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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권으로 읽는 논어+역경 . 도올 김용옥 저 

『논어』와 『역경』,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지금 우리는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가?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가? 인류의 미래는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그 흐름 속에서 나와 내 가족은 어떻게 살고 잘돼야 할 것인가? 사는 게 여전히 힘든 요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색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 나왔다. 바로 동방인의 지혜와 동양 사상의 원천을 오롯하게 한 권에 담은 책이다.

동양의 지식인이라면 필수적으로 습득해야만 했던 『논어論語』와 약 1만 년 전의 인류 시원 경전 『천부경天符經』에서 발원한 우주 변화의 원리를 다룬 『역경易經』 전체를 단 한 권에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어야 할 의미는 충분할 것이다. 이 책은 인류 고전의 최고봉인 두 문헌을 독자 누구든지 21세기적 감각으로 읽고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

저자는 책이 출간되는 이 시점을 우리 민족의 역사가 위기와 불안, 도덕적 해이와 자본의 횡포 속에 놓여 있으며, 전 세계적인 정치적 리더십의 총체적 난국이 드러나고 있는 때로 보고 있다. 동시에 우리 문명의 창발적인 개화와 희망, 그리고 새로운 창조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카이로스Kairos의 시간대이기도 한데, 이 절묘한 시점에 순결한 우리말 경전이 태어났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역해자가 『논어』와 『역경』, 불경과 기독교 복음서 그리고 『동경대전』과 『용담유사』의 역해 작업들을 통해서 잘 드러내 온 관점이다.


왜 하필 지금 『논어』 + 『역경』인가?


동방인들의 삶과 사유의 근원으로 존숭받아 온 경전으로 우리는 예부터 사서삼경四書三經을 꼽았다. 이 사서四書의 대표작이 『논어』이고, 삼경三經 중의 가장 어려운 문헌이 바로 『역경』이다.

저자에 의하면 『논어』는 모든 삶의 과정에서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들의 기록이다. 그것은 이론의 전개가 아니라 살아 있는 삶들의 영상이다. 『논어』는 삶의 원형이요 전형이라고 말하고 있다.

점占치는 책으로만 알려진 『역경』에 대해서는 인간 삶의 중용적 목표를 가늠케 하는 동적 사유의 전개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역易』은 변화의 경전이지만,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인류가 그려 가는 역사의 비전을 명료하게 만드는 심볼의 체계라고 하였다. 그래서 『논어』가 삶의 장면들이라면, 『역』은 그것을 엮어 내는 논리적 결구라고 선언한다.

『논어』는 우리에게 사람 되기를 가르치고 있다. 공자와 그 제자들의 문답에서 살아 있는 삶과 고뇌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2,500년 전의 사람들이나 현대인들이나 다 똑같은 욕망의 존재들이고, 삶에 대한 고민도 어느 정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하는 게 잘 사는 것인지 등에 관한 고충의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에 맞춰 다르게 답을 전하면서도, 스스로 전하고자 하는 가르침을 전하는 공자는 스승으로서 삶의 도리를 보여 주고 있다.

역해자는 이 책에 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논어』와 『역경』은 어떤 신념이나 신조나 신앙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논어』와 『역경』은 우리가 왜 도덕적이어야만 하는가, 그 사람됨의 이유를 가르쳐 준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적 지식이나 사회과학적 창안이 아니다. 새로운 도박이 아니라 상식적 세계에 관한 도덕의 회복이다.

도덕은 공자가 말하는 인仁으로 우리가 회귀할 때만 세워지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방법론을 『논어』와 『역경』이 제시하고 있으며, 그 도덕의 총집결판이 바로 이 한 권의 책이라 말하고 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고, 난세 속에도 삶의 길은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삶의 인간적 현장은 논어에서, 삶의 철학적 원칙은 역경에서 그 지혜의 순금 부분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역해자는 결론지어 말한다. 공자는 결코 중국 사람이 아니고, 유교는 결코 중국 종교가 아니다. 그것은 예수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니고, 기독교가 이스라엘 종교가 아닌 것과도 같다. 공자는 고조선 영향권 속에 있는 작은 제후국 노魯나라 사람이고, 유교는 교단에로의 예속을 강요하는 하나의 종교가 아니라 인류 보편의 상식이다. 유교는 한국인의 도덕적 심성의 바탕이고, 한국인의 혈관에는 논어의 가치관이 흐르고 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논어는 삶이고 역경은 사유의 근원이다. 역은 점이 아니라, 물음이고, 삶의 철학이라 말하고 있다.


이 책의 특징


이 책의 역해자 도올은 한국의 대중들에게 『논어』와 『역경』을 긴 시간에 걸쳐 강의해 왔다. 『논어』는 “도올의 논어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KBS 1 TV의 황금시간대를 활용하여 2000년 10월부터 64회에 걸쳐 방영되었고, 『역경』은 『도올 주역 강해』라는 주석서가 출간되면서 유튜브 도올 TV에서 2022년 7월 24일부터 강론이 시작되어 현재 진행 중이다. 『논어』와 『주역』은 모두 역사적으로 공자와 관련이 있어서 유교의 핵심 경전으로 꼽힌다.

