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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책 - 그레타 툰베리가 세계 지성들과 함께 쓴 기후 위기 교과서

 
[이 책만은 꼭]

들어가며


2023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는 기후 이상으로 인해 발생한 자연재해로 커다란 피해를 입었다. 특히 기존에 발생했던 여름 장마라는 기후 패턴과는 전혀 다르게 짧은 시간의 집중 호우, 이른바 ‘극한 호우’ 등으로 대한민국은 큰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기후 이상에 따른 변화에 둔감한 측면이 있었다. 세계적인 경제, 군사, 문화 대국으로서의 위상에 맞지 않게, 기후의 이상 변화에 대해 영향력 있는 메시지를 전하거나 행동력을 발휘하는 측면에서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기후변화, 환경 운동의 ‘초립둥이’라 할 수 있는 그레타 툰베리가 세계 지성들과 함께 쓴 기후 위기 교과서 『기후 책』은 모두에게 큰 울림을 전해 주고 있다. 평범해 보이는 어린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15세였던 2018년에 기후변화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환경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우선 그 행동력에 큰 찬사를 보낸다.

환경은 우리가 이제는 외면하거나 묵과할 수 없는, 우리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이다. 실제 경제적인 방향에서도,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이나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 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 성과는 매우 중요한 변수로 산업 전반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이 책은 어떤 수식어도 달지 않은 채 『기후 책 The Climate Book』이라는 제목에, 뒤표지부터 앞표지까지 지구의 온도 상승을 연도별로 시각화한 온난화 줄무늬 또는 가열화 줄무늬(Warming Stripes)로 표지를 인쇄했고, 툰베리를 포함한 총 104명의 필진 이름이 담겼다. 처음에는 568쪽의 묵직한 ’벽돌‘ 같은 책 두께에 기겁을 하기도 했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문제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이 책의 첫 문장은 우리에게 『기후 책』을 읽어야 할 당위성을 던져 주고 있다.

과학을 기반으로 기후변화에 관한 모든 주제를 엮은 결정판인 이 책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사실들, 고민하지 않았던 문제들, 해야 할 일들로 가득하다. 기후 위기의 원인과 앞으로 우리가 심각한 기후변화에 대처해야 하는 법 등 전체적인 그림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기후 비상사태에서 희망의 길을 발견하는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소개 – 환경 운동계의 초립둥이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2003년에 출생한 스웨덴의 환경운동가이다. 열다섯 살이던 2018년 8월에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금요일마다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 운동을 시작했고, 그 후 이 운동은 전 세계로 확산하였다. 현재 기후 행동에 나선 세계 청소년들의 연대 모임인 ‘미래를 위한 금요일(FFF : Fridays for Future)’에서 활동하고 있다.

툰베리는 유엔 본부 연단에서 뚜렷한 대책 없이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세계 정상들을 향해 분노를 쏟아 내기도 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과 미국 의회에서 연설했으며,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기후 집회에 참석해 기후 위기에 대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019년 시사 주간지 〈타임TIME〉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었고, 노벨 평화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2020년에는 그레타 툰베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그레타 툰베리(I am Greta)〉가 베네치아 국제영화제를 통해 개봉(한국은 2011년 6월 개봉)되었다.

저자의 다른 책



『기후 책』 이외에 툰베리와 관련된 또 다른 책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그 가족이 기후변화를 멈추기 위해 싸워 온 1년간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은 책이다. 스웨덴의 유명한 오페라 가수인 엄마 말레나 에른만Malena Ernman과 연극배우인 아빠 스반테 툰베리Svante Thunberg, 큰딸 그레타Greta와 작은딸 베아타Beata가 적극적으로 환경 운동에 앞장서게 된 데까지의 힘들고 가슴 아프지만 감동적인 경험담을 담고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 syndrome)을 앓아 다른 사람들을 마주 보는 것조차 힘든 소녀 그레타는 2018년 8월, 뜨거운 어느 금요일에 학교 대신 국회 의사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라는 1인 시위를 통해 “지금 우리 지구, 우리 집이 불타고 있으니 당장 행동해야 한다.”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지구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섭씨 2도가 높아지면 우리에게 남은 미래는 없다고, 섭씨 2도 억제의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18년 157일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 문제에 무심한 어른들을 향해, 정치인들을 향해, 세상을 향해 외쳤고, 이 시위는 매주 금요일마다 이어졌으며 현재 전 세계로 퍼져 나가 133개국의 청소년 160만 명이 동참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캠페인이 되었다.

흥미진진한 이 책의 탄생 배경


이 책은 기후 운동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던 그레타 툰베리가 코로나19로 모든 외부 활동이 중단된 2021년 처음으로 구상했다고 한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 기후 행동을 어떻게 이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책을 내 보자는 발상을 한 것이다. 지난 코로나19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인간의 이동이 줄어드니 지구 환경이 좀 더 개선됐다는 주장이 있었다.*1)
* Venter, Zander S.; Aunan, Kristin; Chowdhury, Sourangsu; Lelieveld, Jos (2020년 8월 11일). “COVID-19 lockdowns cause global air pollution decline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영어) 117 (32): 18984–18990. doi:10.1073/pnas.2006853117. ISSN 0027-8424. PMID 32723816.


이 책의 목표는 명확하고 거창했다. 우선 지금 우리 현 상황에 대해서 과학적 사실들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후 위기를 망라하여 다루는 가장 믿을 만한 안내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다음으로 우리에게 아직 미래를 바꿀 기회가 열려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드림팀이 꾸려졌다. 그레타 툰베리는 자신의 명성(?)을 한껏 이용해서 기후학, 지구물리학, 해양학, 경제학, 보건학, 역사학과 기후 운동 등 각 분야의 리더 격 전문가들에게 주제 하나씩을 맡아 써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이들은 툰베리의 요청에 응답했다. 그가 아니면 불가능한 조합. 그래서 이 책은 팬데믹 시기 툰베리와 필자들의 공동 기후 행동이라 할 수 있다.

기후과학의 최전선에서 연구해 온 과학자 드루 신델Drew Shindell과 마이클 오펜하이머Michael Oppenheimer, 기후변화에 관한 탁월한 저술로 유명한 빌 맥키번Bill McKibben과 조지 몽비오George Monbiot,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부커상 수상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Margaret Atwood, 아메리카 선주민 출신의 식물생태학자 로빈 월 키머러Robin Wall Kimmerer, 『21세기 자본』으로 유명인 반열에 오른 프랑스 소장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와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까지 툰베리와 함께한 사람들은 시대적 문제의식을 공유한 저명한 인사들이다.

2022년 말 영국에서 처음 출간된 『기후 책』은 기후 행동의 아이콘 툰베리가 기획했다는 사실만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더 타임스The Times〉, 〈옵서버The Observer〉, 〈네이처Nature〉 등 권위 있는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이듬해 2월 미국에서 출간되어 단숨에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 인기 도서에 올랐다.

이 책의 주제 - 희망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


이 책은 주제의 범위 면에서 기존의 기후 관련 도서들을 압도한다. 해양, 빙권(빙하권氷河圈, cryosphere), 육지, 대기와 같은 지구 생태계는 물론 자본주의와 소비 산업, 식민주의와 기후 정의 등 우리 문명에서 비롯한 기후 위기를 총망라한다. 필자들은 다양한 통계 자료, 최신 연구를 통해 현재 기후 위기의 규모와 속도, 파급력을 적나라하게 전달한다.

특히 책 곳곳에 등장하는 충격적인 그래프가 인상적이다. 이를테면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 소장 요한 록스트룀Johan Rockstrom이 제시하는 ‘거대한 가속’ 그래프(책 58~59쪽)는 화석 연료 사용이 본격화된 최근 100년간의 지구 시스템과 물질문명의 파급 효과를 한눈에 보여 준다. 독자들은 온실가스 배출량, 비료 소비량, 물 사용량, 해양 어획량, 인구 증가 등 거의 모든 지표가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버드대 에리카 체노웨스Erica Chenoweth는 ‘민중의 힘’ 장에서 ‘25%의 헌신적인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고 말한다(466~467쪽). 모든 사람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극적 전환점)는 25%의 헌신적인 소수라는 것이다. 툰베리가 지핀 기후 행동의 불꽃이 전 세계 25%의 인류에게 미치는 그날이 실제로 실현될 수 있기를 고대하며, 또한 그러한 희망이 소수의 희망이 아니라 모두의 희망으로 전화轉化되기를 기대해 본다.

툰베리는 말한다. “희망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충분히 많은 사람이 행동에 나서기로 하는 순간 모든 일이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풀리기 시작하는 사회적 티핑 포인트가 존재한다고 확신한다.”

툰베리의 말과 여러 관점의 객관적 지표 및 견해들을 종합해 볼 때, 지금 우리는 인류의 가장 역사적인 순간에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은 총 5부 84개의 꼭지로 구성되며, 흥미로운 과학 지식으로 채워져 있다. 하나의 글은 분량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전체의 두툼한 책 두께에 겁먹지 마시길 바란다. 틈틈이 읽다 보면 어느덧 완독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우리가 행동해야 할 그 무엇을 알게 될 것이다.

