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것이 남사고비결 첫 줄이고 결론입니다. 동학은 1907년 궁을가弓乙歌에서 궁궁을을이 인간으로 오신다고 선언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네 분 진인眞人은 사명당四明堂 기운으로 전 세계를 평화낙원으로 만들고 승평昇平 시대를 건설한다고 하였습니다. 참동학의 실체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러한 비결 지식의 바탕 위에서 다시 한번 적벽부를 봅시다.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인 소동파의 붓끝이 그야말로 단단한 우주 비밀의 포장을 날카롭게 베어 속살을 드러내 주는 것만 같습니다. 두우는 태을로 들어가는 안내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동파 이분은 어떻게 자신의 시정이 떠오르는 그 당시의 달의 위치가 두성과 우성을 지날 때라고 기록할 수 있었을까요? 그야말로 천지와 혼연일체渾然一體로 하나 된 상태가 아니라면 어찌 가능할 것인가. 달노래 작자는 바로 이때의 달이, 태을의 하늘 북방에서 내려 주는 빛과 두성斗星의 생명을 화두로 전합니다.

 

❹아시다시피 적벽강은 삼국지의 가장 치열한 전투 중 하나인 적벽대전의 무대이지요. 조조가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을 맞아 싸운 이 대전의 결과로 일찍이 제갈량이 설계한 천하삼분天下三分의 구도가 형성됩니다. 삼국지에서는 제갈량의 입장에서 적벽대전의 장관(spectacle)을 전개하지만, 여기서는 연합국에 맞서 대응하는 조조의 영웅적 시야를 조명합니다. 적벽에 뜬 달은 태을의 전쟁을 그치게 하는 정신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가보월思家步月 청소립淸宵立은 두자미杜子美의 사향思鄕이라 달노래 작자는 참으로 문장에 밝았던 분임에 틀림없습니다. 지금처럼 컴퓨터로 검색할 방법이 없던 1920년대에 태을太乙의 의미를 이렇게 여러 시구에서 발췌해 내는 것을 보십시오. 이번에는 시성詩聖이라 칭송받는 두보杜甫(712~770)를 소개합니다. 시詩로 사람을 놀라게 하지 못하거든 죽어도 쉬지 아니하리라(語不驚人死不休)는 그의 말처럼, 그는 재능이 뛰어났지만 삶은 파란만장하였습니다. 그것이 그의 시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그는 과거에도 억울하게 자주 낙방하고 방랑 생활을 하였다고 합니다. 야사에 따르면 매우 굶주리다가 간신히 잔칫집을 방문하여 폭식하다가 생긴 배탈로 사망했다고 하는 말이 전해 오는 것은, 그가 평생 병고에 시달린 고달픈 삶을 살았다는 것을 대변합니다. 여기서 인용된 시는 ‘한별恨別’이란 시인데 이별을 한恨한다는 뜻입니다.

 

 

 

한별恨別

낙성일별사천리洛城一別四千里

: 낙양성을 이별하고 사천 리 떠나 있어

 

호기장구오륙년胡騎長驅五六年

: 오랑캐 기병이 쳐들어온 지 대여섯 해

 

초목변쇠행검외草木變衰行劍外

 : 초목이 시들 때는 검각성 밖을 거닐고

 

병과조절노강변兵戈阻絶老江邊

 : 전쟁으로 길이 막힐 땐 강변에서 늙었다오.

 

사가보월청소립思家步月淸宵立

 : 달빛 아래 거닐다가 집 그리며 우뚝 서고

 

억제간운백일면憶弟看雲白日眠

 : 동생 그리며 흰 구름 보며 낮잠도 잔다오.

 

문도하양근승승聞道河陽近乘勝

 : 하양 근처에서 승전 소식 들리니

 

사도급위파유연司徒急爲破幽燕

 : 사도는 오랑캐 땅 빨리 쳐서 부셔 다오.

 

여기는 설정 자체가 전쟁의 와중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생사를 알 수 없는 아픔이 녹아 있습니다. 사가보월思家步月은 ‘달빛 아래 떠나온 집을 그리며’라는 뜻입니다. 남북 이산가족이 몇십 년 만에 한 번 만났다가 살아생전 언제 또다시 만날 기약이 없이 헤어질 때, 제일 많이 하는 넋두리 약속이 뭔 줄 아시나요? “보름달이 뜨면 서로 같은 달을 보며, 서로 본 듯이 하자.”라는 겁니다.

 

청소립淸宵立은 우리말로 밤을 하얗게 새운다는 말이 있죠? 그겁니다. 이태백은 동정호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가 물에 빠졌다는데, 두보는 하늘에 걸린 달을 보고 발걸음을 떼지 못합니다. 두보의 달은 전쟁이 끝나고 흩어진 가족이 만나서 재회를 약속하는 힐링의 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태을의 ‘전쟁을 그치게 하는’ 그리고 병을 낫게 해 주는 예화로 뽑힌 것입니다.

 

🌕추풍월야秋風月夜 초병산楚兵散하니 수식誰識 계명산월명鷄鳴山月明고

남조선 뱃노래에서 소개된 항우項羽는 세상 사람이 가장 부러워하는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모델이었습니다. 그는 강동 자제 8천 명을 데리고 천하를 통일하려는 기세로, 타고 온 배는 모두 침몰시키고 밥 지을 솥도 깨 버리고 양식이라고는 3일 치만 보급하여 결사의 항전 태세를 갖추고 진나라와의 전쟁을 치러 그야말로 맹주盟主의 위치에 오릅니다. 이른바 초패왕楚覇王입니다. 그러나 천하의 분란은 뭇 영웅들의 토너먼트 샅바 싸움 기록이 마무리되어야 최종 결론이 나는 법 아니겠습니까?