그동안 역해자 도올은 사반세기에 걸쳐 『논어』와 『주역』 모두 방대한 주석본을 내놓았다. 이번에 출간한 #『단 한 권으로 읽는 논어+역경』은 지금까지 정성 들인 주석을 다시 내면화시켜 소화된 언어로, 가장 평이하게 이해될 수 있도록 새로운 버전을 창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원전과 번역이 친절한 우리말 독음과 함께 완벽하게 실려 있다. 과거 역해자가 『노자도덕경』을 『길과 얻음』이라고 하는 한글 번역본만으로 냈던 전례에서 알 수 있듯이 고전의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잘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책에는 『논어』와 『역경』의 한문 원문과 한글 독음, 그리고 필생을 통하여 갈고 다듬은 군더더기 없는 우리말 역해가 체계적으로 실려 있다.# 그래서 한문 실력이 없는 그 누구라도 읽을 정성만 있다면 능히 읽어 낼 수 있다. 역해자는 논어에 등장하는 인물과 공자가 살았던 그 시대에 대한 이해를 돕는 「논어 사전」을 싣고 있다. 여기에는 『논어』에 나오는 주요한 고유명사(인명, 지명, 나라 이름, 역사적 군주나 인물, 공자 제자들의 이야기)와 추상명사가 세밀하게 설명되어 있는데, 객관적인 사실을 단순히 나열하는 무미건조한 내용이 아니라, 『논어』를 읽는 데 꼭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그리고 공자가 그의 삶에서 느끼는 방식으로 해설되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공자의 연표가 없으면 공자를 이해하기 어렵고 그의 생애와 사상을 전관展觀할 수 없으므로 『공자 연표』도 함께 실었다. 이 『공자 연표』를 만드는 작업은 역사 문헌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요구해서, 우리나라에서는 『공자 연표』가 만들어진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우리의 지식에 의하여 『공자 연표』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한국 한학계의 새로운 이정표라고 역해자는 말한다.


『논어』와 『역경(주역)』
『논어論語』는 유교 사서四書의 하나다. 중국 최초의 어록語錄이기도 하다. 고대 중국의 사상가 공자孔子의 가르침을 전하는 가장 확실한 옛 문헌이다. 공자와 그 제자와의 문답을 주로 하고, 공자의 발언과 행적, 그리고 고제高弟의 발언 등 인생의 교훈이 되는 말들이 간결하고 함축성 있게 기재되어 『장자莊子』 및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과 함께 3대 문장으로 한문 학습의 필수 교재로 사용되었다.

『역경易經(주역周易)』은 8괘八卦와 64괘, 그리고 괘사卦辭와 효사爻辭, 십익十翼으로 되어 있다. 약 5,700년 전 태호복희씨太昊伏羲氏가 처음으로 팔괘를 긋고 하도河圖를 그렸고, 4,300여 년 전 단군조선의 초대 단군 임금님께서 우임금에게 낙서洛書를 그려 주신 이후, 주周나라의 문왕이 주역 64괘의 괘명과 괘사를 붙였고 문왕팔괘文王八卦를 그었다. 또 공자는 『역경(주역)』을 깊이 연구하여 그 원글을 해석하고 이치를 밝힌 『십익』을 저술하였다. 십익은 단전彖傳 상⋅하편, 상전象傳 상⋅하편, 계사전繫辭傳 상⋅하편, 문언전文言傳, 설괘전說卦傳, 서괘전序卦傳, 잡괘전雜卦傳이 그것이다. 이 주역은 동방의 이 땅에 태어난 김일부金一夫(1826∼1898) 대성사가 편찬한 『정역正易』에 의해 비로소 완성되었다.



지은이 도올 김용옥


우리 시대와 호흡하며 살아온 철학자이다. 고려대학교, 한국신학대학교, 대만대학, 동경대학, 하버드 대학에서 엄밀한 학문의 훈련을 받았다. 인류의 고전을 살아 있는 우리말로 바꾸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의 작품들은 배움에 뜻을 두는 모든 사람에게 깊은 감명을 던져 주고 있으며, 우리나라 고전학의 기본 텍스트로서 가장 많이 읽히고 있는 경전들이다.

이 책은 논어와 역경에 관한 저자 도올 김용옥의 학술적 성과를 총망라한 것이다. 저자는 하버드 대학에서 주역과 관계된 〈왕부지의 철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이래 그동안 『도올 논어』 전 3권, 『논어 한글 역주』 전 3권, 『도올 주역 강해』 등을 펴내면서 논어, 역경에 관한 연구를 최근까지 치열하게 해 왔다. 그러므로 단 한 권에 그 정수를 담은 이 책은 『논어』와 『역경』에 대한 저자 도올 김용옥의 최종판이라 할 수 있다.