기후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1부에서는 이산화탄소의 역사에서부터 문명과 멸종, 기후변화를 처음 인지한 과학자들의 일화(과학자들은 이미 40년 전에 미국 상원에서 ‘온실효과’를 방치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등을 다룬다. 특히 티핑 포인트*2)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인상적인데, 요한 록스트룀에 따르면 “티핑 포인트를 넘어선다는 것은 ‘작동’ 버튼을 누르는 것과 같다.” 지구의 생물 물리학적 시스템이 완전히 새로운(돌이킬 수 없는) 평형 상태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 Venter, Zander S.; Aunan, Kristin; Chowdhury, Sourangsu; Lelieveld, Jos (2020년 8월 11일). “COVID-19 lockdowns cause global air pollution decline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영어) 117 (32): 18984–18990. doi:10.1073/pnas.2006853117. ISSN 0027-8424. PMID 32723816.


과학자들은 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순간을 지구 온도의 1.5도 상승 시점으로 본다. 시스템이 새로운 안정 상태를 찾아가는 일은 보통 수십 년 또는 수백 년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는 순간 새로운 생물 물리학적 시스템이 작동을 시작하며,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의 환경과 생계에 심각한 충격을 가한다고 한다.

2부에서는 폭염, 산불, 홍수 등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의 변화를 총망라한다. 특히 한국에도 매년 증가하고 있는 산불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호주의 과학자 조엘 게르기스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해 “산불 기간은 이미 더 치명적이고 더 길어졌으며, 산불이 난 적이 없던 지역에서도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2019~2020년 호주에서는 초대형 산불이 일어나 24만 ㎢를 태웠고, 단 한 번의 산불 기간에 호주 전체에서 1년간 배출하는 것보다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산불을 통해 뿜어져 나왔다고 한다.

3부에서는 인류가 물질문명을 누린 대가로 인류에게 청구된 ‘기후변화의 진짜 비용’ 문제를 다룬다. 더위, 매개체 전파 감염병, 식품과 영양 문제 등 기후변화가 인간의 신체와 정신, 사회에 미치는 위협이 정확히 무엇인지 과학적 발견으로 제시되고 있다.

환경역학자 아나 M. 비체도카브레라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1991년부터 2018년 사이에 더위와 관련한 사망 건수 중 37%의 죽음에 책임”이 있고, 직접적인 열사병 말고도 심장마비 등 급성 질환이나 만성 폐쇄성 질환 같은 기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1960년에 태어난 사람은 심각한 폭염을 평균적으로 일생에 네 번 겪었지만, 2020년에 태어난 아이는 심각한 폭염을 무려 열여덟 번이나 겪게 될 것이라고 한다. 지구 온도가 0.5도씩 상승할 때마다 심각한 폭염의 발생 빈도는 갑절로 늘어난다(책 177쪽).

미국 스탠퍼드대 지구시스템과학과 마셜 버크 교수의 연구 또한 흥미롭다. 기후는 폭력 범죄와 상관관계를 지닌다는데, 기온이 올라갈수록 개인 간 폭력 범죄가 늘고 집단 분쟁도 크게 는다. 특히 엘니뇨 현상이 있을 때는 더 많은 민간인 간 충돌이 발생했다는 연구도 확인된다(244쪽 그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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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두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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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세계 대전은 이미 시작됐다.” 『이미 시작된 전쟁』

 
[이 책만은 꼭]
이해영 객원기자 / 증산도 서울관악도장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마치시고 말씀하시기를 “상씨름으로 종어간終於艮이니라. 전쟁으로 세상 끝을 맺나니 개벽 시대에 어찌 전쟁이 없으리오.” 하시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아무리 세상이 꽉 찼다 하더라도 북쪽에서 넘어와야 끝판이 난다. 난의 시작은 삼팔선에 있으나 큰 전쟁은 중국에서 일어나리니 중국은 세계의 오고 가는 발길에 채여 녹으리라.” 하시고 “장차 병란兵亂과 병란病亂이 동시에 터지느니라. 전쟁이 일어나면서 바로 병이 온다. 전쟁은 병이라야 막아 내느니라. 그때는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어 이기고 지는 쪽 없이 멸망하리라. 그때가 되면 천하대세가 너희들에게 돌아가리니 내 일이 일시에 이루어지느니라.” 하시니라.

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매사에 주인 없는 공사가 있느냐. 각국에서 와서 오선위기 도수로 바둑을 두다가 갈 적에는 판과 바둑은 주인에게 도로 주고 가느니라.” 하시니라. (증산도 도전道典 5:415)



“제3차 세계 대전은 이미 시작됐다.”


이 말은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측한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뉴욕대 경영대학원 교수가 한 말이다. 작년 11월 초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조만간 대만을 침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3차 세계 대전은 사실상 시작됐다.”고 밝혔다(『이미 시작된 전쟁』 책 80쪽).

『이미 시작된 전쟁』의 저자 이철 박사는 “중국이 전쟁을 시작하면 한반도가 전쟁터가 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라고 말한다. 만약 전쟁이 벌어지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과연 우리 한국은 이 상태로 있어도 좋은가? 현재 우리 한국에게 국가 전략이 있는가? 전략 없는 상태의 한국이 과연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라는 4대 강국이 충돌하는 지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책은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이라는 난제를 풀 수 있는 과감한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한국이 북한을 먼저 선제공격해야 한다고 말한다. 제공권은 한국에게 있으니, 신속한 선제공격으로 북한 대부분의 화력을 단시간 내에 무력화시키고 기지들을 제거해 나간다면, 인민해방군이 추정한 것처럼 1주일 이내에 압록강에 도달할 수 있거나 북한의 국가 기능을 상실시키면 된다고 한다. 이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기에 전쟁은 장기화될 거고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여러 국가들이 참전하는 와중에 우리는 북한을 점령하게 되는 것이다. 전장은 북한 땅이 되고, 한국의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이후 국경을 접한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고 한다.

물론 이 생각은 과격하기도 하거니와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한국이 남들에게 끌려가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결론이 읽기를 거부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정신 나간 이야기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잘못된 추측은 있을지라도 사실과 다른 서술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에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는 지금이 바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때다.

지은이 이철


저자는 삼프로TV 〈언더스탠딩〉 등 다양한 매체에 출연하며 치밀한 현지 취재로 중국의 최신 정보를 가장 정확하고 속 시원하게 전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중국 전문가이다. 1960년 충남 서산에서 출생했다. 부친은 충남대학교 약대 교수 이계주 박사이다. 1978년 관악고 졸업 후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에서 학사 및 석⦁박사를 취득하였다. 1987년 중화민국(타이완) 출신의 아내(대만 국립 정치대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유학)와 결혼한 후 30년 가까이 중국에 머무르며 현지(베이징)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KT 기술협력부장, 삼성SDS 중국 법인장, 디지카이트(DIGIKITE) CEO, SK 전문위원, 플랜티넷 중국 법인장, 중국 기업 TCL의 CIO를 역임했고, 이스라엘의 카타센스에서 아시아 태평양 사업 개발을 담당했다.

‘중국의 국정 운영에 관한 연구 : 정부 규제를 중심으로’, ‘중국 공유 자전거 한국 Localization’, ‘중국 상무부 CPC 코드 시스템’, ‘중국향 통신건설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 ‘산시성 유해 사이트 차단 시스템’ 등 중국 현지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한 바 있다. 삼프로TV 〈언더스탠딩〉에서 「달라진 중국 달라질 중국」 10부작 특강을 진행하여 급격한 중국의 변화에 담긴 속내와 앞으로의 변화 방향을 밀도 있게 짚어 내어 많은 구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이박사 중국 뉴스 해설], 브런치 ‘이박사 중국 뉴스’를 운영하며 중국에 관한 다양한 최신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고 있다. 저서로는 『중국의 선택』, 『중국 주식 투자비결』 등이 있다.
*유튜브 : www.youtube.com/@DrChinaNews
*브런치 : brunch.co.kr/@chulrhee


이 책에서 전하는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중국이 타이완 공격을 결정하는 순간, 북한의 남한 공격이 시작된다. 중국에 가장 가까이 있는 적군은 바로 주한미군과 미국이 전시작전권을 가지고 있는 한국군이다. 중국은 이런 한국군에 대한 사전 조치 없이 타이완을 공격할 수 없다. 그래서 북한과 협의하여(경제적 원조 등을 약속하면), 한반도에 대규모 군사적 긴장 사태를 일으키는 것이다. 규모는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보다는 큰 국지전 양상일 것이다.