 

〈패왕별희覇王別姬〉의 마지막 장면처럼 항우는 가을이 되어 난생처음 실패한 전쟁을 치르는데 그 상대는 장량張良이었습니다. 계명산에 진을 친 초나라 항우 군사의 기세를 꺾기 위해 사방에서 초나라 노래를 부르는 심리전을 벌입니다.

 

때는 가을이라 고향 생각이 절로 나는데 고향 노래가 들려오니 오랜 전쟁에 피로한 초나라 군사들은 전의를 상실하고 탈영자들이 속출합니다. 탈영병을 죽이지 않고 의도적으로 길을 터 주자 그야말로 탈출 러시를 이루고... 이에 항우는 “한나라가 이미 초나라를 점령했다는 말인가, 어째서 초나라 노래를 부를 줄 아는 사람이 이토록 많은가!” 하며 크게 놀라고 슬퍼했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해하가’垓下歌를 한번 봅시다.

 

해하가垓下歌

역발산혜기개세力拔山兮氣蓋世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세상을 덮었도다.

 

시불리혜추불서時不利兮騅不逝

시운이 불리하니 추騅도 나아가지 않는구나.

 

추불서혜가내하騅不逝兮可奈何

추마저 나아가지 않으니 난 어찌해야 하는가.

 

우혜우혜내약하虞兮虞兮奈若何 우희虞姬여,

우희여! 그대를 어찌하면 좋은가.

 

계명산 밝은 달은 역사적 영웅인 항우에게 비극적 패망을 안긴 달이지만, 강동 자제를 포함한 초나라 군사들에게는 애초 가슴에 품었던 전의戰意를 완전 상실케 만드는 달입니다. 곧 태을의 전쟁을 그치게 하는 달입니다.

 

달아 달아 밝은 달아 후천명월後天明月 밝은 달아 자칫 달이 태을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 저의 설명이 부족한 탓입니다. 달은 유형의 실체이고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운행할 것입니다. 태을은 우주의 호생好生하는 속성을 말합니다. 전쟁과 질병, 인류는 선천 세상에서 한순간도 이로부터 자유로운 적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나긴 상극 시대가 끝나면, 전쟁도 질병도 없는 ‘다시 개벽’의 새 시대가 도래할 것입니다.

 

달노래 작자는 동학과 참동학이 지향하는 실체를 쉽게 설명하고자 달을 주제로 많은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그중 달의 정신을 상징하는 수원水原 나그네의 신비로운 이야기부터는 인사人事와 천도天道가 맞물려 들어가므로 도담道談의 격格과 분위기가 사뭇 다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태을의 정신을 발췌한 여러 시구는 두고두고 음미하여 더 깊이 대화할 시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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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두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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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의 봄꿈 <춘산채지가>

본부도장 김남용

 

※ <춘산채지가>는 동학과 참동학 증산도의 진리를 듬뿍 가사체로 기록한 비결서입니다. 진리 공부에 관심 있는 도생이라면 읽는 재미가 쏠쏠하여 도담道談의 주제로 적격입니다. 수박 겉 핥기 식이라도, 앞으로 다양한 비결 코드를 풀어 가는 데 만능 키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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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해제

「남조선 뱃노래」는 우리나라의 국운을 안고 출범하는 도덕선의 정체를 밝혀 줍니다. 곧 최수운 대신사가 상제님을 만나 뵙고 도통을 받고 선포한, 전 세계 괴질운수로부터 인류를 건지기 위해 구원선救援船이 출범합니다. 지금껏 이처럼 다양한 은유 방식으로 전 인류 차원의 구원을 말하는 비결秘訣 가사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남조선 뱃노래」는 한국판 묵시록으로 자리매김할 귀한 문서가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 저자는 「초당의 봄꿈」이란 제목으로 또 다른 장場을 열어 가는데, 제목만 들어 보아도 그 주인공은 동학東學과 참동학의 물을 흠뻑 머금은 도인道人임이 분명합니다. 초당草堂은 ‘억새나 갈대 짚 따위로 지붕을 인 조그마한 집채’라고 사전은 말하고 있습니다. 흔히 집의 몸채에서 따로 떨어진 곳에 지었다고 하는데 요새는 보기 힘든 구조이죠. 단순하게 생각하면 아주 소박한 서당채, 별채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남조선 배의 종착지는 후천선경이니만큼, 초당草堂은 그 설정 자체가 남조선 배가 출발할 즈음의 시간으로 후퇴한 느낌이 듭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조선 배라는 매우 상징적인 그림 이미지를 상상하기도 어렵거니와, 그 배가 출범하는 항로航路를 설명하자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서로 공통의 장場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소환된 그림이 초옥草屋입니다. 동학東學을 하는 사람들에게 초옥은, 최수운 대신사가 20대부터 세상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다가 처가妻家인 울산 유곡동 여시바위 아래에 와서 기도에 집중하려던 사건에 멈춥니다.

 

곧 을묘乙卯(1855)년 어느 봄날 최수운이 방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낯선 승려가 찾아옵니다. 그는 “저는 금강산에서 온 중인데, 뜻한 바가 있어 백일치성을 올렸습니다. 치성을 끝내는 날 탑 위에 이상한 책이 한 권 놓여 있었습니다. 얼른 펴 보았으나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책이었습니다. 사방으로 두루 찾아다녔으나 오늘 선생님을 뵙고 느낀 바 있어 이 책을 올리니 부디 뜻을 풀어 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최수운이 받아 보니 과연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사흘을 약정하고 그 중을 보냈는데, 사흘 후에 그 책을 풀어 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중은 매우 기뻐하면서, “선생님은 세상에서 찾아볼 수 없는 훌륭한 분입니다. 부디 자중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하였는데 돌아서자 간 곳이 없었고 책도 사라졌다고 합니다. 소위 말하는 천서天書 사건입니다. 