짓거나 역해한 책은 『논어 한글 역주 1.2.3』, 『중용한글 역주』, 『맹자, 사람의 길』 상⋅하, 『대학⋅학기 한글 역주』, 『도올 주역 강해』 등의 동양 고전과 『동경대전 1 - 나는 코리안이다』, 『동경대전 2 - 우리가 하느님이다.』, 『용담유사 - 수운이 지은 하느님 노래』 등의 국학 경전, 그리고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 인도로 가는 길』 1⋅2, 『스무 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기독교 성서의 이해』, 『도올, 시진핑을 말하다』, 『논술과 철학 강의』 1⋅2, 『난세 일기 - 우리가 살고 있는 문명을 되돌아본다』 등이 있다.


태상종도사님 어록 속에 인용된 논어, 역경 구절들


증산도의 뿌리이신 태극제 안운산安雲山 태상종도사님께서는 재세 시에 도생들을 교육하실 때, 상제님 진리 외에 가끔 동양 고전을 인용해 주실 때가 있었다. 그중 『논어』와 『역경』을 언급하신 부분이 꽤 된다.
마침 3월 12일(음력 2월 3일)은 태상종도사님 어천 12주기가 되는 날이어서, 태사부님께서 내려 주셨던 도훈 중 논어와 역경에 대한 부분을 정리해 보았다. 도훈 내용은 증산도 홈페이지에서 발췌했으며, 번역문은 도올의 문장으로 하였다. 도올의 책에는 별다른 현토가 달려 있지는 않다. 아마 공자가 위편삼절韋編三絶하며 보았던 원형 그대로의 『역경』을 드러내고자 한 것 같다.

●불치하문不恥下問“옛말에 불치하문不恥下問이라는 말이 있다. 아닐 불 자, 부끄러울 치 자, 아래 하 자, 물을 문 자. ‘아랫사람에 묻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아라.’는 것이다. 할아버지가 손자한테 말 배우기가 참 쑥스러운 일일 것이다. 너희들끼리도 서투른 것은 서로 배우고, 교육시키는 데에 자꾸 쫓아다니다 보면 가르쳐 달라고 안 해도 자연 들으면 배워지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부족한 건 보충을 하면서 자기 자신이 교육을 시켜라.  

그리고 간부들은 신입 신도가 들어오면 상제님 진리를 환하게 꿰뚫을 만큼 교육을 시켜라. 자꾸 얘기도 하고. 또 ‘상제님 태모님, 상제님 태모님, 상제님 태모님’을 주문 읽듯 자꾸 찾고, 태을주도 몸뚱이에서 냄새가 나도록 읽어라. 태을주 냄새가 나도록 주문 읽고, 상제님의 혼이 돼서 신앙을 해라. 교육을 많이 시켜서 나보다 더 잘 믿는 사람을 만들고, 또 교육을 시키다 보면 자연 내가 모르는 것도 알아지고 진리도 늘게 돼 있다. 그렇게 해서 그저 상제님의 혼이 돼야 된다. 천지의 마음을 가져야 된다.”

자공문왈 공문자하이위지 문 야
子貢問曰 “孔文子何以謂之 ‘文’也?”
자왈 민이호학 불치하문 시이위지 문야
子曰 “敏而好學, 不恥下問, 是以謂之 ‘文’也”

자공이 여쭈어 말씀드렸다. “공문자(孔文子, 공문자는 위나라의 중신重臣으로 성姓은 공孔, 명名은 어圄, 문자文子는 시호)를 어찌하여 문文이라 시호하였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 “영민한 사람인데도 배우기를 좋아하였으며,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런 까닭으로 문이라 일컬은 것이다.” - 『논어』 「공야장公冶長」 (45쪽)



●인지장사人之將死에 기언야선其言也善“조지장사鳥之將死에 기명야애其鳴也哀하고, 인지장사人之將死에 기언야선其言也善이라. 새 새끼, 짐승도 죽을 때는 슬프게 운다. 아무리 못된 사람도 죽을 때는 “아이구, 내가 잘못했구나. 잘 살 걸. 산 세상에 참 너무나 잘못했다.” 하고 뉘우치면서 죽는단 말이다.  

생사 양로밖에 없는, 요 말세의 기로에서 우리는 다행히도 조상의 음덕으로써 좋은 하나님 진리를 만났으니 우리 능력이 허락하는 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일심만 가지면 암만 몹쓸 병에 걸려도 천신이 감동해서도 다 나을 수가 있다. 낫는 데까지가 일심이다. 기적이 일어나서도 산다.

왜 태을주를 읽으면 차 타고 가다가 차가 납작쿵이 돼서도 그 안에서 살아나는가? 차가 납작쿵이 됐는데 차를 뜯어내고 보면 허물 하나도 안 벗어졌다. 잘 믿은 사람은 다 그렇게 되어져 있다. 그건 사실이 증명하는 것이다. 그런 걸 기적이라고 한다. 상제님 신앙을 잘할 것 같으면 말로써 형언할 수 없는 기적이 일어난다. 그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신앙을 잘해서 그런 기적을 받아라. 꿈에도 바랄 수 없고 생각할 수 없고 말로써 표현할 수도 없는 기적! 천신天神이 감동해서 천은天恩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신앙을 해라.”