북한의 대규모 도발은 새벽에 감행될 것이며, 돌연 파주 등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지역에 수백 발의 방사포와 미사일의 강철비가 쏟아진다. 북한은 수도권 전 지역과 동해, 서해, 남해 해역까지 미사일 공격을 확대할 것이다. 한국군은 교전 수칙대로 대응 사격을 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 대통령이 사태가 발생한 그날 전쟁 지휘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닐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 경우 한국군 수뇌부는 미군의 판단을 구할 가능성이 크다. 미군은 백악관에 즉각 보고하고 대응 공격을 하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군은 자신들이 직접 북한을 공격하지 않고*1) 한국군에게 조언을 주어 반격하게 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군은 자체적인 판단으로 북한의 발사 원점을 타격하는 정도의 비례 보복을 할 수 있고, 공격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미 주요 전력을 갱도 내로 피신시킨 북한은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는다. 북한은 미국과 남한이 공격했다며 수도권에 수백 발의 포탄과 미사일을 떨어뜨릴 것이다. 직접 포격으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더라도, 건물 파괴나 기간 시설 파괴의 영향으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고, 서울 시민은 피난을 가려 할 것이고, 한강 다리들은 병목 현상을 일으키며 아우성이 된다. 북한 포탄이 한강 다리 하나에 맞기라도 하면 혼란은 절정에 이른다.
*1) 미국은 예전 베트남이나 이라크 전쟁처럼 전면적인 병력 투입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목숨을 걸고 싸우는 동맹이 있으면 정보와 물자와 무기 지원을 위주로 한다. 현재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식과 같다.


이때 중국은 타이완 침공을 시작한다. 항공모함과 상륙함이 동부 해안을 치고 들어가고, 미사일이 타이완의 대공 방어 체계를 무너뜨린다. 응전을 위해 미국은 항공모함과 전투기를 타이완으로 보내고, 결국 타이완 내륙에서 시가전이 벌어진다. 미국의 요청으로 일본, 캐나다, 호주, 영국, NATO가 참전을 선언하면, 중국은 러시아에 참전을 요청한다. 이 상황이 우리가 목도하게 될 양안兩岸 전쟁에서 한반도 전쟁으로 이어지는 전쟁 시나리오다.

2022년 5월 25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갈 때 북한은 동해상에 두 발의 미사일을 쐈다. 2022년 11월 7일 중국 항공기 31대가 타이완 해협 중간선(양안 경계선)을 넘나들었다. 2023년 2월 4일 미국 본토 상공에서 중국의 정찰 풍선이 격추됐다. 지금 당장이라도 한국과 북한, 중국과 미국 사이에 예기치 못한 물리적 충돌이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점차 고조되면서 막연한 불안이 실질적인 현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2)
*2) 이 내용은 『이미 시작된 전쟁』 책의 본문 12~15쪽 및 책 표지 부분을 바탕으로 구성한 것으로, 본지 방향과는 다를 수 있다.


목차 및 주요 내용 정리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이 집필되고 출간하는 사이에도 국제 정치는 폭풍처럼 급변했다. 미중 관계는 예상대로 심각한 상태로 악화되고 있으며, 이제 많은 사람이 양안 전쟁과 미국과 중국의 무력 충돌을 예상하고 있다.

시진핑 3기 정부가 출범하면서 더욱 확연하게 전시 체제로의 전환과 더불어 미국과의 충돌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런데도 여전히 한국 사회는 이를 어디까지나 미국과 중국 사이의 일로 보고, 우리에게 닥칠 직접적인 영향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스스로 정신 나간 인간으로 평가받고, 시선에서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렇지만, 자신의 주장과 목소리가 대한민국의 국가 전략이 진지하게 만들어지는 데 기여하고, 이 전략이 세계열강에 대응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기꺼이 미친 사람이 되고자 한다는 언급도 하고 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장 「한반도가 정말 불바다가 된다」에서는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가상 전쟁 시나리오를 통해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이유와 2023년 현재 한국, 북한, 미국, 중국의 역학 관계에 대해 자세히 분석한다. 특히 후반부에서 중국이 바라보는 한국 정부에 대한 분석은 섬뜩할 정도이다.

중국 지도부의 브레인들이 분석한 그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첫째, 한국의 정치 체계로 볼 때 무능한 대통령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둘째, 한국의 정치 체계는 기본적으로 국가 전략을 추구하지 않으며 추구할 역량도 없다.
셋째, 대통령, 정당 지도자, 정부 조직, 국회 등 어떤 조직이나 인물도 한국의 나아갈 방향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넷째, 따라서 중국은 한국 정부가 국가의 큰 결정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하며 설령 한국이 약속하더라도 그 실제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중국의 한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직간접적으로 북한 카드를 이용하여 한국을 억제해야 한다는 발상을 강화했을 것이다. (『이미 시작된 전쟁』 32~33쪽)


2장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는 중국 내부의 목소리와 전문가들의 예측을 통해 전쟁의 시기를 예측하고 있다. 중국이 전쟁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낱낱이 밝힌다. 특히나 한국이 중국의 타이완 공격을 방관하는 입장이라면, 그에 대해서 중국이 믿을 수 있다면 시나리오대로 한반도 사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인가? 하지만 이미 한국 정부나 정치 지도자가 사실상 무력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한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 압박이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드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종말단계고고도지역방어) 배치부터 해서 이어진 한국 정부의 정책을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중국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을 완전한 미국 편인 것은 물론이고, 중국에 반대하는 정권이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책 52쪽).

#3장 「중국과 타이완의 전쟁이 초래할 것들」#에서는 타이완 해협의 현재 상황과 중국과의 전쟁을 대비하는 타이완의 움직임을 설명한다. 여기에서 중국에게 양안 전쟁은 내전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고, 중국은 오랫동안 주도면밀하고 신중하게 준비해 왔다는 것이다.

중국 헌법의 서언序言에서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타이완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신성한 영토의 일부분이다. 조국 통일의 대업을 이루는 것은 타이완 동포를 포함한 모든 중국 인민이 마땅히 져야 할 신성한 책임이다.” (책 67쪽)


그러면서 2027년 침공설을 가장 유력하게 제시하고 있다.

미 국방부가 2022년 11월 초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7년 ‘군 창건 100주년’을 맞아 인민해방군이 ‘통일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타이완의 우자오시에吳釗燮 외교부장 또한 2027년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필자도 이에 동의한다. 현재로서는 2027년이 가장 유력한 시기이다. (책 95~96쪽)


4장 「미국과 일본의 참전은 이미 결정되었다」에서는 전쟁이 만들어 낼 새로운 세계 질서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일단 전쟁이 발생하면 적군의 자원이 있고, 동맹이 있는 곳은 모두 공격의 대상이 된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에 있어 그러한 적군의 자원과 동맹이 있는 곳은, (바로) 전 세계이다. 전쟁의 시작은 중국 힘의 범위 안인 말라카 동쪽에서 태평양에 이른 북반구이지만, 러시아가 참전한다면 제3차 세계 대전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5장 「어디까지가 전쟁터가 될 것인가」에서는 이번 전쟁의 최대 격전지가 될 태평양 지역을 사이에 두고 힘겨루기에 들어갈 미국과 중국의 군사 전략을 설명한다.

6장 「미중 갈등과 양안 전쟁 시나리오」에서는 양안 전쟁이 벌어지는 과정을 상세히 분석하고, 국제 군사 전문가들이 이 전쟁의 승부를 어떻게 예상하는지를 소개한다. 예상 시나리오 중 중국군이 단기간 내에 타이완을 점령하면 좋겠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장기화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타이완 사람들은 결코 중국의 통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전쟁에 대한 준비를 수십 년간 해 왔기 때문에 끝까지 싸울 것이다. 중국이 승리하면 타이완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반정부 내전이 지속되고, 중국이 패배하면 타이완은 독립을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때 중국은 상황이 여의치 않거나 패배하면 핵폭탄을 사용할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개입하는 한 중국은 승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나, 미국과 일본의 막대한 희생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실속 없는 승리, 상처뿐인 영광인 셈이라고 저자는 결론을 내고 있다.

7장 「생존을 위한 대한민국의 선택은?」에서는 강대국의 패권 전쟁에 휘말리지 않고, 전쟁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한다. 아마 우리가 가장 큰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일 것이다. 실제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면 이는 미중 전쟁으로 비약할 것이고, 일본은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책 311쪽).

우리 한국은 어떠할까? 필자가 보기에 한국은 명확한 입장이나 태도, 그리고 양안 전쟁 발발 시의 대처 방안을 수립하지 못한 채 양안 전쟁을 맞이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미중 전쟁으로, 인도-태평양 전쟁으로 확산되어 가는 것에 휩쓸려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하고 있다(책 312쪽). 그래서 먼저 전략을 세우고, 선제공격을 해야 한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다음처럼 결론을 내리고 있다.