 

그 책의 실체에 대하여 ‘『천주실의天主實義』가 아니냐?’라는 주장이 있고, 이를 두고서 그렇다, 아니다 하며 설왕설래합니다. 그러나 「초당의 봄꿈」 저자는 여기에 대해서 그냥 ‘봄꿈’(春夢)이라고 말합니다. (최수운대신사) 위상에 걸맞게 신비 체험神祕體驗이라고 하면 좋을 것을, 굳이 격格을 차리지 않아서 오히려 실속이 더 빛나는 제목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속 내용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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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朝鮮이 일본 제국으로부터 해방이 되는 이치理致를 대중에게 가사歌詞체 글로 표현한다는 것, 그것이 식민植民 상황에서 가능한 일일까요? 또, 한반도가 분단分斷되기도 전인데 국제정치의 역학 구조 속에서 남북 조선으로 나뉘는 이치와 통일에 이르는 과정 등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읽다 보면 또 다른 초당草堂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미美·일日·중中·러시아 등 사대四大 강국과 한반도의 미래, 그 이후의 화평스러운 세상의 도래 등을 조합하면 역사상 천하대세를 논한 한 인물이 떠오릅니다. 바로 제갈공명諸葛孔明(181~234)이 그 주인공입니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비결秘訣은 원래 대중大衆이 다 아는 이야기를 가지고 정성 들여 가공을 합니다.

 

아직 유비가 정치적 포부만 가지고 있을 때 서서徐庶라는 인물이 중국 남양南陽 땅 와룡강臥龍江 가에 살고 있던 제갈량을 천거하지요? 친히 관우와 장비를 데리고 그 집을 찾아가 보니 아주 초라한 초가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마침 출타 중이었습니다. 소문을 듣고 다시 찾아갔을 때에는 찬바람에 살을 에일 정도였는데 눈보라를 무릅쓰고 와룡강을 건너서 또다시 허탕을 칩니다.

 

유비는 간절한 심정을 담은 글을 남기고 돌아옵니다. 유비 일행이 다시 수소문하여 세 번째로 찾았을 때는 2월경으로 알려지는데 유비는 제갈량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그의 초가집에서 반 리里나 떨어진 곳부터 말에서 내려 걸어갑니다. 관우와 장비의 불만이 적지 않았겠지요? 마침내 제갈량의 집에 도착하니 그는 초당草堂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춘몽春夢이죠.

 

유비는 그를 깨우지 않으려고 관우와 장비를 사립문 밖에 기다리게 하고 자신은 초당 댓돌 아래에서 그가 깰 때까지 공손히 서서 기다립니다. 삼고초려三顧草廬! 지금껏 많이 각색되어 내려오지만, 아직까지 제갈량이 잠꾸러기라는 기록은 없지요. 다분히 의도된 제갈량의 낮잠과 이를 모를 리 없는 유비의 인내, 모두 수가 보통이 아닙니다. 마침내 제갈량은 마음을 열고 그의 정치적 견해와 천하를 통일할 계책을 밝힙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초당의 봄꿈」은 최수운의 봄꿈과 제갈량의 봄꿈이라는 중첩된 이미지를 통하여 남조선 배가 맞이할 시간의 풍파風波를 그려 냅니다. 꿈은 몽환夢幻이라고 표현하지만, 현실의 풍파는 매섭게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 속에 무늬를 남겼습니다. 봄꿈의 포말泡沫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생채기를 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 밑그림을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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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이해

초당의 봄꿈 

 

초당(草堂) 위에 높이 누워

일장춘몽(一場春夢)  깊이 들어

한 곳에 다다르니 오선위기(五仙圍碁) 하는구나

한 노인(老人)은 백기(白碁)들고 한 노인은 흑기(黑碁) 들고

한 노인은 백기 훈수(訓手) 한 노인은 흑기 훈수(訓手)

초한풍진(楚漢風塵) 일어나니 상산사호(商山四皓) 아니련가

한 노인은 누구신고 주인노인(主人老人) 분명하다

주인노인(主人老人) 체면 보소 시절풍류(時節風流) 그뿐이라

상승상부(相勝相負) 결승할 때 양편 훈수 못 하고서

친가유무(親家有無) 공궤(供饋)할 때 손님 접대할 뿐이네

수(數)는 점점 높아가고 밤은 점점 깊어간다

 

📑오선위기五仙圍碁 하는구나

이 용어는 오직 동학과 참동학 증산도에서 그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오선위기五仙圍碁는 전라도 순창 회문산에 위치한 명당 혈穴의 이름이고, 천하天下의 시비신是非神이 운회한다고 합니다. 세계 정치판을 움직이는 기본 에너지를 간직하고 있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회문산回文山은 산 정상의 장군봉이 전라도 김제의 모악산母岳山을 향하여 돌아보고(回) 있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문文과 부父는 같은 의미로 쓰여서 회문산은 아버지산, 모악산은 어머니산, 합하여 천지의 부모산父母山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20세기 이후의 세계사는 사실상 오선위기를 거론하지 않으면 전혀 본질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상산사호商山四皓 아니련가

상산사호商山四皓는 중국 진시황 때 국난을 피하여 섬서성 상산商山 땅에 숨어 살던 네 사람의 은사隱士를 말합니다. 그들은 모두 바둑을 잘 두고, 눈썹과 수염이 희다고 해서 사호晧(밝을 호)라고 합니다. 흔히 바둑판을 중심으로 네 신선이 둘러앉은 모습의 그림을 본 적이 있다면, 바로 이분들입니다. 그들이 무슨 세계 정치의 역할을 맡은 것은 아니고 4대 강국을 바둑을 두는 신선으로 희화한 것입니다.