증자유질 맹경자문지 증자언왈 조지장사 기명야애 인지장사기언야선
曾子有疾 孟敬子門之. 曾子言曰 “鳥之將死 其鳴也哀 人之將死其言也善.
군자소귀호도자삼 동용모 사원폭만의 정안색 사근신의 출사기 사원비배의
君子所貴乎道者三. 動容貌 斯遠暴慢矣 正顔色 斯近信矣 ; 出辭氣 斯遠鄙倍矣
변두지사즉유사존
籩豆之事則有司存”.

증자가 병환이 깊었다. 맹경자가 병문안을 왔다. 이에 증자는 정중하게 말문을 열었다 : 새도 죽으려 하면 그 울음소리가 애처롭게 아름답고, 사람도 이 세상을 하직함에 그 말이 착하여 들을 만한 것이라오. 군자가 귀하게 여기는 도道가 세 가지가 있다오. 용모를 움직일 때는 반드시 폭력과 태만을 멀리하시오. 얼굴빛을 바르게 할 때에는 반드시 신실信實함에 가까워야 하오. 말을 입 밖에 낼 때에는 비루함과 거역함을 멀리하시오. 예라는 것은 사소한 규정이 아니라오. 제기를 어떻게 진열할까 하는 일 따위는 유사有司에게 맡기시오.
- 『논어』 「태백泰伯」 (71쪽)



●언충신言忠信, 행독경行篤敬“증산도 신앙을 잘하려면 절대로 거짓말하지 말고, 양심 속이지 말고, 진실되게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 사람은 정의를 바탕으로 정의롭게 생활을 해야 한다. 이 증산도 종도사는 정의에 어긋난 것은 몸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절대 허락을 하지 않는다. 진리의 바탕 위에서 생사존망을 행위하는 사람인데 흔들릴 수가 있나. 또 정의롭게 사는 사람은 누가 건드리지도 못한다.

옛 고고학에 이런 말이 있다. ‘언충신言忠信 행독경行篤敬이면,’ 말이 충성스럽고 믿음성이 있으면서 행실이 돈독하고 조심성이 있을 것 같으면, ‘수만맥지방雖蠻貊之邦이라도 행의行矣어니와’ 비록 오랑캐의 땅에서 산다 하더라도 행세, 행동을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언불충신言不忠信 행불독경行不篤敬이면,’ 말이 충성스럽고 믿음직하질 않고, 행실이 돈독하고 조심성 있지 않을 것 같으면 ‘수주리雖州里나 행호재行乎哉아’ 비록 제 마을, 제 동네에서도 행세를 할 수가 없다.

사람이 정의롭게 거짓 없이 신용 지키고 남에게 믿음을 주고 그렇게 살 것 같으면, 사람 사는 세상에는 아무 데 가서 살아도 잘살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이 못돼 먹고 충실치 못하고 남에게 믿음성도 안 주고 행실도 고약하고 그럴 것 같으면 제 동네에서도 배길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은 지가 제 행동을 뜯어먹고 산다. 저하기에 매여 있다. 하니까 사람은 신앙을 떠나서도 우선은 정의롭게, 바르게 살아야 한다. 남을 용서하고, 나보다 남을 먼저 위하는 봉사 정신, 내 에너지를 남에게 나누어 주는, 남의 걱정을 잘해 주는 그런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 인자仁者는 무적無敵이라, 착한 사람은 적이 없다.”

언충신 행독경 수만맥지방 행의 언불충신 행불독경 수주리 행호재
言忠信, 行篤敬, 雖蠻貊之邦, 行矣. 言不忠信 行不篤敬 雖州里, 行乎哉?

(어린 제자 자장子張이 도道가 세상에 행하여지는 것에 대하여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말이 충신忠信하고 그 행동이 독경篤敬하면 비록 만맥蠻貊의 색다른 나라라 할지라도 도가 행하여질 수 있거니와, 말이 충신하지 못하고 그 행동이 독경하지 못하면 자기가 사는 동네에서도 도는 행하여지지 않는다. - 『논어』 「위령공衛靈公」 (147쪽)



●적덕지가積德之家에 필유여경必有餘慶이요. 적악지가積惡之家에 필유여앙必有餘殃이라“사람 종자, 알캥이를 맺는 것은 조상에서부터 생활을 잘해야 되는 것이다. 그것이 지구 일 년에 곡식 종자가 70프로 열매 맺기도 하고, 80프로 열매를 맺기도 하고 알캥이를 꽉 차게 맺는 것과 같다. 조상에서 사회생활을 잘못하면 그 자손들은 가을철에 가서 빈 쭉정이밖에 안 된다. 다시 말해서 사람 농사를 잘 짓는다는 것은 조상들이 행위를 잘해서 덕을 쌓고 공을 쌓아 자손들에게 그 업적을 물려주는 것이다. 그게 혈통으로 물려지는 것이다. 그 진리를 알아야 한다.