우리의 평화는 우리 손으로 지켜야 한다. 도덕과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그 방법 외에는 없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우리의 손에 무기를 잡고 나가 우리가 직접 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시작전권은 필히 우리의 손에 되찾아 와야 한다. 미국을 배척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려면 전시작전권이 우리 손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전쟁을 해야 역설적이지만 평화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책 3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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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두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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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소통』 - 삶의 변화를 가져오는 마음근력 훈련-이해영 객원기자 

/ 증산도서울관악도장

문제는 내면소통이다!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벽돌과 같이 두꺼운 책이 나왔다. 바로 김주환 교수의 『내면소통』이다. 소통疏通은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또는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라는 사전적 뜻이 있다. 하지만 소통이 잘 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소통이 잘 안되는 이유를 우리의 무관심 또는 누군가가 우리 방식대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강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당연히 외부와 소통을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모든 소통은 자기 안에서 ‘내면소통’이 잘되어야 하고, 이런 내면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마음근육을 길러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마음근육을 기르기 위한 가장 좋은 운동은 명상이라고 한다. 그것도 최첨단 뇌신경과학의 정수를 넘어 양자역학의 최신 물리학에 기반을 두어서 통섭적으로 구축한 명상 방법이다. 이는 저자가 강조하듯이 어떤 특정 종교의 방법을 말하지는 않는다. 저자는 일종의 ‘운동’이라 생각하라는 말을 하고 있다.

저자는 인간의 두뇌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명확하게 밝혀 주고 있으며,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내면소통의 모든 것을 이 책에서 알려 준다. 저자는 이 책 내용에 대해 유튜브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질의응답 등으로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또한 흥미로운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내면소통에 관한 정보를 알려 주고 있어 누구나 관심만 있다면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 배워 볼 수 있고, 명상의 세계에 쉽게 입문할 수 있다. 책이 두껍지만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어 다소 버겁긴 해도 접근하기가 그리 어렵지는 않다.

지은이 김주환


현재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언론홍보대학원장을 역임했다. 주로 내면소통, 명상, 마음근력, 소통 능력, 회복 탄력성, 설득과 리더십 등을 가르치고 있으며, 뇌과학과 뇌 영상 분석 기법을 이용해 내면소통과 명상의 효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들의 연구 모임인 대한명상의학회에서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2017년부터는 연세대학교 야구부 멘털 코치를 맡아 명상 훈련을 시키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장자莊子와 반야심경般若心經에 심취하여 명상 수행을 시작했다. 미국 쿤달리니요가 전문가 과정(Guru Singh, LA Kundalini University: RYT 200)을 수료했으며, 과학적 명상 연구를 선도하는 MLI(The Mind and Life Institute)의 SRI(Summer Research Institute)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대한 조계종 출가학교를 졸업(50기)했고, 하트 스마일 명상 지도자 과정을 수료했다. 국제 케틀벨 코치(레벨 1)이며, 대한 우슈협회 우슈(태극권) 7단이다.

서울대학교 정치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탈리아 정부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볼로냐 대학교에서 움베르토 에코 교수에게 기호학을 사사했으며, 미국 보스턴 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2001년 한국 언론학회 신진교수 우수논문상과 2012년 한국HCI학회 우수논문상을 수상했으며, 2010년, 2011년 연속으로 연세대 우수강의 교수로 선정되었다. 저서로 『회복탄력성』, 『그릿』, 『구조방정식 모형으로 논문 쓰기』, 『디지털 미디어의 이해』 등이 있으며, 역서로 『스피치의 정석』, 『드라이브』 등이 있다.

이 책의 주요 내용


저자는 서두에서 이 책의 핵심 주제가 마음근력을 키우고 이를 위한 방법으로 명상을 제시했으며, 책의 개요를 미리 밝혀 주고 있다. 책의 내용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 내용을 미리 살펴보면서 앞으로 전개될 내용을 미루어 짐작하는 건 굉장히 효율적인 독서 방법일 것이다.

제1장 마음근력 훈련이 필요한 이유에서는 왜 마음근력 훈련이 필요한가부터 설명한다. 우리 뇌의 기본적인 작동 방식은 동굴에서 살면서 수렵과 채집으로 먹고살던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위기 상황에서는 편도체扁桃體(Amygdala)*1)가 활성화되고 전전두피질의 신경망은 기능 저하가 일어난다.
*1) 편도체扁桃體(Amygdala) - 대뇌의 변연계에 존재하는 아몬드 모양의 뇌 부위로, 감정을 조절하고 공포 및 불안에 대한 학습 및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겁이 많고 소심한 사람들은 다른 이들보다 편도체가 예민하다.


이런 작동 방식은 당시 사람들에게는 합리적이었다. 마주했던 ‘위기’는 주로 근육의 힘을 써서 싸우든가 도망가야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현대인에게는 맞지 않는다. 우리가 처리해야 할 위기 상황은 대부분 근육보다는 전전두피질(통찰력을 발휘하는 부분, 의식적 공포의 감정이 만들어지는 곳)의 신경망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편도체를 안정화하는 마음근력 훈련은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제2장 세 가지 마음근력의 뇌과학적 근거에서는 마음근력 개념의 이론적, 철학적 배경을 설명하고 자기 조절력과 대인 관계력, 자기 동기력이라는 세 가지 마음근력의 뇌과학적 기반에 대해서 다뤘다.

제3장 마음근력 훈련을 한다는 것에서는 마음근력 훈련이 가능한 이유를 설명했다. 많은 사람이 유전자의 힘이라는 환상에 빠져서 '나'의 많은 부분이 선천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 우리가 '선천적'이라고 믿는 것들이 사실은 ‘환경’의 영향이라는 것을 보여 주었고, 나아가 유전자의 발현 과정과 관련해서 환경과의 상호 작용을 고려하는 후성유전학의 관점을 소개했다. 그리고 마음근력 훈련을 한다는 것의 의미는 신경 가소성에 따라 뇌의 기능적인 연결성과 구조적인 연결성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임을 설명했다.

제4장 내가 나를 변화시킨다는 것에서는 내가 스스로 나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것의 의미와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논의하면서 ‘나’는 여러 개의 자아로 이뤄졌음을 설명하고 있다. 여러 개의 자아라는 개념은 내면소통의 이론적 출발점이기도 하다. 나아가 뇌과학적 관점에서 의식의 본질이 내면소통임을 설명했고, 의식의 중요한 특성들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제5장 뇌는 어떻게 작동하는가에서는 뇌의 기본적인 작동 방식을 칼 프리스턴Karl John Friston의 자유에너지 원칙과 능동적 추론 이론을 통해 설명했다. 특히 현대 뇌과학 이론에서 주요 개념으로 등장한 ‘예측’ 혹은 ‘추론’의 본질이 결국 찰스 샌더스 퍼스Charles Sanders Peince가 말하는 ‘가추(abduction)’임을 밝히고, 추론의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생성 모델을 변화시켜야 함을 설명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훈련을 통해 마음근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결국 새로운 추론 과정을 뇌에 습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마음근력 훈련의 본질을 능동적 추론 이론에 입각해서 이론화한 것이라고 한다.

제6장 내재적 질서와 내면소통에서는 데이비드 봄David Joseph Bohm의 내재적 질서와 내향적 펼쳐짐의 개념을 통해서 내면소통의 ‘내면’의 의미를 논의했다. 내면소통을 내재적 질서로 파악하는 것은 모든 소통의 과정과 효과를 생성질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뇌과학이든 커뮤니케이션학이든 혹은 그 어떤 과학이든 기계론적 세계관을 넘어서 인과론적 사고방식의 협소한 틀을 극복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제7장 내면소통과 명상에서는 내면소통의 개념을 뇌과학적 관점에서 정리하고 이론화하고 있다. 내면소통의 다양한 효과를 보여 주면서, 명상의 본질이 내면소통 훈련, 마음근력 훈련의 핵심임을 설명 강조하고 있다.

제8장 편도체 안정화를 위한 내면소통 명상에서는 편도체 안정화를 위한 내면소통 명상의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우선 #감정과 통증#은 능동적 추론 이론의 관점에서 볼 때 동일한 방식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밝히고, 감정과 통증의 지속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추론 과정의 오류를 마음근력 훈련을 통해서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제9장 고유 감각 훈련과 움직임 명상에서는 편도체 안정화를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고유 감각 자각 능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전통의 ‘움직임 명상’ 훈련법을 소개하고 있다.

제10장 전전두피질 활성화를 위한 내면소통 명상에서는 전전두피질 신경망의 활성화를 위한 방법으로 자기 참조 과정과 자타긍정 내면소통 명상을 소개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자기 참조 과정 훈련의 세 가지 단계를 강조하면서 특히 격관隔觀*2) 명상의 중요성에 관해 설명했다. 자기긍정과 타인긍정은 전전두피질을 활성화하고 행복감을 높여 주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내면소통 명상에서는 용서-연민-사랑-수용-감사-존중으로 이어지는 여섯 가지 자타긍정의 방법이 있음도 자세하게 알려 주고 있다. 저자는 이 중 용서와 감사를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2) 격관隔觀 - 간단히 말하면 호흡에 집중하되, 억지로 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냥 바라보기만 하며, 개입하거나 관여하지 말고 힘을 빼라는 것이다.