 

원촌(遠村)에 닭이 우니 태극성(太極星)이 비쳤구나

개가 짖고 날이 새니 각자(各自) 귀가(歸家)하는구나

주인노인 거동 보소 일장춘몽(一場春夢) 깨어 보니

상산사호(商山四皓) 네 노인은 저 갈 대로 다 가고서 

바둑판과 바둑돌은 주인主人 차지 되었구나

요지자(堯之子) 단주(丹朱)로서 바둑판을 받을 적에

후천운수(後天運數) 열렸으니 해원시대(解寃時代) 기대(期待)려라

정녕 분부(吩咐) 이러하나 이 이치(理致)를 뉘 알쏘냐

오만년(五萬年)의 운수(運數)로세 그 아니 장할시구

순장점(巡將點)을 세어 보니 내팔점이 되었구나

내팔점(內八點) 그 가운데 태을점(太乙點)이 중궁(中宮)이라

외순장(外巡將)을 들어 보니 심육토(十六土)가 되었구나

삼십삼점(三十三點) 매화점(梅花點)은 태극이치(太極理致) 붙어 있네

삼십육궁(三十六宮) 되었으니 도시춘(都是春)이 아닌가

삼백육십(三百六十) 일점(一点) 중(中)에 오십토(五十土)가 용사(用事)하네

무극운(無極運)이 용사하니 불천불역(不遷不易) 되리로다

정정자(井井字)로 성궁(成宮)하니 이재석정(利在石井)이 아니련가

 

📑원촌遠村에 닭이 우니

오선위기의 결론은, 주인主人이 주인 노릇을 하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독립獨立이고, 주권主權을 행사하는 것이지요. 이 글이 나올 때에는 일제日帝 식민植民 상태였고 이렇게밖에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태극성太極星은 그 운運(시간대)이 열리는 하늘 기운을 별로 상징하고 있습니다.

 

하늘은 기회機會를 말하고, 구체적으로는 시간時間으로 표현됩니다. 닭 유酉, 개 술戌 글자에는 모두 일태극一太極이 숨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인 태극 조선에서 외세가 빠져나가고 주권을 가져오는 중요한 시간대를 말하고 있습니다.

 

📑요지자堯之子 단주丹朱로서

하늘을 말했으니 그 기틀이 열리는 시간時間의 열림에는 고유한 특성이 있습니다. 동학과 참동학에서는 상제님이 강세하시고 나서 이 세상은 새로운 시공간이 열려 간다고 말합니다. 곧 신도神道 시공간이지요. 오선위기가 바둑판인데, 그 국제정치 게임에 아주 깊숙이 개입하는 천상 신명계의 존재가 있다는 겁니다. 그는 남조선 뱃노래에서 금수저 부모를 둔 금수저 중의 금수저로 소환되었던 요임금의 아들 단주丹朱입니다.

 

아버지는 천하의 성군聖君이라고 기록된 요堯임금이지만, 단주는 아버지 자리의 밝음에 반비례하여 그늘진(한맺힌) 인물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상제님이 오셔서 열어 놓으신 세계는, 과거의 얼룩진 역사를 완전히 단절하고 새로운 무엇을 꾸미신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억울한 역사의 매듭을 풀어 화해하지 않으면 새로운 세상은 결코 오지 않는다. 그것을 해원解寃 시대라고 합니다.

 

20세기 이후의 역사는 해원解寃을 기본 정신으로 전개됩니다. 어떤 역사적 사건의 이면에는 반드시 과거사의 어떤 원인이 있다는 것입니다. 천상에서 이번 해원 시대의 국제정치를 주관하는 이는 바로 단주丹朱 대종大宗입니다.

 

📑순장점巡將點을 세어 보니

초기의 바둑판은 지금처럼 19×19줄의 형태가 아니라고 합니다. 한국 고유의 바둑, 일명 조선바둑, 또는 화점바둑이라고 하는데 순장巡將이라 일컫는 열여섯 개의 꽃무늬가 그려진 화점花點에 돌을 배치하고 시작한다고 합니다. 순장의 순巡은 순시한다는 뜻이고 장수將帥가 순시하는 목적은 주군主君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여기서는 단순히 순장바둑의 형태를 묘사하고 있지만, 바둑 용어로는 천원天元(= 하늘 으뜸)이라고 하는 점點을 여기서는 태을점太乙點이라 의미 부여를 하고 있습니다.

 

태을은 인간의 생사生死를 관장하며 하늘 북방에 있다는 신성한 별로 그 별이 비치면 질병과 전쟁이 그친다고 합니다. 각설하고, 태을선은 16선仙을 거느린다고 하였습니다. 한국전쟁 때 우리가 UN 16국의 원조를 받은 이치를 이것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도주국道主國이라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은 연구해 보셔요.

 

📑정정자井井子로 성궁成宮하니

바둑판 19줄×19줄=361점이 서로 이루는 격자 모습을 보며 세상 이치를 살펴봅니다. 정井 자 모습은 가장 잘 나타나는 것인데, 이를 보며 이재석정利在石井이라는 비결어를 풀어 봅니다. 이는 원래 모악산 금산사 미륵불이 조성된 원리를 간직한 비결어로, 「초당의 봄꿈」이 지어졌을 때만 해도 한문깨나 한다는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큰 화두에 속했습니다.