그래서 사람은 바르게 살아야 된다. 바르게 살면 그 업적이 자손에게로 간다. 알아듣기 쉽게 얘기하면 “적덕지가積德之家에 필유여경必有餘慶이요”, ‘덕을 쌓은 집은 반드시 남은 경사, 남은 복이 있고’, 즉 좋은 복이 자손에게 물려진다는 말이다. 또 “적악지가積惡之家에 필유여앙必有餘殃이라”, ‘악한 것을 쌓는 집은 남은 악이 있다’, 조상에서 지은 악업이 자손에게 돌아간다는 소리다. 남에게 잘해 주고 적덕을 하면 자손에게 그 업적과 덕이 물려져 그 복이 자손에게 돌아가고, 못되게 생활하면 그 남은 악이 자손에게까지 미치는 것이다. 사람이 좋게 살아서 좋게 사회생활을 하면 그 자손에게 복이 돌아간다. 그렇게 천지에서 사람 농사를 지어 가을이 되면 사람 씨알을 추린다.”
 

문언왈  적선지가 필유여경 적불선지가 필유여앙
文言曰 ···(중략)··· 積善之家, 必有餘慶 ; 積不善之家 必有餘殃.

선을 대대로 쌓는 집안에는 항상 그 후손들에게까지 남아돌아가는 축복이 있고, 불선을 대대로 쌓는 집안에는 항상 그 후손들에게까지 남아돌아가는 재앙이 있다. - 『주역周易』 곤괘坤卦 문언전文言傳



도올의 책에는 수식하는 아름다운 말이라는 뜻의 문언文言을 비롯한 전傳(=십익)이 아쉽게도 없다. 실제 우리가 『주역周易』을 읽는다든가, 『주역』에 대한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모두 “역경”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역전易傳”에 관한 것이라고 역해자의 또 다른 저서인 『도올 주역 강해』에서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점으로서의 역이 아닌 학學으로서의 역은 공자가 지었다고 하는 십익十翼이라는 전傳의 세계에 쌓아 올린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유명한 “적선지가”는 문언전에 나오는 내용이라 부득이 『도올 주역 강해』 154쪽 부분을 인용하였다.

여기에서 불선不善은 좋지 못하다는 뜻으로 실체적인 “악惡(the Evil)”을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악을 싫어하다, 추하다는 의미의 오惡로 본다면 비슷한 뜻이 되기는 한다. 역해자는 불선을 쌓을 수 있는가 하면 선을 쌓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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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두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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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운이 지은 하느님의 노래 - 『용담유사龍潭諭詞』-역저자 도올김용옥

 

역저자 도올 김용옥고려대학교 생물과, 철학과, 한국신학대학에서 수학하고 대만대학, 동경대학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 대학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획득하였다. 그리고 다시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6년의 학부 수업을 마치고 의사가 되었다. 그는 고려대학, 중앙대학, 한예종, 국립순천대학교, 연변대학, 북경대학, 사천사범대학 등 한국과 중국의 수많은 대학에서 제자를 길렀다. 『동양학 어떻게 할 것인가』 등 90여 권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의 베스트셀러들을 통해 끊임없이 민중과 소통하여 왔으며 한국 역사의 진보적 흐름을 추동하여 왔다.

유교의 경전 역주를 완성하였으며, 신학자로서도 권위 있는 성서 주석서를 많이 저술하였고, 영화, 연극, 국악 방면으로도 많은 작품을 내었다. 현재는 우리나라 국학國學의 정립을 위하여 한국의 역사 문헌과 유적의 연구에 정진하고 있다. 또 계속 진행되는 유튜브 도올TV의 고전 강의를 통하여 그는 한국의 뜻있는 독서인들과 소통하며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 최근에 나온 그의 저서 〈우린 너무 몰랐다〉, 〈스무 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금강경 강해(개정신판)〉, 〈도올의 마가복음 강해〉, 〈노자가 옳았다〉, 〈동경대전1-나는 코리안이다〉, 〈동경대전2-우리가 하느님이다〉는 모두 그가 새로운 국학의 여정을 밟고 있는 역작들이다.

1894년 갑오 동학농민혁명의 원천, 『용담유사龍潭諭詞』

 

                         동학東學 신도들이 안심가安心歌를 잘못 해석하여 난을 지었느니라. (道典 5편 4장 1절)



경신년 4월 상제님 음성을 듣고 문답하며 도통한 최수운 대신사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문으로 된 『동경대전』과 한글로 된 『용담유사』를 집필하였다. 수운이 한글 가사를 열심히 썼던 이유에 대해서, 역주자는 한글은 민중의 언어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즉 자신이 받은 ‘무극대도’는 한학 교육을 받은 고루한 의식 구조를 파고들어 가기가 매우 힘들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단한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깨인 의식을 지닌 민중이 마음을 통하여야 ‘다시 개벽’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는 것이다. 한글 가사는 수운이 애초 민중과 교섭하기 위한 매체로 설정한 문학 양식이었다는 것이다. 아주 쉬운 한글 가사를 통해 이는 구전口傳되면서 전국에 퍼져 나갔다. 말랑말랑한 수운의 의식은 이제 민중들의 동학이 되었고, 1894년 갑오년 역사의 대지진인 동학혁명의 원천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학 신도들이 「안심가」에서 임진왜란 때 쳐들어온 ‘개 같은 왜적 놈들’ 따위를 ᄒᆞᄂᆞᆯ님 조화 받아 하루아침에 물리칠 만큼 십이제국 괴질운수를 이겨 낼 수 있는 조화를 받았다는 것과 영남 유생들이 서학으로 음해한 것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내용이 원래의 의도와 달리 흘러가게 되었다. 서학에 대한 반감은 척양으로, 조선을 침략하는 ‘개 같은 왜적 놈’에 대한 분노는 척왜로 번져 마침내 갑오동학혁명으로 불타올랐다. 동학 신도들은 「안심가」에서 아버지 상제님의 무극대도를 닦아 다시 개벽을 대비하라는 핵심 주제를 놓치고 일본을 향한 지엽적인 분노에 휩쓸려 성급하게 일을 도모했던 것이다.