제11장 마음근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전통 명상에서는 현재까지 내려온 다양한 전통 명상 중에서 마음근력 훈련과 관련된 명상 기법 들을 선별해 소개했다. 특히 모든 명상의 기초가 되는 호흡 명상을 아나빠나사띠Ānapānasati를 통해 자세히 말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마음근력은 무엇인가?


저자의 당부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마음근력 훈련들은 불안 장애나 우울증, 트라우마, 스트레스 등의 질환을 예방하거나 재발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지 치료법은 아니라고 한다. 즉 우리가 근육 운동을 하는 것은 근골격계에 별다른 이상이 없는 사람이 자신의 몸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듯, 마음근력 훈련 역시 감정 조절 능력과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고 더 건강해지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불안장애나 우울증 등의 진단을 받은 경우라면 우선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질병에서 벗어나라고 권하고 있다.

내면소통 이론내면소통 이론의 핵심은 칼 프리스턴의 자유에너지 원칙과 능동적 추론 이론, 그리고 데이비드 봄의 내재적 질서와 내향적 펼쳐짐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역시나 자세한 내용은 책과 강의를 통해서 배워 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저자 역시 내면소통이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한 이론화 작업을 하다 보니, 최신 뇌과학 이론을 섭렵할 수밖에 없었고, 참고해야 할 연구 문헌들이 엄청나게 늘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저자 스스로도 자신은 이 ‘내면소통’이라는 개념과 이론을 정립하는 일이 커뮤니케이션 학자로서의 자신이 세상에 공헌하는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공부하다 보니 원고 분량이 두 배 이상 늘었다고 말한다.

나는 소통한다 고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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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면소통 이론은 인간의 의식과 자의식의 본질을 내면소통 과정으로 파악함으로써 모든 형태의 소통 과정과 효과를 설명하는 보편적인 커뮤니케이션 이론이다. 특히 능동적 추론과 내재적 질서를 기반으로 하는 내면소통의 관점은 근대 철학이 마련해 놓은 선험적인 개인 기계론적 세계관, 인과론 등의 고정 관념을 넘어서서 인간과 사회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세상의 존재를 인식의 주체와 대상으로 양분한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I think therefore I am. Cogito, erog sum.)"라고 말했다. 관찰하고 바라보는 인식의 주체 혹은 영혼이 인간성의 본질이라 주장한 것이다. 이러한 객관주의가 기계론적 세계관을 낳았고, 현대인의 의식 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리가 받은 의무 교육 교과 과정을 지배하는 기계론적 세계관은 여전히 우리의 상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이 등장한 지 100년도 넘었건만 우리는 아직도 300년 전의 데카르트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뇌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asio는 ‘신체표지가설’을 제안하면서 몸을 기반으로 하는 감정이 의식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감정은 몸의 문제이지 생각이나 마음의 문제가 아니고, 인간의 영혼이나 마음 역시 몸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책 제목도 『데카르트의 오류(Descartes Error』였다. 그의 주장은 “나는 느낀다. 고로 존재한다.(I feel therefore I am.)”로 요약할 수 있다.

뇌과학자 로돌포 이나스Rodolfo Llinás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몸의 움직임을 위한 의도의 생성과 그 실현을 뇌 기능의 본래 목적으로 본다. 의식이라는 것도 결국 움직임의 의도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한 뇌의 한 기능인 것이다. 따라서 그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나는 움직인다. 고로 존재한다.(I move therefore I am.)”가 된다.

한편 현대 뇌과학을 선도하고 있는 칼 프리스턴은 자유에너지 원칙과 예측오류 최소화의 원칙을 바탕으로, 의식을 능동적 추론의 최고 사령탑으로 규정한다. 가장 높은 층위에 있는 생성 모델이 곧 의식인 셈이다. 따라서 그는 “나는 존재한다. 고로 생각한다.(I am therefore I think.)”라는 제목의 논문도 쓰고 강연도 하고 있다.

이런 견해에 대해 저자는 프리스턴의 자유에너지 원칙과 마코프 블랭킷Markov blanket 모델을 토대로 의식을 지속적인 내면소통의 과정으로 파악하고, 나아가 자의식을 ‘소통의 내향적 펼쳐짐’의 결과로 보고 있다. 특히 기계론적 세계관을 통렬하게 비판한 데이비드 봄David Bohm의 내재적 질서와 내향적 펼쳐짐의 개념을 통해 내면소통의 개념을 정립했다. 프리스턴의 능동적 추론 이론과 봄의 내재적 질서의 관점을 통합한 것이 바로 내면소통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관점을 이렇게 요약했다. “나는 소통한다. 고로 존재한다.(I communicate therefore I am.)” 물론 여기에서의 소통은 내면소통을 의미한다.

의식의 본질은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으로 끊임없이 바꿔 나가는 과정 그 자체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보고할 만한 것으로 계속 만들어 내는 과정이 곧 의식이다. 의식 자체가 내면소통 과정이며, 타인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의식이 존재하는 근본 이유는 능동적 예측 모형의 위계질서 안에서 최상단에 존재하는 생성 질서가 예측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타인과 소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의식의 본질이다.

내면소통은 내가 나와 하는 소통이다. 혼자 생각하는 것, 기억하는 것, 느끼는 것, 혼자 중얼대는 것 등이 모두 내면소통이다. 또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도 내면소통이 내 안에서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뇌과학의 여러 연구 결과가 보여 주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의도나 감정을 파악하는 것도 내면소통이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들을 때 글을 읽고 쓸 때도 내면소통은 항상 일어나고 있다.

한마디로 모든 소통은 내면소통에서 시작해서 내면소통으로 귀결된다. 내면소통의 결과가 의견이자 생각이고 의사결정이며, 또 의식이자 스토리텔링이고 기억이며 나 자신이다. 내면소통은 ‘나’의 작동 방식이며 ‘나’라는 것의 생성 과정이다. 내면소통의 개념은 나와 나 자신이 언어로 소통하는 의식적인 과정뿐 아니라 다양한 감각 정보에 대한 무의식적인 추론 과정까지 모두 포괄한다. 이러한 무의식적인 능동적 추론 과정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것이 감정이나 통증이 생성되는 기본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의식적인 능동적 추론의 잘못된 습관을 바꿔 나가는 것이 마음근력 훈련의 핵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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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근력 키우면 좋은 일저자는 마음에도 근육이 있다고 한다. 몸의 근육처럼 마음근력도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을 하면 강해진다고 한다. 운동을 안 하면 몸이 허약해지듯이 마음근력을 키우지 않으면 삶이 병드는 나쁜 감정이 자라나게 된다고 한다. 대표적인 감정이 두려움과 불안함이다. 현대 뇌과학은 우리의 뇌가 ‘감정’과 ‘통증’을 같은 것으로 해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가오지 않은 내일이 불안하거나,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하거나 홀로 고립된 듯한 외로움에 사로잡혀 있다면 마음이 허약해졌다는 뜻이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마음근력을 강하게 하는, 내가 나를 바꾸는 유일한 방법인 명상이다. 명상은 또한 집착을 버리는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해서 키워진 마음근력은 적어도 세 가지 좋은 장점을 발휘한다고 한다. 이는 저자 개인의 견해나 주장이 아니라,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수많은 뇌과학 연구 결과의 간략한 요약이다.

❶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불안과 통증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감정 조절력이 향상되어 마음이 늘 평온해지고 행복한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된다. 그렇다고 해서 분노를 억누르거나 불안을 견디는 힘이 강해진다는 뜻이 아니다. 그보다는 아예 처음부터 분노와 두려움과 불안이 일어나지 않는다.

❷ 신체적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면역력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신체의 여러 기능이 향상되고 노화도 늦춰진다. 근력 운동이 몸의 급속한 노화를 막아 주듯이 마음근력 훈련은 뇌의 노화를 막아 준다. 과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되는 사실이다. 실제 해 보면 자신의 몸이 그것을 느끼고 주변 반응도 달라질 것이다.

❸ 성취 역량과 수행 능력이 높아진다. 뇌의 편도체를 안정화하고 전전두피질 중심의 신경망이 활성화(편안전활)함으로써 전반적인 인지 능력이 향상된다. 전전두피질은 이마 쪽에 있으며, 합리적 판단과 대인 관계 능력, 실행 능력을 담당, 자아 형성에 가장 기초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업무 수행력이 향상되고, 특히 문제 해결력, 집중력, 창의력, 설득력 있는 소통 능력 등이 향상된다. 마음근력이 향상되면 공부, 스포츠, 비즈니스, 연구, 창작 활동 등 무엇이든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

© 월간개벽. All rights reserved.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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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두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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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약속 (4) -진표율사,금산사, 동국이상국집

 

 

상생문화연구소 노종상

 
 
제3장 용의 아들

 

 

차량은 두 대로 움직였다. 나와 미륵팀 총무 정지원이 탄 SUV 차량은 김현 교수가 운전하였다. 아니, 미륵팀이 김교수의 차에 신세를 지고 있었다. 서울대 사학과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친 김교수는 전공이 서양사였다. 그는 내가 어느 역사 답사−말이 역사답사이지 내 입장만 보면 불교 성지순례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린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도 ‘답사’라고 하자−를 간다고 동행의사를 물어보면 단 한 번도 거절한 일이 없었다.