 

풀어 보면, 금산사 미륵불상이 조성될 때, 그 자리는 전불前佛 시대의 유허지로, (진표율사가) 연못을 메꿔 그 채워지지 않는 곳에 정井 자로 격자를 세우고 밑 없는 시루를 놓고 미륵부처님을 모셨다고 합니다. 이는 결국 미륵부처님을 떠받치는, 미륵님과 하나 되는, 미륵님의 이상을 현실에 이루어 주는 추수자를 말합니다.

 

그런데 동학東學이 창도되면서, 동학 신도들은 최수운 대신사가 용담정에서 기도하고 도통하였으므로 용담수를 석정石井으로 해석하고, 수천 년 동안 풀리지 않던 비결이 풀린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여러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굳이 용담수로 해석하고 있지 않고 다만 바둑판에서 정井 자를 확인할 수 있으니 찾아보라는 정도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전전자(田田字)로 성궁(成宮)하니 이재전전(利在田田)이 아닌가

십십교통(十十交通) 되었으니 사정사유(四正四維) 분명하다

이재궁궁(利在弓弓) 뉘 알쏘냐 궁궁을을(弓弓乙乙) 좋을시구

생사문(生死門)을 열어 놓고 승부판단(勝負判斷) 하올 적에

조개는 백기(白碁) 되고 차돌은 흑기(黑碁) 된다

정지변(井之邊)에 마주 앉아 천하통정(天下通情) 하였으니

너도 한 점(點) 나도 한 점(點) 허허실실(虛虛實實) 뉘가 알고

초한건곤(楚漢乾坤 풍진(風塵) 중(中)에 진위진가(眞僞眞假) 뉘가 알고

한신진평(韓信陳平) 그 때로서 현우우열(賢愚優劣) 몰라서라

조개이치 어떠한고 월수궁(月水宮)에 정기(精氣)받아

오십토(五十土)로 개합(開闔)하니 양중유음(陽中留陰) 되었구나

어자(魚者)는 생선(生鮮)이라 생선복중(生鮮腹中) 을장(乙帳)이라

생문방(生門方)을 들어가니 중앙을성(中央乙星) 분명하다

차돌은 바돌이니 동해지정(東海之井) 석(石)이라

호구중(虎口中)에 가지 마라 사색사흉(四塞四凶) 되었구나

사색사흉 가지 마라 가는 날이 그만일세

삼십육회(三十六回) 대발(大發)하여 자작사당(自作死黨) 하는구나

남(南)에 남천(南天) 비가 개니 황학백학(黃鶴白鶴) 모여들 때

갈가마귀야 물갈가마귀야 어이 그리 철도 몰라

고각서풍(高閣西風) 날아드니 도수(度數) 보던 옛터이라

해상명월(海上明月) 어디 두고 마른 우물 찾아가노

용담춘수(龍潭春水) 맑은 물에 어변성룡(魚變成龍) 하였으니

당나귀야 노(老)당나귀야 너의 꾀를 내가 안다 

너 아무리 그러한들 천운(天運)을 어길쏘냐

 

📑전전자田田子로 성궁成宮하니

이재전전利在田田은 진인眞人이 출세하여 인류를 구원한다는 전래 비결의 끝판왕이지요. 전라도 금산사 미륵부처님이 간직하고 있는 구원의 유전자가 만국활계남조선萬國活計南朝鮮인데, 그 대도 법방이 충청도에서 이루어진다는 청풍명월금산사淸風明月金山寺라는 말씀과 같습니다.

 

📑십십교통十十交通

바둑판은 어디서나 십十십十 교통交通을 이루지요, 소통되어 막힌 곳이 없습니다.

 

📑궁궁을을弓弓乙乙

궁을弓乙은 앞으로 인류가 겪을 (병겁) 대환란으로부터 우리나라에 출세하여 전 인류를 건지는 절대자의 구원 정신을 상징하는 전래 비결 언어입니다. 「미륵경」에 미륵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하면 동시에 양카라는 전륜성왕이 같이 출세하여 진리로 세상을 통치한다고 하였는가 하면, 최수운 대신사도 상제님으로부터 무극대도를 받고 궁궁의 형체를 한 태극의 형상을 영부靈符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주정신의 표상인 천지일월을 대행하는 진인眞人이고, 상제님은 대인군자大人君子라고 존대하셨습니다. 천명으로 인류의 생사판단을 하는 지존至尊을 가리킵니다.

 

📑어자魚者는 생선生鮮이라 ~을장乙帳이라

바둑을 두시는 분이라면 잘 아시다시피, 바둑판의 네 귀(귀퉁이)와 변(모서리)를 제외한 중앙 부분은 광활한 공간으로 발전성이 풍부하여 세력 다툼의 무대가 됩니다. 이를 어복魚腹이라고 부르는데 그 한가운데를 복점腹點 곧 천원天元이라고 합니다. 천원점은 말 그대로 ‘하늘 으뜸’인데 「초당의 봄꿈」의 작자作者는 이 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자 합니다.

 

곧 을장乙帳(=임금님이 쉬시는 곳=신명이 하늘과 통하는 곳 - 「한서漢書」)이라고 하였습니다. 을乙은 굽었다는 의미이지만, 새를 뜻하기도 하고 동시에 임금님을 뜻하는 말입니다. 여기서는 단순한 새(=조鳥)가 아닌 봉황鳳凰을 뜻하는 것이지요. 눈치 빠른 분이라면 벌써 아~ 「남조선 뱃노래」로부터 시작하여 「초당의 봄꿈」으로 이어지며 전개하는 주제가 단순한 미래 추연, 비결 입문이 아니라, 인류의 지성知性들이 태초부터 꿈꾸어 오던 궁극의 의문처疑問處로 직진하고 있음을 느끼실 겁니다.