철학자 도올 김용옥은 『동경대전』과 『대선생주문집』을 완역한 이후에 풍요로운 정보를 바탕으로 『용담유사』를 완벽하게 지금의 우리말로 해체시켜 재구성해 냈다. 오염되지 않은 19세기 말 당시 언어 그대로 어려운 한문 내용은 한학의 전문가답게 출처를 밝히며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이 책은 말 그대로 동학 이해의 개벽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수운 최제우


고운 최치원의 후손인 최제우는 경주 최 부잣집의 기틀을 놓은 정무공 최진립의 7대손이다. 당시 동양은 서양 제국주의 세력의 침략으로 국권과 온갖 이권을 침탈당하는 시대였다. 동방 조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런 어수선한 시기에 최제우는 일찍이 구도에 뜻을 두고, 공부에 전념하며 도를 구했다. 고향인 경주 구미산 아래 용담정에 들어가며 ‘뜻을 이루기 전에는 세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일심으로 기도에 정진했다. 이듬해, 그의 나이 37세이던 1860년 음력 4월 5일, 마침내 최제우는 천주이신 상제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다.

물구물공勿懼勿恐하라. 세인世人이 위아상제謂我上帝어늘 여부지상제야汝不知上帝耶아
두려워 말고 겁내지 말라. 세상 사람들이 나를 상제上帝라 이르거늘 너는 어찌 상제를 알지 못하느냐? ― 『동경대전』 「포덕문」 中



이러한 ‘천주님과의 천상문답’을 통해 수운 최제우는 천명과 신교를 받고 도통을 하게 된다. 이 과정과 가르침을 집필한 책이 『동경대전』이고, 다시 한글로 하느님을 노래한 가사집을 쓰니 바로 『용담유사』이다. 최제우는 ‘인간으로 오시는 천주님을 모신다.’는 ‘시천주侍天主’를 선언하고, ‘다시 개벽’의 새 세상이 열릴 것을 선포하고 동학을 창도하였다.

『용담유사龍潭諭詞』의 주요 구성과 내용 알아보기


동학의 사상은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라는 수운 최제우가 직접 저술한 두 문헌으로 온전히 남아 있다. 『동경대전』은 순 한문으로, 『용담유사』는 순 한글로 지은 4.4조 가사이다. 용담은 경주 인근의 최수운이 활동하던 지역 이름이고 유사는 깨우침을 주는 노래라는 뜻이다. 『용담유사』는 당시에 『수운가사』라고도 하였다.

총 8편으로 이루어진 동학의 노래 『용담유사』는 한글 가사이기에 좀 더 쉽게 민중의 마음속으로 곧바로 파고들 수 있었다. 수운은 우리 한글로 자신의 생각을 민중과 소통하겠다는 위대한 발상을 했다. 표의문자인 한문과 표음문자인 한글이라는 양대 언어 양식을 동일한 무게로 취급하고, 심오한 사유를 두 언어 양식에 걸맞게 분산시켜 표현했다는 데 위대함이 있다. 이 사실 자체만으로도 당시 조선의 지식인들에게는 유례가 없는 사건이다. 수운의 인간적 면모와 개인적 삶과 생활의 질감이 묻어나는 사상 표현은 『용담유사』 쪽에 집약되어 있다.

도올의 수운가사이 책에는 도올의 엄정한 문헌 비평에 의해 밝혀진 『용담유사』의 집필된 순서로 「용담가」, 「안심가」, 「교훈가」, 「도수사」, 「권학가」, 「몽중노소문답가」, 「도덕가」, 「흥비가」 등 8편의 가사 원문 전체를 1883년 계미중추본의 판본 한글 그대로 담고, 독자의 이해를 위해 각 어휘에 해당하는 한자를 첨가하였다. 그리고 각 편들의 전체 개요와 현재 우리말 풀이, 보충 설명을 달았다. 이 책의 말미에는 부록으로 근래에 도올이 국제적으로 발표한 ‘동학선언문’과 ‘동학과 21세기 혁명’이라는 두 편의 장쾌한 문장이 영어 버전과 함께, 그리고 ‘국민총행복과 농산어촌 개벽대행진’에 관여된 다수의 문헌 자료가 실려 있다.