 

내가 불학을 전공하고 그는 사학을 전공하였으므로 답사에 관한 한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기는 하였다. 그러나 좀 더 엄밀하게 분류해 보면 그는 서양사 전공자이므로 학문적으로 불교 유적지와는 무관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거절하는 법이 없이 동행하는 것을 보면, 넓은 의미로 사학의 범위에 든다거나, 마음이 바다만큼이나 넓은 호인이거나, 차마 남의 청을 거절 하지 못하는 위인이거나, 사주팔자에 역마살이 많아서 집 밖을 나다니기 좋아하거나, 뭐, 그런 경우 중의 어디에 속하는 사람으로 추측되었다.

 

어디까지나 그것은 추측이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그를 알게 된 지는 10년이 훌쩍 지났으나 화를 내는 것은 한 번도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 생각이지만, 그렇게 보면 그가 호인인 것은 분명하였다. 하긴, 사람은, 모른다. 죽을 때까지 가 봐야 아는 것.

 

우리는 참 많은 곳을 답사한 것 같다. 경주 남산을 비롯하여 화순 운주사와 민불, 남해 보리암, 서산 마애여래삼존상, 익산 미륵사, 양주 회암사, 파주 용미리 쌍미륵불…. 뿐만 아니라 일본 교토, 인도 불교 유적지까지도 같이 다녔다. 답사한 곳들을 생각해 보니까, 십중팔구는 불교 유적지인 것이, 아무래도 내 의지가 많이 반영되었던 것 같다. 김교수는, 나한테, 그렇게, 사람 좋기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위인이었다.

 

국내 답사를 갈 때면, 차가 SUV인 탓도 있지만, 김교수가 주로 운전하였다. 종일 운전을 하다가 지칠 때면, 도로변에 차를 세워두고 잠시 잠을 청하는 일이 있어도, 그는 단 한 번도 운전대를 나에게 넘겨준 일이 없었다. 나이 탓도 없지는 않았을 터였다. 생물학적으로 내가 그보다 다섯 살이 위니까, 어쩌면 선배 대접을 해주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김교수. 요즘 답답하지 않아요?”

며칠 전 나는 그의 연구실로 밀고 들어가서 차를 마시는 도중에 은근히 떠보았다.

 

“어디 답사할 곳이 생겼나 보죠?”

그는 이미 눈치를 챘다는 듯 물었다.

 

💬“예. 내가, 요즘, 누군가에게 꽂혔어요.”

 

“누굽니까, 마교수님의 그 열정을 앗아간 분이?”

 

💬진표율사요!

 

”아. 그분요.“

 

💬“잘 압니까?”

 

“아니요. 조금은 알지요.”

 

💬“내가 또 문자를 씁니다. 역사가 앞에서. 허허.”

 

“역사는. 나야 뭐 서양사 전공인데.”

 

💬“어. 김교수. 축구공만 한 지구를 놓고 서양사는 뭐고 동양사는 뭡니까. 그냥 사학이지. 허허허.”

 

“그런가요. 좋을 대로 생각하면, 되겠지요. 하하.”

 

우리는 한 바탕 웃었다. 웃는 동안 나는 그의 연구실을 둘러보았다. 학문적 호기심이 남다른 김교수의 책장에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았다. 한국 고대사, 신화, 심지어 언어학책도 많이 보였다. 그가 언어학에 관심이 많고 히브리어까지 공부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으므로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까 국내 답사를 자주 다녔으므로 나는 가끔 그가 서양사 전공이라는 사실을 잊곤 하였다. 그런 망각을 나는 애써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에둘러 꾸며대서 웃음으로 덮곤 하였다. 내가 주변을 얼쩡거리자 그는 배부른 고릴라처럼 여유롭게 웃었다. 말이 나왔으니까 말이지만, 그의 별명은 ‘고릴라’였다. 그 고릴라를 내가 먼저 붙였는지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붙였는지 지금은 생각나지 않았다. 

 

잠시 후 그는 내 앞에 놓인 빈 찻잔에 보이차를 따라 주면서 중단되었던 얘기를 꺼내 들었다. 

“어딘가요, 진표율사라면, 금산사인가요? 어. 그러고 보니까, 금산사는 마교수님과도 인연이 깊지 않습니까.”

 

💬“뭐, 그렇긴 하지요. 잊어버렸던 인연이지만.”

 

“잊어버린 인연이라.”

 

💬“아니,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 잊어버렸던, 잊어버리고 싶었던 인연이라고 할까.”

 

“감회가 깊겠군요. 알겠습니다. 금산사라면, 나도 가보고 싶습니다.”

 

💬“아니요. 김교수. 금산사는 며칠 전에 다녀왔어요. 금산사가 아니고, 그 옆에, 행정구역으로는 같은 김제시 지역이지만, 그 옆에 만경읍입니다. 전라북도 김제시 만경읍⋯.”

 

“만경읍이라구요! 좋아요. 가는 길에 벽골제, 김제 금산사도 함께 답사하지요. 그래야 징게 맹경 외에밋들을 다 밟는 거 아닌가요!”

김교수는 벌써부터 신이 나는가 보았다.

 

💬“뭐. 그러지요. 징게 맹경 외에밋들을, 답사해 보지요. 허허.”

 

전라북도 김제를 얘기할 때 떠오르는 대표적인 표현이 ‘징게 맹경 외에밋들’이다. ‘징게 맹경’은 김제와 만경을, ‘외에밋들’은 넓은 들녘을 가리킨다. 김제평야와 만경평야는 우리나라 최대의 평야로서 한반도에서는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호남평야를 이루는 들판이다. 삼한 시대에, 바로 그곳에 물을 대기 위해 조성한 저수지가 벽골제다. 우리나라 최대의 고대 저수지이자 제천 의림지, 밀양 수산제와 더불어 삼한 시대 3대 수리 시설로 꼽힌다.

 

“그런데 왜 진표율사에 꽂힌 분이, 만경에 가는 건가요?” 

김교수가 불쑥 물었다.

 

💬“무작정 가는 겁니다. 진표율사 출생지가 기록마다 달라요. 진표율사에 대한 기록이, 이게 아주 문제야.”

나는 들고 온 책 한 권과 함께 복사물을 김교수에게 건네주었다. 『진표, 미륵 오시는 길을 닦다』(이하 『진표』로 줄임)라는 책과, 복사물은 내가 금산사를 다녀온 뒤부터 수집한 진표율사 관련 문헌자료였다.

 

💬“참고하라고 드립니다. 조사해 보니까, 진표에 대한 전기자료는 몇 가지가 전해지고 있어요. 최초의 기록은 중국기록으로 『송고승전』이에요. 거기에 수록된 「진표전」과 함께 원나라 사람 담악(曇噩)이 찬술한 『신수과분육학승전(新修科分六學僧傳)』의 「진표전」 그리고 명나라 태종 성조(成祖)가 지은 『신승전』 권7 「진표」 등이 있어요. 국내 기록으로는 일연이 쓴 『삼국유사』 권4 제5 「진표전간」과 「관동풍악발연수석기」(이하 「석기」로 줄임)가 대표적입디다.

 

💬전기는 아니지만 고려시대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실려 있는 「남행월일기」도 진표의 행적에 대한 일부를 제공하고 있어요. 그리고, 현재 시중에 진표율사 관련 책은 이 『진표』가 유일합니다. 여기에, 비교적 상세하게 정리했으니까 한 번 보도록 하구.”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김교수의 연구실을 나왔다. 학구열이라면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인 김교수는 연구실을 나서는 나는 쳐다보지도 않고 방금 내가 전해준 책 『진표』를 뒤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빙긋 미소를 지으며 내 연구실로 돌아왔다. 

『진표』에는 진표율사의 전기적 생애에 관한 문헌자료를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기록인 『신수과분육학승전』의 「진표전」은 『송고승전』의 「진표전」을 거의 그대로 옮겨 실었다. 『신승전』의 「진표」 역시 마찬가지다. 『송고승전』 「진표전」의 첫머리에 있는 출가 동기에 대한 부분과 끝부분의 금산사 조성에 관한 부분만 제외되어 있을 뿐이다. 따라서 중국기록으로서 전표 전기는 『송고승전』의 「진표전」 한 편으로 귀착된다. … 국내 기록으로서 진표의 전기 두 편이 『삼국유사』에 앞뒤로 실려 있는 것이 시선을 끈다.