 

곧 생문방生門方과 태을성太乙星을 찾는 공부인 것입니다. 앞에서 얼핏 들추어 보았던 태을太乙은 전쟁戰爭이 그치고, 질병疾病이 낫는다고 하였으니, 전쟁과 질병을 본격적으로 다루게 될 것입니다.

 

📑차돌은 바돌이니

‘정井 변에서 차돌 찾고~ 조개 찾고~’, 해방 전 1920년대에 정읍은 보천교 ‘차천자’, 인접한 태인은 조철제가 ‘조천자’라는 별명을 얻으며 성황을 이루었습니다. 그야말로 천자 놀음판이 대단하였습니다. 일부에서 조개와 차돌을 그렇게 한정하여 해석하는 분도 계시는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믿지마라 믿지마라 선천비결 믿지마라

비결祕訣에 빠지면 헤어나기가 어렵습니다. 사극史劇을 보면 비결을 퍼트리는 이유가 민중을 움직이기 위함이죠. 해독제가 있어야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일제日帝가 학교 교사들까지 칼을 차고 무단武斷 정치를 하다가 3·1 만세 사건을 계기로 문화 정책을 편 것은 우리 민족의 심성을 교묘히 이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펴낸 『정감록鄭鑑錄』에 나오는 비결은 모두 선천 비결이라고 할 수 있는데, 크게 계룡산 정씨 왕국, 가야의 조씨 왕국, 칠산의 범씨 왕국입니다.

 

계룡산 정씨 왕국은 상제님께서 친히 정씨 성鄭氏姓을 처가로 선택하여 그 기운을 해소하였다고 하였고, 조씨 왕국과 범씨 왕국도 다 교운 공사를 통하여 해원시키셨습니다. 그림자조차 남지 않는다고까지 하셨지요. 상제님 당시에 이를 궁금히 여기는 사람이 많자, 상제님께서는 “일본 사람이 모든 섬과 산을 샅샅이 뒤지고 물밑까지 더듬어 보았나니 정씨가 몸 붙여 일 벌일 곳이 어디 있으리오. 그런 생각은 다 버릴지어다.”(증산도 도전道典 4:70:2~3)라고 하셨습니다.

 

강화도조약으로 개항이 되자 일본은 서해안, 남해안 섬까지 모두 실측하였습니다. 서울은 1907년이 되어서야 측후소가 생겼는데, 군산은 1890년대부터 일본에 의한 기온 데이터가 남아 있습니다. 선천 비결에 따르면 정씨가 바닷가 섬 속에서 나온다고 하지요. 일제가 그것을 알기 위하여 서남해안을 실측하지는 않았겠지요.

 

근대화 과정에서 기본 데이터를 축적한 것인데, 상제님을 따르던 성도들까지 그런 진인대망의 꿈을 버리지 못한 것을 상제님이 통렬히 꾸짖고 계십니다. 태상종도사님은 2변 도운을 개척하셨는데 그때까지도 일부 지도자급 인사가 진인해도출 같은 선천 비결을 들먹이는 것을 보고 개탄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 공부하는 자들이 ‘방위가 바뀐다.’고 이르나니
    내가 천지를 돌려놓았음을 세상이 어찌 알리오.
    (도전道典 4:152:1)

 

 

📑성문부자聖門夫子 일부자一夫子는

이 글은 적어도 김일부 대성사의 정역正易이 나온 이후에 기록된 것이 틀림없습니다.

 

북극통개(北極通開) 삼천리(三千里)요 남해개벽(南海開闢) 칠천리(七千里)라

동해남천(東海南天) 바라 보니 수극화(水克火)가 되었구나

풍파(風波)가 절엄(切嚴)하니 억조창생 어찌할고

너의 창생 건져줄 때 이리해도 비방(誹謗)할까

괴이하다 괴이하다 금세풍속(今世風俗) 괴이하다

삼강오륜(三綱五倫) 변(變)타한들 이리하기 허무(虛無)하다

이팔청춘(二八靑春) 소년들아 허송세월 부디 마라

과학인지 문학인지 금세풍속 괴이하다

하날 쓰고 도리도니 마음대로 뛰는구나

효자충신 다 버리고 시속개명(時俗開明) 말을 하네

똑똑하고 잘난 체로 주제넘게 배웠던가

미신타파 한다 하고 천지신명(天地神明) 무시하네

저의 부모 몰랐으니 남의 부모 어이 알리

저의 선령(先靈) 다 버리고 남의 조상(祖上) 어이 알리

더벅머리 홀태바지 비틀거려 걷는 양은

서양문명(西洋文明) 이러한가 동양문명(東洋文明) 이러한가

고래의관(古來衣冠) 보게 되면 손질하고 욕(辱)을 한다

고래유풍(古來遺風) 전(傳)한 법(法)을 본보기는 고사하고

숙맥 같고 미신(迷信)같다 저희끼리 공론(公論)하네

원수의 왜적(倭賊)놈은 저의 신주(神主) 대(對)하듯이

원수왜적(怨讐倭賊) 말을 듣고 저의 고기 지가 먹고

저의 피를 지가 먹고 못할 일이 전혀 없네

참 왜(倭)는 고사하고 토왜(土倭)가 무섭더라

왜(倭)놈에게 충신(忠臣)되면 그 충신이 장구(長久)할까

동해부상(東海扶桑)돋는 해가 신유방(申酉方)에 넘어 간다

칠칠야(漆漆夜) 닭이 우니 너의 얼굴 다시 보자

일모태궁(日暮兌宮) 하였으니 삼십육궁(三十六宮) 비쳤던가

미련은 먼저 나고 슬기는 나중 난다

우리 강산(江山) 삼천리(三千里)에 씨름판이 벌어졌네

천지(天地)씨름 상(上)씨름에 대(大)판씨름 넘어간다

 