「용담가」의 주요 내용1860년 4월 5일 경신년 상제님과 천상문답 사건으로 시천주주와 무극대도를 받아 낸 사건, 그 느낌이 생생하게 남아 있던 시기에 쓰인 것으로, 동학의 시작은 한글 노래였다. 경주 구미산 용담의 아름다움과 득도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 그동안의 비극적인 삶의 역정이 무극대도 수용을 계기로 환희로 전환되는 그 감격이 여실하게 표현되어 있다.

「안심가」의 주요 내용문자 그대로 주위 사람들에게 “안심하라.”라는 메시지를 발하기 위해 쓴 글이다. 핵심은 내가 가르치는 도는 서학이 아니니, 안심하라는 뜻을 특히 부녀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득도의 과정과 “개 같은 왜적 놈아”라는 표현이 세 번 나오면서, 아무리 서양 제국주의의 위세가 세계를 전복시키고 있다 해서 이런 틈새를 타 발호하는 것은, 임진왜란 때 우리를 침략한 왜적 놈일 수밖에 없음을 갈파하고 있다.

역주자는 수운의 가사는 실로 중층적인 외연, 내포를 가지고 있어서 그 모든 맥락을 표면화시키지 않으면 명료한 뜻을 밝히기 어렵다면서, 정말 「안심가」 주석이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고 토로하고 있다. 더불어 수운을 이해한다는 것은 백과사전적인 지식을 요구한다고 하고 있다.(책 126쪽)

「교훈가」의 주요 내용8개 가사 중 가장 포괄적이고 교리의 핵심을 전한다. 경주에 남기고 온 제자들을 향해 무극대도에 관한 바른 교훈을 일깨우기 위해 쓴 글로 「안심가」가 압축적인 데 반해 산문적이고 유장하다. 운수는 좋지만 최수운 자신을 믿지 말고 한울님, 즉 호천금궐의 상제님을 믿어 정심 수도하는 것에 정성과 공경을 다하라는 당부의 마음이 담긴 글이다.

「도수사」의 주요 내용1861년 12월 25일경 완성되었다. 이후 거처를 남원 교룡산성 은적암으로 옮긴다. 원래는 덕밀암德密庵인데, 수운이 정착하면서 그곳을 자신이 한갓지게 자취를 숨기고 은거하는 암자라 하여 은적암隱跡庵이라고 개명하였다. 은적암은 수운이 반년 이상 머문, 동학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다. 훗날 동학혁명군의 김개남 장군의 군대가 주둔하였다.

문자 그대로 도를 어떻게 닦아야 하냐에 관한 담론으로, 직접 가르침을 베풀지 못하는 안타까움 속에서 용담에서 도를 닦고 있는 도인들의 수도 자세에 관하여 애타는 돌봄의 심사가 끊임없이 끓어오르고 있다. 제자들에게 도를 닦는 요체를 설명하는데, 성경誠敬 두 자를 닦으면서 연원을 잘 바룰 것과 스승 되는 법과 제자 되는 법을 잘 따라 난법난도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권학가」의 주요 내용수운은 자신이 사회적으로 이단으로 몰리고 있는 난처한 상황에 매우 근원적인 처방을 기획하게 되었다. 본래 무극대도라고 표현한 득도 내용을 좀 더 서민들이 알아듣기 쉽게 고쳐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되었다. 자기를 음해하는 난법난도자들에게 왜곡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 자신을 서학의 추종자로 낙인찍는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배제하는 명칭을 필요로 하여, 이에 ‘동학’이라고 하였다.

서학에 대한 “동학”이라는 명칭은 “무극대도”라는 본래적 성격을 너무 피상적으로 만들고, 대립적이고 국부적이고 상대적인 제한성을 가할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수운의 “동”은 해동의 동이요, 조선의 동, 단군 조선의 동, 살린다는 동으로 봐야 할 것이다. 간결하고 발음하기 편하고, 서학으로 오인될 소지를 없애 버렸다. 이 무렵 최수운은 교룡산성 산등성이에서 달밤에 웅장한 지리산 능선을 바라보며 「검결」을 읊었다.

「권학가」는 동학을 권하는 노래이다. 다 같이 동귀일체同歸一體할 것을 권유하고, 성지우성誠之又誠으로 ᄒᆞᄂᆞᆯ님을 공경할 것과 성경誠敬 두 자로 ᄒᆞᄂᆞᆯ님을 공경하면 신병身病이 물약자효勿藥自效할 것임을 밝히고, 백년 신세를 말하는 사람이 있거든 이 가사를 주고 가르침을 주어 새 운수를 받들도록 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몽중노소문답가」의 주요 내용수운 자신이 자신의 이야기에 대해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한 작품이다. 이 가사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자 하였으며, 다시 개벽의 확신을 선포하고자 하였다. 수운의 출생, 성장, 득도 과정, 득도 내용을 픽션으로 구성하고 있다. 여기서 꿈은 무극대도의 도래에 대한 확신과 선택된 자로서의 신념을 의미하고 있다.