 

「진표전간」은 물론 일연이 기록한 것이다. 같은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것이라고 해도 「석기」는 기록자가 다르다. 「석기」는 1199년 금강산 발연사 주지 영잠(瑩岑)이 기록한 「관동풍악산발연수진표율사진신골장입석비명(關東楓岳鉢淵藪眞表律師眞身骨藏立石碑銘)」을 일연의 제자 무극無極(1250~1322)이 정리, 수록한 것이다. 「석기」 말미에 “이 기록[『삼국유사』]에 실린 진표율사의 사적[「진표전간」]과 발연사 비석의 기록은 서로 다른 데가 있다. 때문에 영잠의 기록만을 추려서 실었으니 후세의 현자들이 당연히 잘 살피기 바란다. 무극이 기록한다.”고 덧붙여 놓았다.

 

「남행월일기」는 전주목 사록겸서기(史錄兼書記)에 보임된 이규보가 1199년 9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1년 4개월여 기간 동안의 외직생활을 통해 얻은 견문을 토대로 1201년에 정리한 일종의 기행수필이다. 당대 최고의 문인 이규보는 전주목 주변을 두로 다니면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기록했는데, 여기에 진표에 관한 기록이 들어있는 것이다. 영잠의 「비명」과 같은 해에 쓰였다. 현재 전하는 진표에 관한 국내 기록으로는 「석기」와 함께 최초의 기록이다. 기행수필이므로 진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기는 아니지만 진표의 수행에 관해서는 매우 유용한 자료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 전하는 진표에 대한 대표적인 전기는 「진표전간」, 「석기」 그리고 「진표전」 등 3종이 있다. 이들 중 「진표전」이 가장 오래 되었다. 그러나 「진표전」은 중국기록으로서의 한계가 있다. 진표와 전기 찬술자들의 사망연대를 기준으로 「진표전」은 진표 사후 약 230년 뒤에, 「비명」(「석기」)은 약 435년 뒤에, 그리고 「진표전간」은 525년 뒤에 기록되었다.

 

전기물의 평가 대상이 ‘사실성’ 여부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또한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굳이 사실성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진표와의 시간적 거리와 공간적 거리가 가까울수록 전기물로서의 ‘가치’가 커질 것이다.

 

이 경우 시간적 거리는 「진표전」 〉 「비명」 「석기」 〉 「진표전간」이 되고, 공간적 거리는 「석기」=「진표전간」 〉 「진표전」이 된다.

 

그러나 시간적 거리에서 「석기」의 경우, 원래 영잠에 의해 집필된 「비명」은 「진표전간」보다 앞서지만, 무극에 의해 정리·편찬된 「석기」는 「진표전간」보다 늦다. 스승 일연이 쓴 「진표전간」을 보고 「비명」과 다른 곳이 있어서 제자 무극이 다시 정리하여 「석기」라는 제목으로 「진표전간」 뒤쪽에 수록한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 3종의 전기가 진표의 행적에 대한 연대를 각각 다르게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것은 논의과정에서 검토하겠으나 적게는 10년, 많게는 20년 정도의 차이가 난다. 따라서 진표의 생애에 대한 접근은 이들 3종의 전기에 대한 종합, 비교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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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진표율사의 출생지에 대한 답사를 떠나기 며칠 전, 미륵팀은 대전 시내의 한 카페에서 모임을 가졌다. 대전천변에 위치한 카페는 보문산 전망대가 한 눈에 올려다 보이는 곳이었다. 임시수업 겸 그동안 각자 준비한 내용들을 점검해 보자는 의도였다. 총무인 정지원이 미리 준비해 온 자료를 팀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진표율사의 생애에 관한 문헌자료였다. 

 

중 진표는 완산주(完山州)(지금의 전주목이다) 만경현(萬頃縣)(혹은 두내산현豆乃山縣 또는 나산현那山縣)이라고도 한다. 지금의 만경의 옛 이름이 두내산현이다. 「관녕전(貫寧傳)」에서는 진표의 고향을 ‘금산현(金山縣) 사람’이라 하였으나, 이는 절 이름과 현 이름을 혼동한 것이다) 사람이다. 아버지는 진내말(眞乃末)이요, 어머니는 길보랑(吉寶娘)이며 성은 정씨(井氏)이다.  (「진표전간」)

 

진표율사는 전주 벽골군(碧骨郡) 도나산촌(都那山村) 대정리(大井里) 사람이다. (「석기」) 

 

그[진표]의 고향은 금산(金山)에 있다. 대대로 사냥을 하며 살았다. 진표는 날쌔고 민첩하였다. 특히 활을 잘 쏘았다. (「진표전」) 

 

“진표에 대한 3종 전기를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부딪치게 되는 문제는 출생연도와 함께 출생지, 그리고 활동연대가 자료마다 각기 다르다는 점인데요. 중국기록인 「진표전」은 물론이고 『삼국유사』에 앞뒤로 나란히 실려 있는 「진표전간」·「석기」조차도 기록되어 있는 연대가 다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후자는 두 편 모두 어느 정도의 연대가 기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달라서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는 측면이 없지 않아요. 현재로서는 서로 다른 연대의 옳고 그름을 가릴 수 있는 방계자료도 찾아볼 수도 없구요. 진표의 행적을 탐구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문제점이 있다는 전제 아래에 3종의 전기를 비교,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미리 말씀 드려요.”

 

정지원이 설명했다. 나는 말없이 지원을 보았다. 짧은 시간에 참 열심히 준비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시학원 영어강사이기도 한 그가 언제 시간을 내서 이토록 철저하게 준비했는지 놀랍고 미안하기까지 하였다. 과연 나도 이미 관련 자료들을 검토하였으나 그녀의 설명대로 진표의 출생연대는 물론 출생지, 활동연대도 정확하지 않았다. 일단 출생지와 출생연도를 확인하면 활동연대는 자연스럽게 확인이 될 터였다.

 

먼저 출생연대의 경우, 정지원이 지적한 것과 같이 3종의 진표 전기에 나타나는 연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나는 이미 판단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활동연대가 확정되면, 거기에서 출생 연도를 유추하는 것이었다. 이 경우, 연구논저 『진표』가 퍽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는 진표의 생애에 관한 대표적인 3종의 진표 전기를 중심으로 연대를 정리해 놓았다. 

 

먼저 「진표전」을 보자. 이 전기에서 나타나는 연대는 출가연도뿐이다. 그것도 “개원중 (중략) 출가의 뜻을 품었다(當開元中 [中略] 因發意出家).”고 하여 정확한 연도를 알 수 없다. 개원연간(713-742)은 신라 33대 성덕왕( ? ~ 737) 12년(713)부터 34대 효성왕(737~741)을 거쳐 35대 경덕왕 1년(742)까지 30년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결국 이 전기의 연대 기록만으로 진표의 출가연도를 알기는 어렵다.

 

「진표전간」의 사정은 조금 나은 편이다. 이 전기에는 진표가 선계산 부사의암에서 14일 동안 수행을 하다가 지장보살을 친견하고 정계(淨戒)를 받은 것이 23세 때, 개원 28년 경진년(740, 효성왕 4)이라고 했다. 그 후에 아슬라주(阿瑟羅州)에 이르러 어별들 위해 설법하고 계를 준 것이 천보(天寶) 11년 임진년(752, 경덕왕 11)이다.

 

「석기」에 따르면 진표가 변산 부사의암에 들어간 것이 27세 때인 상원(上元) 원년 경자년(760, 경덕왕19), 그로부터 3년 뒤인 임인년(762, 경덕왕 21)에 지장·미륵 두 보살로부터 계법을 얻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진표전간」에 따르면 진표가 지장보살로부터 계를 받은 것은 23세 때, 740년이구요. 12세 때 출가했다고 했으므로 출가연도는 729년, 출생연도는 717년이 돼요. 「석기」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겠죠. 변산 부사의방으로 들어가던 해가 27세 때인 760년이므로 출가하던 12세 때는 745년, 다시 출생연도는 733년이 됩니다. 문제는 두 전기 「진표전간」과 「석기」 사이에 출생과 출가 연대 기록이 16년의 차이가 난다는 점이구요.”

 

나는 물론 미륵팀원들은 모두 정지원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내용도 그렇지만, 그의 열정적인 모습에 모두 기가 죽었다는 표정들이다.

 

“연구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열쇠로서 진표의 출가 나이를 주목합니다. 「진표전간」과 「석기」에서 출가연도는 각기 다르지만 나이는 12세로 동일하게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죠. 물론 진표의 출가 연도기록―729년(「진표전간」), 745년(「석기」)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정확할지 알 수는 없답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열쇠가 추가될 수 있다고 봅니다. 「진표전」의 출가연도인 개원연간(713~741)이 그것이다.

 

이 출가연대와 앞의 두 전기에서 기록하고 있는 출가연도가 합쳐지는 것이 「진표전간」의 729년이랍니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진표전간」의 연대를 기준으로 잡는 이유이기도 해요. 이에 따르면 진표는 성덕왕대에 출생하여 효성왕대에 출가하여 경덕왕대를 중심으로 혜공왕대에 이르기까지 크게 교화를 떨치다가 입적하였다는 결론이 내려지구요.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추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하답니다.”