📑동해부상東海扶桑 돋는 해가 신유방申酉方에 넘어간다 

아주 당연한 이치이지만, 일제日帝 치하에서 일본이 망한다는 내용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설명한 것은 너무나 센스가 돋보입니다. 그 방법이 육십갑자납음으로 갑신 을유까지만 밝힌 겁니다. 상제님께서는 칠월칠석삼오야(七月七夕三五夜)를 세상 비결이라 하시며 잘 알아 두라는 말씀이 계셨는데 이는 해방되는 날짜까지 말씀하신 것입니다.

 

📑우리 강산江山 삼천리三千里에

앞에서 오선위기 바둑판의 이치를 설명하였는데, 이제부터는 다섯 신선 가운데 주인인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각축 과정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 동선動線이 시간 순으로 되어 있지 않아서 약간의 혼란이 올 수 있는데 이 역시 의도된 것이라고 봅니다.

 

결론은 오선위기 모두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사실입니다. 상씨름 곧 상투 튼 주인들끼리 맞짱 뜨는 대판씨름으로 마무리된다는 것이지요.

 

애기씨름 지난 후에 총각(總角)씨름 되는구나

판判씨름에 넘어가니 비교(比較)씨름 되었구나

상씨름에 판씨름은 한 허리에 달렸으니

술 고기나 많이 먹고 뒷전에서 잠만 잔다

숙살기운(肅殺氣運) 일어날 때 일야상설(一夜霜雪) 가외(可畏)로다

숙살기운 받는 사람 가는 날이 하직이라

혈기 믿는 저 사람아 허화난동(虛火亂動) 조심하고

척신난동(慽神亂動) 되었으니 척신받아 넘어간다

남북풍(南北風)이 일어나니 만국성진(萬國腥塵) 되었구나

일야상설(一夜霜雪)하실 적에 만수낙엽(萬樹落葉) 다 지내고

만년백설(萬年白雪) 쌓일 적에 녹죽청송(綠竹靑松) 푸를 청자(靑字)

사시장춘(四時長春) 불변하니 군자절개(君子節介) 제일(第一)일세

황홍흑백(黃紅黑白) 오색중(五色中)에 푸를 청자(字) 으뜸이라

불로불사(不老不死) 오만년(五萬年)에 만년불변(萬年不變) 일색(一色)일세

삼춘삼하(三春三夏) 번성시(繁盛時)에 만물번성(萬物繁盛) 일시(一時)로다

주문도리(朱文桃李) 부귀화(富貴花)는 도홍이백(桃紅李白) 장관이오

 

📑애기씨름 지난 후에

전통 씨름판에서 애기씨름은 판을 달구기 위해 애들이 먼저 나와 분위기를 띄우고, 다음에는 머리를 땋은 총각總角들이 힘을 자랑하는 판이 벌어졌습니다. 요새 민속씨름 경기를 보아도 힘 하면 총각들이죠. 그런데 상씨름이란 씨름판의 대미大尾랄 수 있는 상투를 튼 어른들의 본게임입니다. 갖가지 기술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전문가, 상수들의 판板입니다.

 

한판이라는 말에는 판이 크다는 뜻도 있지만, 예측이 불허하다는 의미도 있지요, 판이 기울었다 하면 누가 흥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여기서 애기판 총각판 상씨름 모두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역사적인 전쟁판입니다. 결론은 한국이 세계의 중심국, 도주국道主國이 되는 것입니다. 태을, 천원, 을장, 만국활계 등 모든 의미가 하나로 되는 과정이지요.

 

애기판은 러일전쟁으로 시작되어 1차 세계대전의 무대를 말합니다. 러일전쟁을 치르기 위하여 경부선, 경의선 철도가 부설되었습니다. 「남조선 뱃노래」에서 잠시 언급되었던, 관운장關雲長이 소환되는 시기가 바로 이때입니다. 관운장은 기원전 분이지만, 천상 신도에서는 상제님이 계시는 옥경 삼문의 책임자로 계신다고 합니다. 임진란 때 조선 사람들에게 공대를 받은 것이 은혜가 되어 조선을 세 번 도와주기로 약속이 되어 있는데, 1차 세계대전 때 서양으로 건너가 (신도에서)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바로 천상의 병마대권兵馬大權의 주재자로써 서양의 제국주의를 깨뜨리는 중대한 임무를 수행한 것입니다.

 

이때 관운장이 거느린 신병들은 바로 조선을 지키는 수호신들입니다. 그러니 조선은 나라를 지키는 수호신들이 모두 유럽으로 출장 가서 마치 빈집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20세기 역사는 신도神道 역사관이 나와야 비로소 그 실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봅니다. 총각판은 중일전쟁으로부터 발발하여 2차 세계대전 약 10년간을 포괄합니다. 그 청나라 사람들 변발한 모습이 우리네 총각들 모습과 흡사하여 총각판이란 별칭이 붙었는데, 이러한 이름 모두 동학과 참동학 증산도에서만 쓰는 고유한 용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상씨름에 판씨름은

이러저러 1950년 남북 상씨름이 발발한 지 벌써 7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 시간은 곧 휴전休戰의 시간대입니다. 종전終戰 선언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비교 씨름이란 말이 의미하듯, 남북은 그 사이 이데올로기뿐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를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한 치의 양보 없이 체제 경쟁을 해 왔습니다.