자신이 모습을 이상화하고, 신비롭게 만들고, 다시 개벽의 리더로서 새롭게 주장하고 있다. 삼천리 금수강산, 오만 년 운세가 총집결된 금강산에서 태어난 옥동자가 주류 팔도하고 금강산으로 돌아와 꿈속에서 도사를 만나 깨우침을 얻는다는 내용이 있다. 하느님의 뜻을 민중에게 깨우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도덕가」의 주요 내용남원을 떠나 다시 경주로 돌아왔다. 한글 가사 중 가장 짧은 노래로 도덕은 영어의 morality가 아니다. 현대어 도덕은 과학적 사실과 대비되는 인간 행위의 가치 영역을 의미하지만, 우리 동방 언어에는 그런 대비적 개념성이 없다. 도는 길이다. 인간이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이다. 덕은 인간이 그 길을 걸어가는 데 필요한 덕성이고, 그 길은 길과 더불어 온축蘊蓄되어 가는 것이다. 도덕은 삶의 총체이며 삶이 위치한 우주의 총체이다.

이때 수운은 1862년 12월 말 흥해에서 제창한 접주 제도를 거두고 해월 최시형을 후계자로 지목하여, 1863년 8월 15일 새벽에 도통을 전수한다. 접주들의 방만한 다원화된 체제가 아닌, 해월 한 사람만의 지도력으로 자기 사후 동학을 이끌어 가게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이 선택이야말로 동학이 오늘날 ‘민족의 동학’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 관건이 되었다. 수운은 해월의 성품과 인격, 그 지극정성이 겸허한 삶의 태도, 그리고 무전제적인 배움의 수용, 몸에 배인 인간 평등관, 순결한 대인접물의 자세, 즉 도덕과 관련이 있어서 그를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해월조차도 직접 상제님을 친견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천주라는 동학의 핵심 메시지가 왜곡되기 시작하였다.

역주자는 「몽중노소문답가」에서 수운은 무극대도의 선포자로서 자아상을 매우 신비롭고 신적으로 그리고 했다면, 「도덕가」에서는 철저히 상식적이다. 초월에서 내재로, 비상에서 범상으로, 일시적 혁명에서 영구적 혁명으로, 초월적 인격성에서 일상 인과적 자연성을 전환시키고 있다면서 수운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서술하고 있다(269쪽). 또한 「도덕가」는 수운의 글 중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글이며 가장 사상적으로 성숙한, 어른스러움을 과시하는 대논설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흥비가」의 주요 내용「흥비가」는 난해하기로 유명하고 역주자는 그의 유언장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시경詩經의 노래체인 흥興과 비比를 사용하여 도를 닦는 법을 가르친 노래다. 흥은 먼저 다른 물건을 읊어서 그 목적한 것을 끄집어 일으키는 것이요, 비는 어떤 사물을 끌어대어 그와 비슷한 다른 사물을 가리켜 하는 말이다. 즉 도를 닦는 일은 결코 어렵고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일상적인 일부터 요령 있게 행하는 데에서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도를 깨달아 무궁한 우주적 존재인 ᄒᆞᄂᆞᆯ님과 같은 무궁한 인간의 존재를 깨닫는 곳에 도의 본체가 있다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이 노래는 ‘모기가’라고 바꾸어도 되는데, 이는 종교 사기꾼들을 ‘모기’에 비유하여, 모기의 행태를 자세히 분석하고 사기꾼들의 행각을 섬세하게 그려 나가고 있다. 이것이 무극대도 경전 내용이라고 꿈에도 생각지 못하기 때문에, 수운은 시경의 시를 짓는 작법의 원리에 비의比擬하여 제목을 정했다고 한다.
이 「흥비가」를 1863년 8월 13일에 반포하였는데 그로부터 4개월 후인 1863년 12월 10일 새벽 최수운은 용담에서 선전관 정운구에 의해 체포되었다. 그리고 다음 해 3월 10일 대구 남문 앞 개울가에 있는 관덕당 뜰에서 효수되었다.

이 책을 읽는 방법


『용담유사』는 기본적으로 한글 가사, 즉 노래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리 내서 읽기를 권한다. 한 번이 아니라 열 번 이상 소리 내서 읽기 바란다. 여기에 우리가 아는 아리랑이나 쾌지나칭칭나네와 같은 음조를 곁들여 보는 것도 읽는 맛을 더해 줄 수 있다. 그러면 바로 앞에서 최수운 대신사님이 일러 주는 것 같은 생생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문맥의 이치를 깨닫게 된다. 꼭 여러 번 소리 내어 흥얼거려 보기를 바란다.

또한 이 책은 번역한 책이다. 비록 한글이지만, 100여 년 전에 사용한 우리의 어휘가 이렇게 달랐을까 싶기도 하고, 중간중간의 한문에 대한 기본적 지식도 있어야 하기에 번역이 필요했다. 하지만 역자의 생각도 많이 들어가 있고 현재 우리가 쓰는 언어의 결과물로 비교적 최선의 구성을 이룬 책이 바로 도올의 『용담유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를 참고하시되, 최수운 대신사가 상제님을 뵙고 받아 내린 시천주주를 수련하면서 이 책을 읽는다면 본래의 뜻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수운의 『용담유사』는 도올의 『용담유사』가 아니라, 이를 읽고 수도하는 이들의 『용담유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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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두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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