 

정지원이 발표를 마치자 나는,

💬“좋아. 아주 고생이 많았어.”

격려하였다. 

 

💬“다음 주제는 뭔가? 응. 진표의 가계와 출생지로군.”

 

“예. 한상수 동학님이 발표할 겁니다.”

 

💬“그런가!”

 

나는 정지원 옆에 앉아 있는 한상수 학생에게 눈길을 가져갔다. 박사 1학기인 그는 희끗희끗한 백발에 노익장인 듯싶지만 피부에 윤기가 났다. 겉으로 보기에는 50대 중, 후반의 장년 정도로 보였으나 공무원 정년퇴직을 하고 가는 세월이 아까워서 한류대 대학원에 진학했다고 포부를 밝힌 노신사였으나, 그는 수행에도 관심이 많아서 미얀마의 양곤(Yangon)에 있는 마하시명상센터(Mahawi Sasana Yeiktha Meditaion Centre)에 가서 한 달 동안 위빠사나 수행을 하고 올 정도로 멋진 노년을 보내는 늦깎이 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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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상수가 『진표』를 중심으로 준비해 온 진표율사의 가계는 이러하였다.

진표의 아버지는 진내말, 어머니 길보랑 정씨라고 했다. ‘진내말’은 내마(奈末) 또는 나마(柰麻)인 신라의 11등급 관직명에 성씨인 ‘진’을 앞에 붙인 것이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의 제3대 왕 유리이사금(儒理尼師今, 재위 24∼57) 9년에 17등급의 관위를 설치하였다. 법흥왕 7년(520) 율령 공포 때에 제정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17관등 중에 1관등 이벌찬에서 5관등 대아찬까지는 진골만이 받을 수 있다. 11관등은 나마라 하여 중나마(重奈麻)부터 칠중나마(七重奈麻)까지 두었다.

 

오늘날 한국의 성씨에는 보이지 않는 진씨는 백제의 대표적인 여덟 귀족 성씨―백제의 대성팔족(大姓八族) 가운데 하나였다. 백제의 대성팔족은 ‘8개의 큰 성씨’라는 뜻으로 백제 후기의 대표적인 귀족가문 8개를 아울러 가리키는 말이다. ‘대성팔족’은 『수서』 등을 비롯한 중국 역사서의 “[백제] 나라 안에 큰 성씨로서 8개 집안이 있으니(國中大姓有八族)…”라는 문장에서 비롯된 말이며, 『삼국사기』 등 국내 역사서에는 나오지 않는다. 백제의 대성팔족에 대해 기록한 중국역사서는 『수서』, 『북사』, 『신당서』, 『통전』 그리고 「괄지지」를 인용한 『한원(翰苑)』 등이다. 8개 성씨에 대한 내용이 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삼국사기』 등의 국내기록에는 진씨와 백씨가 자주 나온다.

 

말하자면 진표율사의 집안은 신라 5두품 계급에 속하는 유력가문이었다. 5두품은 신라시대 골품제도 중 하나의 신분계급으로서 성골·진골·6두품 다음의 계급이다. 밑으로 4두품이 있었다. 원래 신라의 골품제에 포함되는 자는 왕경인(王京人)에 한하는 것이었고, 5두품은 중앙관직에 임명되므로 지배자집단에 속하는 계급이었다.

 

『삼국사기』는 진촌주(眞村主)를 5두품과, 차촌주(次村主)를 4두품과 동일하게 파악하고 있다. 진촌주와 차촌주가 어떤 신분에 속하는지 분명하지 않으나 촌주는 촌락의 장이었으며 여러 개의 촌을 다스리고 있었다. 5두품은 제10관등인 대나마까지 오를 수 있었다. 다만, 대나마에서 더 관등을 올려야 할 경우 중대나마에서 9중대나마까지 중위(重位)를 내려주었으며, 제9관등인 급벌찬 이상으로는 승진시키지는 않았다.

 

따라서 진표는 한 고을을 장악하고 있는 유력한 지방호족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 『신라 법상종 연구』라는 논문에 따르면 ‘내마’는 신라가 백제를 멸망시킨 후 백제귀족에게 관직을 나누어줄 때 3등급인 은솔(恩率)을 강등하여 수여한 관직명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 경우 진표는 옛 귀족가문이지만 백제멸망 후 신라에서도 우대를 받았던 가문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 

 

“진표의 출생지에 대해서도 3종의 전기가 일치하지 않다는 것은 정지원 총무가 나눠준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다들 자료를 보면서 토론을 이어 나가도록 합시다. 먼저 「진표전간」에서는 진표의 출생지가 완산주 만경현라고 했는데, ‘만경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주석을 붙였어요. ‘혹은 두내산현이라 하고 혹은 나산현이라고도 하는데 지금 만경의 옛 이름이 두내산현’이다. 그리고, 「석기」에는⋯.”

 

한상수는 뒷자리에 앉아있는 나를 흘끔 본 뒤에 다시 굵고 침착한 어조로 발표를 이어 나갔다. 이어지는 그의 발표를 요약하면 이러하였다.

 

「석기」에는 진표율사가 전주 벽골군 도나산촌 대정리 사람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학계에서는 진표가 완산주 두내산현 도방산촌 대정리, 오늘날의 전북 김제시 만경읍 대정리에서 출생하였다는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다만 『동국여지승람』 ‘만경현’조에 “본시 백제 두내산현豆乃山縣인데 신라 때 지금 이름으로 고쳐서 김제군의 영현領縣으로 만들었다.”고 하였으므로 「석기」의 ‘도나산촌’이 아니라 ‘도나산현’이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런데 말예요. 여기에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돼요. 현재 학계에서 주장하고 있는 진표의 출생지에 대한 전북 김제시 만경읍 대정리 설은 두 진표 전기를 논의의 편의에 따라서 비빔밥처럼 잘 버무린 결과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지요. 완산주는 지금의 전주를 가리킵니다. 『동국여지승람』 ‘전주부’ 조에 따르면 본래 백제의 완산이며 신라 진흥왕 때 완산주를 둔 이후에 부침을 거듭하다가 조선 태종 때 전주부로 고쳤어요. 같은 책 ‘김제군’ 조에는 ‘본래 백제의 벽골군인데 신라 때에 지금의 이름으로 고쳤다. 고려 초에 전주의 속현이 되었다가 인종 21년에 현령을 두었다’고 했어요. 지금 제시한 검증자료에 따르면 학계의 결론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긴 해요.

 

그렇지만, 문제가 남아 있어요. 『삼국사기』에 따르면 오늘날 김제지역의 지명은 원래 벽골(또는 소골疎骨), 두내산(豆乃山, 흑은 두내지豆奈知), 수동산(首冬山), 무근촌(武斤村), 야서이(也西伊) 등 여러 가지 지명들이 변천을 거듭해 왔어요. 그러다가 757년 벽골이 김제로 개칭되었고 두내산은 만경으로 개칭되었어요. 또한 수동산은 평고(平睾)로, 무근촌은 무읍(武邑)으로 각각 개칭되어 모두 김제군의 속현이 되었거든요. 따라서 벽골=김제, 두내산=만경은 각기 다른 지명인데 위의 두 진표 전기에는 같은 행정구역으로 기록하였고, 현재 학계에서는 진표의 출생지를 전북 김제시 만경읍 대정리 설로 마치 전주비빔밥처럼 얼버무려 놓았단 말입니다.”

 

“⋯.”

 

자료를 들이대고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냉정하게 비판하는 한상수의 결론에 미륵팀원들은 모두가 할 말을 잃어버린 듯 입을 열지 않았다. 분위기는 이미 무거워졌다. 

 

💬“예. 발표 잘 들었어요. 수고했습니다. 진표율사의 출생지가 현 학계에서 주장하는 만경읍 대정리 설이 과연 전주비빔밥처럼 얼버무린 것인지 아닌지 결론은⋯.”

내가 상체를 앞으로 당기면서 말했다. 

 

💬“현장에 가서 확인하는 것이 어떨까요? 비록 1천여 년이 지났으나 현장은 기록에서 발견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들려줄 지도 모르니까. 현장에 간다고 해도, 지명이라는 것이 있다가도 없어질 수도 있겠지만.”

 

토론 결과, 이번 답사가 결정되었다.

세종 시내를 벗어난 차는 대전-당진 고속도로의 짧은 구간을 지나 곧장 호남고속도로로 꺽어들었다. 운전하는 내내 김현 교수는 말이 없었다. 이따금 창밖을 흘끔거리는 정지원도 조용하다. 뒷좌석에 앉아 있는 나는 진표율사의 전기 자료를 검토하였다. 

차는 여산 휴게소 앞을 지나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너른 들판이 달려왔다. 그 너머로 흰 구름이 둥실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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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북두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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