 

세대와 정권이 바뀌어도 서로가 서로를 더욱 투명하게 들여다보면서 해법을 찾을 수 있는 공통분모(동질성 회복) 찾기는 불투명한 것 같습니다. 「초당의 봄꿈」의 작자는 ‘상씨름은 한 허리에 달렸다.’고 단언하면서도, 그 결론은 ‘숙살肅殺 기운’, ‘척신 난동’, ‘남북南北풍’, ‘만국성진萬國腥塵’, ‘일야상설一夜霜雪’ 등등, 세상 사람들이 전혀 사용하지 않는 용어들만 나열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동학과 참동학에서 제시하는 12제국 괴질 운수와 후천개벽 소식을 통하여야만 소통되는 코드들이지요.

 

📑삼춘삼하三春三夏 번성시繁盛時에

「초당의 봄꿈」 작자는 여기서 더 이상 논리를 전개하지 않습니다. 대신 판소리 한 가락이나 당송唐宋 시인들의 시구詩句를 읊조리며 심경을 피력합니다. 무척이나 인문학에 해박한 이분의 시적 감성을 지면상 여기서 다 옮기지 못합니다.

 

방화수류(傍花隨柳) 과전천(過前川)은 유객풍류(遊客風流) 장관이오

녹음방초(綠陰芳草) 성하시(盛夏)시는 등산유객(登山遊客) 장관이오

황국단풍(黃菊丹楓) 늦은 뒤에 시객소인(詩客小人) 장관이오

이때 저때 다 지내고 백설강산(白雪江山) 되었으니

만수녹음(萬樹綠陰) 풍류(風流) 속에 자랑하던 부귀화(富貴花)는

편시춘몽(片時春夢) 되었으니 춘화광음(春花光陰) 그뿐일세

뛰고 놀던 저 사람아 이리 될 줄 뉘가 알고

독조한강(獨釣寒江) 백설중(白雪中)에 지난 고생 생각난다

매몰하던 저 사람은 어이 그리 매몰한고

같이 가자 맹서하며 진정토설(眞正吐說) 하였더니

은근하게 귀에 대고 남의 심정 빼어 보네

그말 저말 곧이 듣고 툭툭 털어 토설하니 

소위 추리한다 하고 생각나니 그뿐이라

속마음 달랐던가 이제 보니 초월(楚越)일네

두 눈이 말뚱말뚱 아니속고 저 잘난체

아무리 유인해도 내가 정말 속을쏘냐

한푼 두푼 모았다가 살림살이 돌아 보지

쓸데없이 쓰는 돈은 술 고기나 먹어보지 

이리 촌탁(忖度) 저리촌탁 생각나니 그뿐이라

저 사람 용렬(庸劣)하다 욕심(慾心)은 앞을 서고

성심(誠心)은 뒤를 서서 듣고 보니 그러할 듯

헛일삼아 종사해서 다행(多幸)이나 어떠할까

탁명(託名)이나 하여 놓고 좋은 소식 듣고자

이 달이나 저 달이나 앉아 한몫 바랐더니

이러한 줄 알았더면 나도 역시 한몫 할 걸

후회한들 소용없고 한탄한들 소용없다

 

📑방화수류傍花隨柳 과전천過前川

송나라 정호程顥(명도明道 선생, 1932~1085)의 춘일우성春日偶成이란 시로 봄의 정취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녹음방초綠陰芳草 성하盛夏시

송나라 왕안석王安石(1021~1086)의 첫 여름의 즉흥시(初夏卽事詩)라는 제목으로, 초여름 녹음의 경치가 봄보다 낫다는 여름 예찬론을 펼치고 있습니다.

 

📑황국단풍黃菊丹楓 늦은 뒤에

당나라 두보杜甫(803~853)의 산행山行이란 제목으로, 가을이 돌아오면 단풍이 장관이어서 시인의 시심이 절로 우러난다는 가을에 대한 찬사입니다.

 

📑편시춘몽片時春夢 되었으니

봄·여름·가을·겨울 사시절 정취만 생각한다면 미처 즐기기에도 부족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도, 같은 봄 정취에 취해서 낮잠을 자면서도, 「초당의 봄꿈」 작자는 다른 꿈을 꿉니다. 천지가 막아 놓은 비밀도 모두 누에 실타래 풀듯 술술 설명하던 그가, 마침내 드러낸 속내는 무엇입니까? 같이 가자! 함께 가야 한다!

 

📑독조한강獨釣寒江 백설중白雪中에

당나라 유종원柳宗元(773~819)의 강설江雪이란 제목으로, 겨울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소위 추리한다 하고

지금은 과거와 시간의 밀도가 다르게 흐르고 있음은 동학에서 이미 천명되었습니다. 무극대도가 설정한 시간표 태엽은 오늘도 어김없이 딸깍딸깍 초침을 울리며 풀리고 있습니다. 상제님의 말씀으로 마무리합니다.

 

  • 일이 흥왕하게 됨은 천지에 달려 있는 것이요 반드시 사람에게 달린 것은 아니니라. 그러나 사람이 없으면 천지도 또한 없는 것과 같으므로 천지가 사람을 낳아 사람을 쓰나니 사람으로 태어나천지에서 사람을 쓰는 이때에 참예하지 못하면 어찌 그것을 인생이라 할 수 있겠느냐!   (도전道典 8: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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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두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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